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마지막 권리 - 죽음을 이해하고 준비하기 위한 13가지 물음> / 박충구 지음 / 동녘 펴냄 / 312쪽 / 1만 6000원

[뉴스앤조이-김은석 사역기획국장] 우리 사회가 지금껏 인간의 죽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인 오랜 관념과 방식에 도전하며 새로운 '죽음의 윤리'를 제안하는 책이다. 저자는 "죽음을 거부하고, 죽음에 저항하고, 죽음을 유예하는 것이 생명을 옹호하는 일"이라고 여긴 과거의 생명 윤리는 시효가 지났다고 말한다. 평균수명이 짧았던 시대에 형성된 죽음 이해와 윤리적 판단은 오랜 노화와 죽음의 과정을 거치게 된 현대인에게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현대인의 죽음은 대부분 연명 치료 끝에 병원에서 맞이하는 '의료화된 죽음'(medicalized death)이다. 이러한 죽음을 "낯선 죽음"이라고 저자는 표현한다. 이 낯선 죽음에 고착한 관념이 "좋은 죽음", 인간다운 죽음을 향하도록 13가지 물음을 던진다.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정년 은퇴한 후 평화와 생명에 대한 연구와 저술을 이어 가고 있는 박충구 교수가 썼다.

"나는 항간에서 말하는 '아름다운 죽음'도 존재하리라 예상했다. 하지만 죽음이라는 주제를 구체적으로 살피면서 서서히 나의 예상이 빗나갔음을 알게 되었다. 죽음을 마주한 이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아름다운 죽음이니, 추한 죽음이니 하는 것이 선입견임을 깨달았다. 그것은 죽어 가는 자의 요구가 아니라 산 자들의 요구였으며, 죽어 가는 이들을 향한 일종의 강요였다." ('시작하는 이야기', 11쪽)

"현대인은 오랜 노화 과정을 거쳐 고령에 이르러서야 죽음을 맞는다. 이것이 현대인의 죽음에서 매우 현저하게 나타나는 특징이다. 한 세기 전 사람에 비해 수명이 거의 배나 길어진 현대인은 한없이 죽음을 유예하다가 각종 질병에 시달린 뒤에야 사망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죽음의 문화는 인류사적으로 볼 때 매우 '낯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는 익숙한 죽음도 아니고, 금기시된 죽음도 아닌 '오랜 죽어 감'의 시간 속에서 죽음을 맞게 되었다. 그리고 이 낯선 죽음의 문화 속에서 우리는 그 어느 시대에도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죽음의 윤리를 숙고해야만 하는 처지가 되었다." (8장 '낯선 죽음의 시대, 무엇인가?', 1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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