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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세습이 악습인 5가지 이유
[사건과 신학] 9월 총회 바라보며 교회 세습 다시 생각한다
  • 옥성득 (newsnjoy@newsnjoy.or.kr)
  • 승인 2019.10.07 14:51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신학위원회가 '사건과 신학'이라는 이름으로, 시대적 요청에 대한 신앙고백과 응답을 신학적 접근과 표현으로 정리합니다. 매달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해 칼럼을 게재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신학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주제는 '한국교회 총회'입니다.

1. 세습은 반성경적, 반개신교적, 반시대적 악습이다

세습은 반성경적 우상숭배: 교회 세습은 교회의 주인이신 주님을 부정하는 행위이다. 십계명 제2계명은 그리스도가 아닌 다른 모범을 만들고 그를 따른다면 우상숭배라고 규정한다. 가짜 모범인 우상에는 돈, 명예, 권력뿐만 아니라 교회를 설립한 목사도 포함된다. 창립한 목사는 무익한 종으로 고백하고 은퇴하면 그 교회를 떠나야 한다. 교회의 주인은 원로목사가 아니라 그리스도이며, 교회가 따라갈 유일한 모범은 예수 그리스도이다.

세습은 반교회적 범죄: 세습은 일시적으로 한 교회의 생명을 연장하지만, 전체 교회를 죽이는 반교회적 행위이다. 세습은 '하나의 교회' 원리를 파괴하는 악습이다. 1990년부터 한국에서 교단과 대형 교회의 갈등이 본격화되고, 노회보다 막강한 대형 교회가 등장하면서 충돌과 분열은 불가피해 보인다. 대형 교회 자체가 하나의 교단을 형성할 수 있는 세력을 가지면서, 교단 헌법을 어기면서도 탈퇴 카드로 반헌법적 세습을 수용하라고 윽박한다.

세습은 반개신교적 비행: 세습은 개신교의 원리인 오직 믿음, 오직 성경, 만인사제설에 어긋나는 행위로 중세 교회로의 퇴행이다. 그리스도의 은혜로 중생된 개인은, 내적으로 자유인인 동시에, 외적으로는 이웃을 섬기는 종으로 산다. 하나님 앞에서 자유로운 단독자는 세상의 불의 앞에 책임을 느끼고 개혁자로 나서게 된다. 사적 자유와 공적 칭의는 결합되어 있다. 세습하지 않겠다는 말을 번복한 은퇴 목사나 세습을 받은 아들 목사는 자유로운 개인이 되지 못한 점에서 비개신교적이며, 공동선을 해친 점에서 비개신교적이다.

세습은 반장로교회적 탈법: 회중교회와 달리 장로교회는 교회 대표자(delegates, 총대)가 모여 구성한 노회(presbytery)와 총회를 중심으로 치리하는 교회 정치 형태이다. 민주주의가 채택한 대의제(의회제)가 칼뱅주의의 노회 정치에서 나왔다. 총회의 지도와 치리를 노회가 따르고, 노회의 지도와 치리를 당회가 따를 때 장로교회의 질서와 정체성이 유지된다.

세습은 시대적 요구에 역행하는 몰역사적 행위: 세습은 과거의 구태(성장주의, 인물 중심주의, 혈연주의)를 그대로 따라가는 세속적인 처사이므로 역사(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의 요구를 외면한 반시대적 행동이다. 기능으로서의 장로와 목사라는 교직이 신분으로서의 타이틀이 되었다. 김하나 목사가 취임 첫 설교에서 경주 최 부자 가문을 거론한 게 우연이 아니다. 전통적인 부계친족 집단을 대신하는 새로운 종교 부계친족 집단의 장손으로서, 2만 명 친족과 가족의 신분을 유지하려고 한다. 한국의 대형 교회는 유사 부계친족 집단이다.

①연줄과 가부장제로 인한 배타성, ②위계성과 수직적 의사 결정으로 인한 불투명성과 부패 등의 특징을 가진다. 신분 상승을 추구해 온 한국 개신교인들은 지금도 신의 이름과 교회 조직의 힘을 빌려 신분 상승 에스컬레이터를 올라탄다. 사다리 신학인 중세 공덕 신학을 거부하고 모두 평지에서 어울려 춤추자고 만든 종교개혁의 만인 목사설을 다시 회복할 때이다.

