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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에 유다 왕위 계승한 요아스왕
[박태순의 교양으로 읽는 성서] 왕조시대⑬ 요아스와 가짜 비문 사건
  • 박태순 (newsnjoy@newsnjoy.or.kr)
  • 승인 2019.10.18 10:59

요아스(기원전 835~기원전 801)

아달랴가 재위 제7년에 처형될 때 요아스는 겨우 7살이었습니다. 아달랴는 북이스라엘 출신으로, 오므리 손녀이자 아합 딸이었기에 유다 왕위를 계승할 자격이 없었습니다. 또한 바알 숭배 성향이 강했던 이방 여인을 백성들이 좋아할 리 없었습니다. 제사장 여호야다는 7살배기 요아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기회를 엿보았습니다.

"요아스는 제사장 여호야다가 그를 교훈하는 모든 날 동안에는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히 행하였으되(왕하 12:2)."

역대기 사가는 이에 덧붙여 여호야다가 어린 요아스왕의 신붓감을 골라 주었고, 여호야다가 죽음을 맞이하면서 요아스의 의로운 통치가 끝났다고 기록합니다. 요아스는 그 후 유다 방백들 손에 놀아나 제사장 여호야다의 아들 스가랴 말을 듣지 않았고, 스가랴를 돌로 쳐 죽이기까지 합니다(대하 24:17-22).

요아스는 북이스라엘 예후 제7년에 예루살렘에서 왕이 되어 40년간 통치합니다(왕하 12:2). 그는 예루살렘성전을 수리하는 데 정성을 기울였습니다. 요아스는 몇 가지 명목으로 성전에 모아 놓은 기금을 여호와 성전을 수리하는 데 쓰라고 명령합니다. 그러나 재위 23년에도 성전 수리는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기금은 사라졌고, 책임자는 없었습니다. 요아스는 제사장 여호야다를 불러 횡령을 줄이고 수리를 진행하라고 이르렀고, 그제야 수리가 진행됩니다.

"그 은을 일하는 자에게 주어 그것으로 여호와의 성전을 수리하게 하였으며 또 그 은을 받아 일꾼에게 주는 사람들과 회계하지 아니하였으니 이는 그들이 성실히 일을 하였음이라(왕하 12:14-15)."

역대기서는 요아스가 성전 수리를 중지한 것을 '유다 방백들' 책임으로 돌립니다. 어쩌면 유다를 향한 아람 왕 하사엘의 위협이 그 원인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열왕기하 12장 17-18절에 따르면 하사엘은 블레셋 도시 가드(Gath)를 점령한 뒤, 동쪽으로 돌이켜 예루살렘을 위협했습니다. 이때 요아스는 도성을 방어하지 않고, 성전 곳간에 있는 보물을 바쳐 도성을 구하는 쪽으로 행동합니다. 군사력으로는 도저히 상대할 자신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그때에 아람 왕 하사엘이 올라와서 가드를 쳐서 점령하고 예루살렘을 향하여 올라오고자 하므로, 유다의 왕 요아스가 그의 조상들 유다 왕 여호사밧과 여호람과 아하시야가 구별하여 드린 모든 성물과 자기가 구별하여 드린 성물과 여호와의 성전 곳간과 왕궁에 있는 금을 다 가져다가 아람 왕 하사엘에게 보냈더니 하사엘이 예루살렘에서 떠나갔더라(왕하 12:17-18)."

그러나 하사엘 입장에서는 이 약탈품은 주요한 경제적 이익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블레셋 땅과 유다 땅을 점령해 주요 해안 도로 비아 마리스(Via Maris) 관할권을 갖게 됩니다. 또한 '왕의 대로' 북부를 지배해 팔레스타인 지역의 상업 왕래를 실질적으로 독점합니다.

요아스는 아람과 전투할 때 부상을 당했습니다. 열왕기서는 요아스가 신복들에게 시해되었다고 기록합니다.

"요아스의 신복들이 일어나 반역하여 실라로 내려가는 길가의 밀로 궁에서 그를 죽였고, 그를 쳐서 죽인 신복은 시므앗의 아들 요사갈과 소멜의 아들 여호사바드였더라. 그는 다윗 성에 그의 조상들과 함께 장사되고 그의 아들 아마샤가 그를 대신하여 왕이 되니라(왕하 12:20-21)."

