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담한 심정으로 독자들께 편지 올립니다. 교회 개혁을 함께 외쳤던 양희송 청어람ARMC 전 대표의 면직과 관련해 제 생각을 말씀드리는 것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양희송 전 대표는 아시다시피 교회 밖 성도들에게 큰 힘이 되었던 사람입니다. 한국교회가 가야 할 방향을 논할 때 많은 이가 주목했던 차세대 리더였습니다. <뉴스앤조이>도 양 전 대표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고 여러 차례 그의 의견을 독자들께 소개했습니다. 그런 그가 부적절한 관계로 많은 이에게 충격을 안겨 주었습니다. 저 역시도 소식을 듣고 밀려오는 배신감과 슬픔을 가눌 수 없었습니다.

<뉴스앤조이>는 청어람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사건을 인지한 시점부터 발표에 이르기까지, 청어람 활동가들과 이사들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습니다. 무엇보다 가족이 겪어야 할 고통을 세심히 고려하면서도 양희송 전 대표의 잘못을 구체적으로 적시해, 그동안 양 전 대표와 청어람을 지지해 온 동역자들에게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고자 노력했습니다. 잘못이 드러나도 어떻게든 덮고 넘어가려 하는, 자신들이 비판했던 자들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동안 청어람을 통해 힘을 얻고 신앙을 이어 온 분들의 상처가 치유되지는 못할 것입니다. 부패한 지도자의 타락도 씁쓸한데, 개혁적 지도자의 몰락은 그런 감정을 넘어 인간에 대한 회의를 남깁니다. 그가 감당해 왔던 사역의 영향력만큼이나 책임은 더 무겁고 상처는 더 깊을 수밖에 없습니다.

청어람을 함께 만들어 온 활동가들과 지지자들을 생각할 때 더 마음이 아픕니다. 청어람이 지금까지 해 왔던 사역은 결코 한 사람 것이 아닙니다. 양희송 전 대표는 도덕적 문제로 물러났지만, 지금껏 많은 이가 함께 꾸려 온 청어람 운동이 지닌 의미는 있는 그대로 평가받아야 할 것입니다. 이때다 싶어 양 전 대표의 이중성과 교회 개혁 운동을 싸잡아 비난하는 세력이 준동하고 있습니다. 부도덕은 책망하고 징계하되, 하나님나라 운동은 계속돼야 할 것입니다.

교계 감시견 역할을 자처한 <뉴스앤조이>는 개혁을 외치는 자도 수년간 이중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겸손하게 새기겠습니다. 그것은 제 자신에게도 해당되는 경고입니다. 진실이 무엇인지 더욱더 알기 어려운 세상, 더 신중하게 언론으로서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강도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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