2017년 11월 12일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위임식. 아들 김하나 목사에게 안수하는 김삼환 목사. 뉴스앤조이 박요셉

2. 세습 현상을 대처하기 위한 개혁의 과제들: 7탈 7입

(1) 脫사적 칭의 入공적 칭의: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자유로운 단독자의 입장에서, 서구 신학의 이기적 자아나 신유교의 영향하에 있는 효를 최대 가치로 여기는 가족적 자아나 몰주체적 자아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제 총독부와 독재 정권이 이용한 순종적이고 동화적인 자아와 현대 교육과 교회가 발전시킨 '착한 아이 신드롬'을 극복하고, 불의와 싸우는 전투적 자아를 계발하도록 돕는 믿음의 신학이 필요하다.

(2) 脫개교회주의 入교회일치운동: 한국 개신교 최대의 죄는 교파 내 분열로 그리스도의 몸을 갈라서 세상의 구조악에 대해 무력하게 된 죄이다. 장로교회만 200개가 넘는 총회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교파의 핵분열은 교회 지도자들의 돈과 힘에 대한 욕망의 핵폭발 현상이다. 힘과 돈을 내려놓는 교회일치운동이 요구된다.

(3) 脫기업 교회 入선교적 교회: 개신교의 주류 패러다임인 기업형 교회의 성장주의가 개혁의 핵심 대상이다. 자본주의의 효율성과 이익 극대화를 위해 소수가 권력을 독점하고 무한 경쟁으로 교회 생태계를 파괴하면서 자기 몸을 불리는 한편, 교인 대다수는 수동적인 소비자로만 머물게 하여 거짓 만족을 즐기도록 성장을 추구한다. 기업형 교회의 대안은 "제자를 만드는 운동으로서의 선교적 교회"이다. 교회 개혁의 핵심은 제자 만들기이며, 민주적 코이노니아와 하나님의 백성의 디아코니아가 공존하는 대안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4) 脫국가주의 入영역 주권: 동아시아에서는 국가가 종교를 통제하는 전통이 강하며, 개신교의 정교분리 전통은 일제 총독부와 군부 정권이 기독교를 통제하고 이용하는 구실이 되었다. 1970년대 유신 체제가 추구한 국가주의와 더불어 제시된 민족 교회론은 국가주의와 기독교 승리주의에 매몰되면서 교회 성장주의와 대형화를 정당화하고, 인권이나 민주주의를 외면했다. 한국 장로교회는 정치, 교육, 의료 등 각 분야에서 하나님의 주권과 정의가 실현되도록 신학교 교육과 평신도 훈련을 강화해야 한다.

(5) 脫교직신분주의 入만인 목사설: 대형 교회 세습의 바탕에는 남자 목사주의와 목사 제사장설이 자리 잡고 있다. 만인이 제사장 특권을 지니고 서로를 목회하고 중보할 책임이 있다는 종교개혁의 원리를, 급변하는 한국 청년들의 양성평등 의식에 적용하려면, 신학교 입학생의 1/3 이상을 여성에게 할당하고, 여자 장로와 여자 목사 안수에서 시작하여, 노회와 총회의 총대를 10년 안에 절반까지 여성이 차지하도록 하는 특단의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

(6) 脫가부장적 족보 신앙 入생명록 신앙: 현재 한국 개신교는 20년 정체기를 지나 급쇠퇴기에 접어들었다. 지난 20년간 300여 개의 중대형 교회 목사들이 무리를 해서라도 교회 세습을 완수했다. 그들은 일제강점기 후기나 말기에 농촌에서 자라나 한국전쟁을 겪고 피난생활을 했다. 시골 소농의 아들로 태어나 가난과 하층의 설움을 체험한 이들이 많다. 전쟁과 피난의 기억은 불안감의 원천이다. 그 결과 이들이 내면화한 삶의 목표는 출세요 가문을 일으키는 것이다. 다행히 압축 경제성장과 더불어 대형 교회를 만들었다. 공부 못 한 설움도 돈으로 산 목회학 박사나 명예박사 학위로 채웠지만, 아들의 유학과 박사학위로 대리만족을 추구했다. 자수성가한 중대형 교회를 아들에게 물려주어서, 서울의 양반가 출신 관료, 정치가, 법조인, 기업가, 교수, 의사 등 중상층을 차지하고 있는 장로들을 거느린 당회장으로 만들고, 족보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국내외 여러 감투를 차지하게 했다. 돈이 양반을 만드는 자본주의 시대에, 막대한 자산을 지닌 양반·CEO·박사·목사가 되었다.