가짜 비문 등장

2001년 이스라엘 최고의 고문서 학자인 히브리대학 요셉 나베(Joseph Naveh)는 익명의 사람에게 전화를 받습니다. 나베는 예루살렘 호텔에서 이스라엘 사람과 아랍인을 만나 처음으로 비문을 보게 됩니다. 그들은 이 비문이 예루살렘 성전산의 마르와니사원(Marwani mosque)이 지어질 당시 발굴한 유물과 함께 버려져 있었으며, 이슬람 와크프(Islamic Waqf) 근처를 불법 도굴하다 발견했다고 말했습니다. 두께 7.5cm, 길이 30cm, 폭 14cm의 비문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유)다의 (왕) (아)하시야의 아들인 [나 요아스(여호아스)]는 유다의 도시와 사막과 모든 강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뜻을 모아 헌물을 바쳐서, 다듬은 돌과 잣나무 그리고 에돔의 구리를 구입하였다. 나는 성전과 주변의 벽, 선반, 격자 그리고 문의 수리를 진행하도록 명령했다. 이날이 앞으로 성전 수리 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것을 축하하는 날이 될지어다. 주(여호와)께서 백성들에게 축복을 내리시길 바라노라."

이 비문은 솔로몬 성전이 역사적으로 확실히 존재했으며, 요아스왕이 이를 수리했다는 성경 본문(왕하 12:14-15)을 지지하는 결정적 증거였습니다.

비문의 존재가 2003년 언론에 처음 알려지자, 전 세계 뉴스와 신문은 앞다퉈 이를 보도합니다. 어떤 학자는 이 비문이 이스라엘에서 찾은 가장 중요한 유물이 될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위조품이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각계 학자들이 다시 정밀하게 조사합니다. 글씨 형태나 철자법 등을 고려한 결과, 위조품이라는 학자들과 진품이라는 학자들로 의견이 갈렸습니다.

GSI(Geological Survey of Israel) 소속 지질학자들은 비문의 파티나(patina: 박테리아와 같은 미생물을 돌과 홈 내부에 수세기 동안 지속적으로 분비시켜 형성된 물질. 고대 유물들을 덮고 있다)를 조사해 그 속에서 탄소 입자를 검출합니다. 탄소 연대를 측정했고, 그 결과 95% 정확도로 기원전 400~기원전 200년으로 날짜를 확정했습니다. <지질조사연구 Geological Survey of Israel Current Research> 학술지에 비문이 진품이라고 발표합니다.

"순금이 1000도 이상의 온도에서 가열되어 녹아서 순금 방울이 형성되었다. 얇은 갈색의 파티나가 형성되었는데 (중략) 순금 방울과 탄소 알갱이는 파티나와 함께 고착되었다. 누군가 인위적으로 파티나를 비문에 추가로 작업한 증거는 없다."

그러나 이스라엘문화재청 전문위원들은 비문을 다시 분석해 정반대 의견을 내놓습니다.

"3500년 이상의 기간 동안 유다 고원지대는 자연적인 환경에서는 형성될 수 없는 파티나이다. 그리고 이 파티나는 위조된 파티나일 가능성이 크다. 이 위조된 파티나는 뜨거운 물과 인위적으로 만들어져 비문의 표면에 발라졌다. 뜨거운 물은 파티나가 비문의 표면에 잘 접착이 되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뿐 아니라, 이 비문의 재질은 이스라엘에서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주로 키프로스(Cyprus, 성서에서는 구브로) 지역에서 발견되는 변성 경사암이라는 사실도 알아냅니다. 결과적으로, 이 비문의 글자는 기원전 9세기(요아스왕 당시) 상황에 대한 이해를 결여하고 있으며, '새겨진 문서가 완전한 위조'라는 결론이 나오게 됩니다.

하버드대학 프랭크 무어 크로스(Frank Moore Cross)는 비문이 위작이라고 단언합니다.

"우리가 위작을 다루고 있다는 것을 거의 의심하지 않는다. (중략) 그것은 다소 형편없는 위조다."

