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대가 학교 매각 의혹으로 시끄럽다. 학교 측은 의혹을 제기한 학생, 교수들을 징계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지정한 평강제일교회(이승현 목사)에 학교를 매각하려 한다는 의혹을 받는 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대한신대·황원찬 명예총장)가 이해하기 어려운 행태를 보이고 있다. 학생·교수들이 의혹을 제기해 황원찬 명예총장과 서재주 총장이 이승현 목사와 관계를 맺어 온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학교 측은 의혹을 제기한 이들을 징계했다.

대한신대 매각 의혹은 수년 전부터 제기돼 왔다. 올해 초 박 아무개 총학생회장과 교수 4명이 의혹을 파고들어, 이사회에 평강제일교회 측 인사 4명이 참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학교가 평강제일교회로부터 11억 원을 지원받은 사실도 파악했다.

박 총학생회장과 교수들은 황원찬 총장이 평강제일교회에 학교를 매각하려 한다고 보고, 올해 3월부터 매각 중단을 요청해 왔다. 그럴 때마다 황 총장은 "매각은 절대 없다", "11억이 평강제일교회 돈인지 몰랐다", "평강 측 이사 4명을 내보내겠다"면서 빠져나갔다. 황 총장이 약속을 지키지 않자, 박 총학생회장과 교수들은 이 사실을 외부에 폭로했다.

매각설을 부인해 오던 학교 측은 슬며시 말을 바꿨다. <뉴스앤조이> 취재에 응하지 않던 황원찬 명예총장은 8월 2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매각은 아니고 이 목사와 컨소시엄, 즉 협력은 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평강제일교회는 애당초 (학교와 협력할 관계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어찌 됐든 평강제일교회와 관계를 맺어 온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황 총장은 11억 원은 평강제일교회 돈인지 몰랐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2015년 (사학 연금)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A 교수로부터 11억 원을 빌리면서 사건이 시작됐다. 나중에 알고 보니 평강제일교회 이승현 목사의 돈이었고, 몇몇 교수와 A 교수가 추천한 이사 4명도 그쪽 인사였다"고 말했다(A 교수는 서재주 총장).

황 총장은 5월 20일, 문제를 제기하는 학생·교수에게 평강제일교회 측 이사 4명을 정리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한신대 문제를 취재하는 언론사 기자들에게도 그렇게 말했다. 현재 평강 측 이사 3명 임기는 2024년까지이며, 나머지 1명은 2021년으로 돼 있다. 황 총장은 이사 2명은 사표를 제출했고, 다른 2명도 사임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3개월이 지나도 평강제일교회 측 이사들은 정리되지 않았다.

대한신대 학생들은 징계 철회와 진실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총학생회장과 교수들이 끈질기게 의혹을 제기해 학교와 평강제일교회의 관계가 드러났다. 하지만 학교는 박 총학생회장을 퇴학시킨 데 이어, 매각 중단을 요청한 학생 6명에게 8월 30일 '유기 정학' 처분을 내렸다. 문제 제기에 앞장서 온 교수 3명은 직위가 해제됐다. 또 다른 교수 2명은 보직 해임을 당했다. 2학기 강의에서도 배제됐다. 반면, 평강제일교회에서 돈을 받아 왔다는 서재주 총장은 2학기 수업을 배정받았다.

9월 2일 대한신대에서 만난 이 아무개 교수는 "학교 측은 매각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정황상 이상한 부분이 많다. 돈도 받고 이사까지 파송받았다. 황 총장이 스스로 인정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면 의혹을 제기한 교수·학생들에게 상을 줘야 하는데, 징계를 남발하고 있다. 정작 평강제일교회에서 돈과 이사를 끌어들인 서재주 총장에 대한 징계는 없다. 오늘(9월 2일) 수업까지 하더라. 징계받아야 할 사람이 더 잘나가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날 학생 10여 명은 오전 9시부터 학교 앞에서 황원찬 명예총장을 규탄하는 시위를 열었다. 학생·교수를 향한 징계를 해제하고 매각 상황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박 총학생회장은 "매각이냐 컨소시엄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학교 리더들이 구성원 몰래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평강제일교회와 관계를 맺어 왔다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황 총장의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는 강의를 마치고 나온 서재주 총장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학교는 평강제일교회와 아무 관계가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황 총장이 11억 원을 받았다고 인정하지 않았느냐고 하자, 서 총장은 "오보다.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교수들을 징계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나는 모른다. 더는 할 이야기 없다"며 돌아섰다.

박 총학생회장과 이 교수는 "서재주 총장은 꼭두각시일 뿐이다. 상황이 앞뒤 안 맞게 돌아가니까 답변을 못 하는 것이다"며 "지금이라도 황원찬 명예총장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자는 황 총장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그는 응답하지 않았다.

황원찬 명예총장은 평강제일교회 이승현 목사 측에게 11억 원을 빌렸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평강제일교회에 매각 의혹 제기한 학생·교수 징계로 다스린 대한신대"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

본 신문은 2019년 9월 2일자 "평강제일교회에 매각 의혹 제기한 학생·교수 징계로 다스린 대한신대" 제하의 보도에서 2015년 서재주 총장이 평강제일교회 이승현 목사의 돈 11억 원을 끌어들였고, 해당 교회 인사 4명을 이사로 추천했다는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사실 확인 결과 2015년 당시에는 이승현 목사가 평강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아니었다는 것이 확인되어 이를 바로잡습니다.

또한 서재주 총장 측은 "2015년 차용한 돈은 11억 원이 아니며, 차용해준 돈이 모두 이승현 목사의 돈이었던 것도 아니고, 평강제일교회 관련자를 이사로 추천한 사실도 없다"고 밝혀 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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