압축 성장이 만든 가족주의 재벌 총수의 아류 종교 기업가라고 하겠다. 이들에게는 족보가 생명책보다 중요하다. 그들에게 목사직은 신분 상승을 위한 수단이 되었으며, 하나님의 양을 알고, 양을 먹이고, 양을 위해서 희생하는 본분을 잊어버린 삯군 목자에서 농장 경영주가 되었다. 만인사제설이 아니라 富者 父子 사제설이다. 성골 진골 목사론이 나온 지 10년이 넘었다. 한국 사회처럼 한국교회도 신분제 시대가 왔다. 강남의 대형 교회는 21세기 초 부계가족 공동체를 대신하는 유사 가부장적 공동체가 되었다. 교인들은 교회 일을 집안 일로 여기고 불미스러운 일은 덮고 부자 세습을 안정적 계승으로 치장한다. 족보에 대를 계승하는 가부장주의 신앙을 벗어 버리고, 하늘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들이 모인 예수 공동체를 만들어 영원한 생명록에 기록되는 신앙을 양성해야 한다.

(7) 脫사회 자선론 入사회 자본축적론: 그리스도에서 적그리스도인 교황까지 1500년의 시간이 흘렀을 때 루터는 목숨을 걸고 종교개혁의 투쟁에 나섰다. 루터로부터 시작된 프로테스탄트교회는 이제 500년의 세월이 흘러 다시 생명을 걸고 항의하고 개혁하지 않으면 안 되는 면벌부를 파는 타락한 교회가 되었다. 하나님과 돈을 동시에 섬긴 결과이다. 그런 indulgence의 메시지를 전하는 목사와 교회 기관들은 면세 특권으로 재정 부패를 숨기고 더 많은 부를 증식하고 있다. 부유한 교회와 큰 교회의 목사들이 정교분리의 이름으로 세금을 내지 않겠다는 권위적 태도를 보이는 뒤에는, 가난한 성도들의 피땀 어린 노력을 쓸어 담는 비인간적인 헌금 제도, 투자의 이름으로 부동산을 늘려 가면서 비과세를 이용하는 실제적 탈세, 그리고 미자립 교회에서 최저임금 이하의 사례비로 봉사하는 수많은 목회자와 비슷한 처지의 부목사와 전도사들의 눈물이 있다. 교회는 정부의 디아코니아를 제도적으로 가능케 하는 세금을 내는 일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그러나 목회자 세금 논쟁은 더 큰 신학적 성찰을 요구한다. 루터는 면벌부 판매-성직매매-대형 교회 건축-주교의 부 축적과 정권 강화 등을 한통속으로 파악하고 이를 포괄적인 신학적, 제도적 개혁을 통해서 해결하려고 했다.

불법적인 명성교회 세습식에서 김하나 목사는 "사회의 연약한 자들 소외된 자들과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을 살려야 한다. 우리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이 주신 귀한 자원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곳에 함께 사용"하여 세습에 대한 교계의 우려를 씻고 명성교회의 정체성과 존재를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명성교회의 존재 근거를 ①하나님을 경외하고 ②사회 약자를 돕는 등 많은 귀한 자원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곳에 사용하여 증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②번으로 이미 상실한 더 큰 사회 자본(social capital)인 신용, 정직성, 준법성, 관계성은 회복되지 않는다. 앞으로 몇 년간 800억을 쏟아부어 자선에 투자해도 명성교회의 명예와 신용도는 올라가지 않는다.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 한국 개신교가 사회복지를 위해서 가장 돈을 많이 쓰는 종교임에도, 신용도가 가장 하위에 있는 이유가 바로 불법을 행하고, 말을 바꾸고, 세습을 하고, 개교회 중심, 남자 목사와 장로로 구성된 당회 중심 교회 운영, 원로목사 제도, 증경 총회장 제도, 물량주의와 성장주의로 교회를 기업처럼 운영하기 때문이다. 거대 자본을 가진 부자 교회가 호의호식하면서 밥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로 구제하고, 뒤에서는 배임, 횡령, 이중장부 작성, 부동산 투기, 각종 기관 합병과 확대 등으로 더 많은 재산과 권력을 확대한다면, 세상의 칭찬은커녕 주님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옥성득 / UCLA 한국기독교학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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