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일구는 농촌 교회들> / 총회한국교회연구원 기획 / 동연 펴냄 / 408쪽 / 1만 7000원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전국에서 마을 목회를 하는 28개 교회 사례를 모았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한국교회연구원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계간지 <농촌과목회>에 게재된 '나의 농촌 목회 이야기'에서 선별한 글을 책으로 펴냈다. 재정이 넉넉하지 않고 일손이 부족하지만, 있는 자원을 활용해 주민들을 섬기려는 농촌 교회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들이 지닌 공통 정신이 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사랑과 은혜를 바깥에 흘려보내는 공동체라는 것. 교회 안팎을 구별해 담을 세우고 '우리들만의 천국'을 이루는 곳은 교회가 아니다.

"이 시대의 마을 목회는 마을 안에 살고 있는 인간만을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마을 안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 나아가서는 무생명체까지도 포함하여 인간과 함께 공생 공존해야 할 귀한 존재로 여기는 목회이다. 다른 말로 하면 생명 목회, 즉 교회와 마을을 건강한 생명 공동체로 보듬고 살려 나가는 생명 목회다." (머리말, 16쪽)

"작은 음악회 때이다. 그날 가을비가 적지 않게 내렸다. 진행이 중단되고, 악기와 무대에 비닐이 씌워지고, 작은 공간의 예배당에서 계속하자는 이야기, 기다리자는 이야기가 나오던 중에 갑자기 천막 두 동이 공연장에 도착해 공연을 무사히 마쳤다. 알고 보니 마을 분들이 마을과 학교의 천막을 급히 구해서 가져온 것이다. 교회가 크면 그 모든 일을 자체적으로 한다. 그러나 교회가 작으면 마을이 도와주려 한다. 은혜가 무엇인가, 주는 것인가 받는 것인가? 받는 것 아닌가? 교회는 무엇을 꼭 베풀어야 한다는 그 쓸데없는 교만에 가득 차 있지는 않은가? 받는 것이 은혜다. 마을 속에서 마을과 주고받았다." (1부 '마을을 변화시키고 돌보는 목회' - '마을 공동체를 돌보는 용인 고기교회', 67쪽)

"부임 초부터 교인들에게 전도하지 말라는 선언을 했다. 30년 이상 전도했는데 전도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 가서 전도한다고 교회에 나오겠느냐? 동네일에 열심히 동참하고 봉사하면서 우리가 믿음의 모습을 보이면 저절로 되는 것이 전도라고 이야기를 했다. 어느 날 전도부장으로 세운 권사님께서 찾아오셨다. 마을에서 부녀회장을 하라고 하는데 교회 일과 겹쳐서 고민이 된다고 했다. 부녀회장을 하시라고 전도부장만큼 부녀회장도 중요하다고 했다." (6부 '마을과 하나되는 교회' - '아픔을 딛고 도약하는 낙동신상교회', 3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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