텔아비브대학 에드워드 그린스타인(Edward L. Greenstein) 또한 같은 의견입니다.

"요아스 비문의 언어는 가짜다. 그것은 관용적인 고대 히브리어가 아니라 오히려 그것의 왜곡이다. 이것이 진짜라면 경이로운 발견이 될 것이다. 그러나 분명히 그것은 진정한 유물이 아니다."

그럼에도 미시간대학 프리드만(David Noel Freedman)은 2004년 글에서 많은 학자가 이 비문이 위조품이라는 사실을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소르본대학 안드레 르메이르(André Lemaire), 이스라엘의 대표적 고생물학자 아다 야데르디(Ada Yardeni), 텔아비브에 있는 바일란대학 가브리엘 바케이(Gabriel Barkay) 등이 여기 포함되어 있습니다. 프리드만은 결정을 유보합니다.

"요아스 비문이 가짜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심각한 언어적 이슈를 제기한다. 그들은 여러 가지 예를 들며 무능한 위조범이 히브리 성경의 언어를 모방하려 했지만, 훨씬 후대의 히브리어에서 유래한 표현과 구조를 무심코 도입했다고 주장한다. (중략) 그러나 기원전 9~8세기에 유다 왕실의 공식 비문의 히브리어에 대해 우리가 정말로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답은 간단하다: 많지는 않다. 그러므로 요아스 비문의 언어가 그 시대부터 우리가 기대하는 그런 왕실의 비문에 맞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단순히 대담할 뿐만 아니라 상상력이 풍부한 권위를 내세우는 것이다."

프리드만은 이렇게 결론을 내립니다.

"이 시점의 판결은 사실상 비판결이다. 우리는 그것이 가짜인지 진짜인지를 합리적인 확신으로 알 수 없다."

그러다 결정적 단서가 나옵니다. 2008년 3월 미국 CBS 시사프로그램 '60분'에서 이 비문을 위조한 사람과의 비밀스러운 인터뷰가 방영됩니다. 요아스 비문 사진을 본 이집트 카이로 공예가 가타스(Marco Sameh Shukri Ghattas)는 이렇게 털어놓습니다.

"오데드 골란(Oded Golan, 유물 수집가)을 위해서 이것과 같은 몇 개의 석판을 새겨주었습니다. (중략) 골란은 문서를 가져왔고 나는 비문에 그대로 새겼습니다."

유물은 비싼 값으로 거래되기에 이러한 위조품이 유통됩니다. 성서의 역사성을 뒷받침해 주는 결정적인 고고학 유물이라고 해도 학자들이 쉽게 동의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고고학 전문가들에 의해 통제된 발굴 작업으로 발견한 것이 아니라 유물 거래상을 통해 취득했다면, 해당 유물에 대한 논문은 학술지에 게재하는 것조차 거부됩니다.

성서의 역사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성서학자들이나 성서고고학자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증거를 해석하거나 왜곡한다고 생각합니다.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세상은 넓고 전문가는 많습니다.

*팟빵 '에르고니아 라디오' 채널 바로 가기: http://www.podbbang.com/ch/12827
*유튜브 채널 '에르고니아' 바로 가기: https://www.youtube.com/channel/UCPw8sxRrpaJba1RXI97GwSA
박태순 / 새들녘교회를 섬기고 있으며, 신학 아카데미 에르고니아(http://ergonia.org)에서 신학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참고 문헌

1) Eric H. Cline, 『성서고고학』, 류광현 역 (서울: CLC, 2013)
2) Hershel Shanks, "Is It or Isn’t It?" Biblical Archaeology Review 29, no. 2 (2003): 22–23, 69.
3) André Lemaire, "Israel Antiquities Authority’s Report Deeply Flawed," Biblical Archaeology Review 29.6 (2003): 50–58, 67, 70.
4) David Noel Freedman, "Don’t Rush to Judgment," Biblical Archaeology Review 30.2 (2004): 48–50.
5) Edward L. Greenstein, "The Linguist: Hebrew Philology Spells Fake," Biblical Archaeology Review 29.3 (2003): 28–30.
6) Nadav Shragai, "The Art of Authentic Forgery," 2008. https://www.haaretz.com/1.4969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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