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독교. 일주일 내내 제 머리에서 맴도는 단어였습니다. 가장 큰 장로교단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김종준 총회장) 총회에서 "<뉴스앤조이> 신문을 반기독교 언론으로 지정 요청"하는 헌의안을 '반기독교세력대응위원회로 보내 처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음 회기까지 1년간 합동 총회는 <뉴스앤조이>가 반기독교 언론인지 연구하게 됩니다.

고신(신수인 총회장) 총회는 더 나갔습니다. <뉴스앤조이> 보도가 "한국교회 해체 운동에 앞장서는 것 같은 뉘앙스가 있다"고 합니다. "동성애 문제와 개교회 작은 문제를 확대해 어려움을 당하게 하는 일이 있다"는 이유입니다. 내년 총회에서 이단대책위원회가 보고할 때까지 후원을 중단하라고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합신(문수석 총회장)도 <뉴스앤조이>의 '이단 옹호성 조사' 헌의를 통과시켰습니다. 교단이 이단으로 지정한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를 옹호하고, 차별금지법을 지지했다는 이유입니다.

저분들이 말하는 반기독교는 대체 어떤 의미일까요. 단어의 의미를 있는 그대로 풀어 보면 <뉴스앤조이>가 기독교를 반대한다는 뜻일 텐데요. 그렇다면 '기독교'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참 궁금합니다. 주류 교단이 정의하는 기독교는 무엇일까. 총회 뜻에 맞지 않으면 기독교가 아닌가.

어쩌면 저분들은 자기 교단이 곧 기독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역사가 증명하고 있지 않습니까. 교회가 곧 기독교는 아닙니다. 심지어 우리 개신교는 교회가 만들어 낸 제도가 성경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고백을 전제로 출발했습니다. 지금 주류 교회가 보이는 행태가 오히려 개신교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있지는 않은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동성애 문제도 그렇습니다. '무지개 퍼포먼스'를 했다는 이유로 통합(김태영 총회장) 교단 목사 고시에 합격하고도 최종 불합격 판정을 받은 장신대 신학생은 자신의 행동이 "동성애를 조장하거나 옹호한 행위가 아니며, 다만 사회적 차별과 소외를 당하는 동성애자들을 향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자 했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총회에서 통합은 불합격 판정을 확정했습니다. 동성애와 관련해서는 어떤 의견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입니다. 비교적 스펙트럼이 넓다는 통합 교단이 이럴진대, 소위 보수로 분류되는 타 교단은 어떻겠습니까.

진보든 보수든 교단이 동성애와 관련한 신학적 입장을 정립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모든 신학적 논의를 차단하고, 의견이 다른 이들을 이단 취급하는 것이야말로 반기독교적 행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저희도 다양한 신학적 관점을 소개합니다. 퀴어신학도 그중 하나일 뿐입니다. 특정 신학을 지지하거나 옹호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임보라 목사를 이단으로 정죄한 사건이나 목사 고시를 통과한 이들을 불합격시킨 사건과 같이, 불합리한 교권 행사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공정한 기사를 쓸 것입니다. 그것이 언론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저를 포함해 <뉴스앤조이> 모든 구성원은 한국교회 일원으로서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감당할 것입니다. <뉴스앤조이>는 성도들의 십시일반 후원으로 운영됩니다. 갖은 협박과 모함에도, 여전히 지지해 주시는 교회가 많습니다. 이렇게 존재하고 있는 것 자체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반기독교의 의미를 곱씹어 봅니다. 이번 총회에서 주류 교단이 보여 준 이해할 수 없는 결의들을 보면서, 어쩌면 하나님을 반만 따르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갑니다. 기독교의 모습은 갖추었지만 그 내용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랑과 포용보다는 돈과 권력이 보입니다. 그것이야말로 반쪽 기독교, '반기독교' 아닐까요. 부디 우리 한국교회가 온전한 기독교를 회복하길 소망하고 기도합니다.

강도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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