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내홍 때문에 총회에 관심을 갖게 되어 처음으로 참관하게 됐다. 사진 제공 교회개혁실천연대

초등학교 때부터 교회를 다니기 시작해, 어느덧 불혹의 나이를 넘겼습니다. 지금 다니는 교회를 섬긴 지도 25년 정도 됩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친구와 찬양이 좋아 다녔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수련회에서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그분은 한결같이 나를 사랑하는 분이셨습니다.

교회가 지금 이런저런 문제로 2년째 내홍을 겪고 있습니다. 노회도 교회를 외면하고,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총회에 재판을 요청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어리둥절하지만 기대감을 갖고, 이번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104회 총회 참관을 신청했고 많은 도전을 받았습니다.

먼저 예배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목사들은 항상 교인들에게 "늦게 오지 마라, 예배가 최우선이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총회 현장에서 장로 총대들 참석률은 좋았지만, 목사 총대들은 밖에서 삼삼오오 모여 무엇을 하는지 예배는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전자 투표 방식으로 새롭게 시작한 선거는 신선했습니다. 공천 방식이나 후보자 선정은 매끄럽지 않게 진행돼 혼란스러웠습니다. 총회 전 미리 확정해 검증한 것을 다시 총회가 뒤집은 것은 선거관리위원회가 후보자를 검증하거나 서류를 확인할 때 졸속으로 처리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혼란이 일자, 총대들의 의심과 의혹은 증폭됐습니다. 그것이 선거 결과로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총회 둘째 날인 9월 24일 오전 회무 시작 시간. 상당수의 총대가 자리하지 않았다. 사진 제공 교회개혁실천연대

저는 회무 처리를 처음 봐서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1500명 정도의 총대가 회무를 처리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습니다. 부서별로 조금 더 시간을 줘서 심층 토의·논의 거쳐 적법하게 억울한 일이 없도록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진행하는 중 일방적으로 묵살하거나 힘 있는 사람 발언을 수용하는 회무 처리 모습은 조금 더 생각해 봐야 하는 문제라고 봅니다. 보고서에서 천서가 금지됐던 목사가 당일 천서가 허락되는 일도 있었는데, 왜 그렇게 됐는지 정확한 설명도 명분도 없이 진행하는 모습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잘못은 바로잡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정확하게 설명하고 총대들 의견을 반영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목사와 장로가 동등한 총대의 자격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총회장은 안건을 놓고 찬성 측과 반대 측에 3번씩 발언권을 줬으나, 안건에 따라서 억울하다고 호소하는 총대들이 있었다. 사진 제공 교회개혁실천연대

총대들 모습이 바뀌어야 합니다. 지나가면서 총회를 돕기 위해 온 권사님이 "여기 모인 목사들 보니 한국교회가 소망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일반 교인들이 총회 자리에서 총대들을 보고 있습니다. 행동 하나, 말 하나하나를 일반 교인들이 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임창현 / 교단 총회 참관 활동가

외부 기고는 <뉴스앤조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