총신대학교가 수업 중 성희롱 발언을 한 L 교수 중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L 교수는 강의를 전면 중지했고, 학교는 대체 강사를 섭외하고 있다. 학생들은 L 교수 사과문에 항의성 포스트잇을 붙이고, 제대로 된 사과를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총신대학교(이재서 총장)가 수업 중 성희롱 발언으로 논란이 된 L 교수를 강의에서 배제했다. 총신대는 10월 21일 성폭력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10월 둘째 주부터 L 교수 수업을 차례로 휴강 조치했다. 대책위 내부에서는 L 교수 파면 요구까지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신대는 L 교수 발언이 공론화한 후 신속하게 움직였다. 10월 10일 언론 보도가 나오자, 이재서 총장은 하루 만인 11일에 총장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신속한 대처 및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곧바로 성폭력긴급조사처리위원회를 구성하고, L 교수뿐 아니라 교내 전체 교수·직원의 성희롱 발언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성폭력긴급조사처리위원회는 매주 수·목·금 강의하는 L 교수에게 10월 16·17·18일 수업 휴강을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회의 결과도 학내 게시판에 공지했다. L 교수가 권고를 수용해, 10월 셋째 주 L 교수의 모든 수업은 열리지 않았다.

학생들은 휴강이 강제성 없는 '권고 사항'이기에 L 교수가 언제든 다시 수업을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총신대는 학교 규정에 맞게 성폭력대책위원회를 새로 구성하고, 10월 넷째 주부터 정식으로 L 교수를 강의에서 배제했다. 현재 대체 강사를 섭외하고 있다.

성폭력대책위는 '총신대학교 성희롱·성폭력 예방과 처리에 관한 규정'에 근거한다. 자체적으로 사건 처리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이사장에게 징계를 요구할 권한이 있다. 한 관계자는 "대책위에서 L 교수 징계 수위를 계속 논의하고 있다. 중징계(파면, 해임, 정직)해야 한다는 데는 다들 동의하고 있고, 파면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신대 A 보직교수는 24일 기자와 만나 L 교수 사건을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A 교수는 "언론에서도 주시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 일을 유야무야할 수 없다. 이번 일을 계기로 총신대 내 공동체 문화를 바로 잡겠다. 이재서 총장의 의지도 강하다"고 했다.

L 교수를 강의에서 배제한 데 대해서는 '학생 우선 보호 원칙'을 적용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해당 수업뿐 아니라 L 교수의 모든 수업을 휴강하는 데 대한 반대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우선은 학생들이 느낄 불편을 고려해야 한다. 한 사람이라도 불편함을 느낀다면 강의에서 격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교원 소청 등 법적 문제는 차후 생각할 일"이라고 했다.

총신대는 다음 주 성폭력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교내 인권침해 발언 전수조사 내용을 다루고 이를 공개할 예정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L 교수뿐 아니라 추가로 제보받은 교원에 대해서도 징계 요구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신대학교 이사회가 징계 요구를 받아들이면 교원징계위원회에서 L 교수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하게 된다. A 교수는 "지난 이사회가 10월 4일에 열리는 바람에 L 교수 문제는 논의하지 못했다. 차기 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고 말했다.

10월 24일 오후, L 교수 수업이 있는 강의실이 휴강으로 비어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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