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과 예장합동이 분열 60년을 맞아 연합 기도회를 개최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한국 장로교회 두 축을 이루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림형석 총회장)·합동(예장합동·이승희 총회장)이 연합 기도회를 열었다. 예장통합과 예장합동은 1959년, WCC(세계교회협의회) 가입 문제 등으로 쪼개졌다. 분열 60년을 맞은 양 교단은 9월 1일, 림형석 총회장이 담임하는 안양 평촌교회에서 '한국교회 회복과 연합을 위한 기도회'를 개최됐다. 양 교단 지도자를 포함해 5000여 명이 참석했다.

연합 기도회는 밝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양 교단 깃발을 든 지도자들이 예배당에 입장할 때는 박수가 쏟아졌다. 예배당 좌우 벽면에는 양 교단 103회기 총회 주제가 담긴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기도자로 나선 예장통합 차주욱 장로부총회장은 이번 연합 기도회를 통해 오순절 다락방의 역사가 일어나고, 교회와 민족의 희망이 되게 해 달라고 했다.

예장합동 이승희 총회장은 '우리'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하나님의 관심은 개인이 아닌 '우리'에 있다면서 '우리'를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하나님이 기뻐 들으시고 응답하시고 복을 주시기 위한 기도회가 되려면, 그보다 먼저 우리를 되찾아야 한다. 연합이 무엇인가. 우리를 다시 회복하는 게 연합이다. 양 교단은 우리가 되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우리를 깨트린 죄에 대해 회개하자. 하나님이 원하는 우리가 되자"고 말했다.

이어 특별 기도가 진행됐다. 예장합동 진용훈 회록서기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기도했다. 그는 "남과 북이 평화롭게 교류하며 공동의 발전을 위해 협력하도록 이끌어 달라. 신천지를 무너뜨려 달라. 동성애, 이슬람을 옹호하는 법이 국회에서 제정되지 않게 해 달라"고 했다.

예장통합 윤마태 회록서기는 한일 관계와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 그는 "일본 아베 정부가 시작한 경제 보복 조치로 한국과 일본이 갈등하고 있다. 일본이 지난날의 압제를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게 해 달라. 다시는 강제로 신사에 참배하는 굴욕을 겪지 않도록 지켜 달라"고 했다.

이날 예장합동 김종준 부총회장은 축사를 전했다. 김 부총회장은 "양 교단은 분열돼 60년을 지냈지만, 합동과 통합, 통합과 합동은 한국의 장로교회를 대표해 왔다. 60년 세월을 지내는 동안 갈등과 오해도 있었고, 서로를 형제와 자매로 받아들이지 못한 편협함도 있었다. 과거 분열은 하나님께 맡기자"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교회사적 위기에 처해 있다며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김 부총회장은 "다음 세대는 미전도 세대가 되고 있고, 다른 종교를 가진 다문화 세대가 물밀듯 들어오고 있다. 사이비 이단은 교회를 쉬지 않고 공격하고, 기독교 학교와 사회복지 기관을 통한 선교도 도전에 직면했다. 위기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양 교단이 손을 맞잡고 합심해서 연합하고, 합심해서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연합 기도회 참가자 일동은 메시지를 통해, 협력하며 서로를 존귀하게 여기고 연합하여 하나님을 섬기겠다고 했다. 평화적 통일을 향해 나아가고, 한일 관계의 정상적 회복과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해 힘써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축도는 예장통합 총회장을 지낸 림인식 원로목사(노량진교회)가 맡았다. 림 목사는 축도에 앞서 "오늘 기도회는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실 예배라고 생각한다. 하나님은 한국교회를 버리시지 않는다. (중략) 남북한이 하나님을 섬기는 나라가 돼야 한다. 통합된 나라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세계 선교의 사명을 다하는 민족이 돼야 한다. 오늘 이 예배가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 양 교단이 힘을 합쳐 이 시대의 모세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연합'에 대한 상찬이 이어졌지만, 두 교단이 실제로 합치는 것을 염두에 둔 건 아니다. 이승희 총회장은 9월 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조선장로교회가 설립된 날 함께 모여 연합 기도회를 한 것뿐이다. 너무 깊은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 양 교단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계획하고 있는 건 없다"고 말했다.

예장통합 차주욱 부총회장도 "분리된 지 60년이 됐으니, 같이 모여 기도한 것뿐이다. 교단 통합 등은 전혀 논의된 바 없다. 이름 그대로 기도회였다. 있는 그대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설교를 맡은 예장합동 이승희 총회장은 '우리'를 강조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연합 기도회 참석자들은 교단과 민족을 위해 기도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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