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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 선생이 "친일 분자는 많을수록 좋다"고 했다고?
김진홍 목사 발언 확인해 보니…"친일 분자, 민족 반역자 숙청해야"
  • 이용필 기자 (feel2@newsnjoy.or.kr)
  • 승인 2019.08.21 19:42

김진홍 목사는 백범 김구가 "친일 분자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근거로 든 책을 살펴봤지만, 관련 발언은 찾을 수가 없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김진홍 목사(두레수도원)가 8월 18일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서 설교한 내용 때문에 뭇매를 맞고 있다. 김 목사는 설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치매 의혹을 제기하고 청와대에 주사파가 들어앉아 나라를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등 근거 없는 이야기를 했다.

김 목사는 한일 관계가 악화하는 모습을 우려하면서 백범 김구 선생 예화도 들었다. 김 목사는 "김구 선생은 '친일 분자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느냐'는 신문기자 질문에, '반민족 행위를 한 사람은 법에 따라 처벌해야 하지만, 친일 분자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했다. 옳은 말 아닌가"라고 말했다. '반일', '반일' 할 게 아니라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고 했다.

이 내용은 최근 한일 갈등 상황에서 김진홍 목사가 자주 하고 다니는 말이다. 김 목사의 유튜브 채널 8월 7일 자 영상에는 <백범 김구 전집 8권>(대한매일신보사)을 인용하는 장면이 나온다. 김 목사는 책을 들어 보이며 "김구 선생님은 '민족 반역을 저지른 자는 법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 그러나 친일은 많을수록 좋은 것 아닌가. 이웃 나라와 사이가 좋아야지, 친일이 반일로 가면 국가에 안 맞고 인류애에 안 맞는다'고 말했다"면서 "우리가 김구 선생님과 같은 마음을 가지면 좋겠다"고 했다.

김 목사는 <크리스천투데이>와 <뉴스파워> 등 교계 신문에 '친일 반일 극일'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여기서도 김구 선생 일화를 소개하며 "친일과 반일을 넘어 극일로 나가야 한다. 일본과 친하고, 일본 사람들이 우리보다 앞선 것은 열심히 배워 일본을 넘어서야 한다. 그것을 극일이라 한다"고 썼다.

"친일 분자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김구 선생 발언은 사실일까. 기자는 서울시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김 목사가 인용했다는 <백범 김구 전집 8권>을 직접 확인해 봤다. 1100쪽 분량 책에는, 임시정부의 복귀, 정부 수립, 반민특위, 신탁통치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책에는 김구 선생이 언론과 인터뷰한 내용도 다수 들어 있었다.

전집 8권 73쪽에는 친일파와 민족 반역자에 관한 대목이 나온다. 기자가 질문하고 김구 선생이 답한다.

문: 통일전선에 있어 친일파와 민족 반역자에 대한 문제는?
답: 통일전선을 결성하는 데 있어 불량한 분자가 섞이는 것을 누가 원하랴. 그러나 여기에는 두 가지 일이 있을 줄 안다. 위선爲先 통일하고 불량분자를 배제하는 것과 배제해 놓고 통일하는 것의 두 가지가 있을 것임으로 결과에 있어 전후가 동일할 것이다.
문: 그러나 악질분자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면 통일 후의 배제는 혼란하지 않은가?
답: 여하간 정세를 모르니 대답할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은 중대 문제인 만큼 경솔히 말할 수는 없겠다. 전 민족에게 관한 것인 만큼 신중히 해야만 하겠다.

김진홍 목사가 주장한 "민족 반역을 저지른 자는 법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 그러나 친일은 많을수록 좋은 것 아닌가"라는 이야기는 없었다. 오히려 김구는 민족 반역자뿐 아니라 친일파, 친일 분자에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1945년 12월 19일 서울운동장에서 개최된 임정 개선 환영 대회에서 김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극소極小의 친일파 민족 반도를 제한 외에 무릇 한국 동포는 마치 한 사람 같이 굳게 단결해야 합니다. 오직 이러한 단결이 있은 후에야 비로소 우리의 독립 주권을 창조할 수 있고 소위 38도선을 물리쳐 없앨 수 있고, 친일파 민족 반도를 숙청할 수 있습니다."

<동아일보> 1945년 12월 30일 자 보도에 따르면, 김구는 "협잡 정객과 또 친일 분자 민족 반역자들을 숙청해야겠습니다. 그것은 대의명분상으로만 그럴 것이 아니라 실제에 있어서 그들이 통일을 방해하고 있는 사실이 다대한 까닭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최소한도라도 죄악이 만만하여 용서할 수 없는 불량분자만은 엄징하지 아니하면 아니될 것입니다"고 말했다.

김구는 지속적으로 친일 분자 타도를 외치고 반민특위를 지지했다.

"우리 동양의 정치 윤리는 무엇보다도 대의명분을 많이 주장한다. 이 대의명분과 민족정기를 내세우지 않고서는 민족 질서 혁명 기율은 바로잡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 민족의 반역 친일 분자들은 그대로 둘 수 없는 것이다." (<호남신문> 1948년 10월 3일)

"친일 반역 분자들에게 악형을 당하고 생명까지 빼앗긴 수많은 선열들의 영령과 아직도 고통스럽게 살아 있는 독립운동자들은 반민자들을 단호 처단하려는 특위의 활동을 지지할 것이며, 인민들도 이것을 찬양할 것이니 무릇 일을 방해하려는 행위는 청산하여야 할 것이다." (<조선일보> 1949년 2월 19일)

김진홍 목사 말과 달리, <백범 김구 전집 8권>에는 친일하고 서로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백범김구기념관 한 관계자도 8월 21일 기자에게 "요청에 따라 책을 살폈지만, '친일해야 한다'는 내용은 찾을 수가 없었다. (김진홍 목사 발언은) 문제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김진홍 목사에게 연락을 취했다. "친일 분자는 많을수록 좋다"는 이야기를 찾을 수가 없다는 기자 말에, 김 목사는 "그런가"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정확히 몇 쪽에 나오느냐고 묻자, 김 목사는 "그건 직접 찾아보라"고 한 뒤 전화를 끊었다. 다시 전화하자, 김 목사의 전화기는 꺼져 있었다.

[보강]

김진홍 목사가 이야기한 "친일 분자는 많을수록 좋다"는 발언의 출처는 <백범 김구 전집 8권>이 아니라 2017년 2월 <월간조선>에 나온 최서면 국제한국연구원장 주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 원장은 임시정부 출신들이 만든 한독당 산하 대한학생연맹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대동신문> 기자를 거쳐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최서면 원장은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김구 선생은 '일본이 바로 이웃에 사는데 친일파는 많을수록 좋다. 없다면 만들어야지, 그게 무슨 소리냐. 내가 말한 것은 반민족적 친일파를 처단하라고 한 것이지, 언제 친일파를 처단하라고 했느냐. 내가 중국에서 왔다고 친중파를 무조건 좋아하는 줄 아는 모양인데, 친중파도 아편장수 같은 반민족적 친중파는 처단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김진홍 목사의 주장과 달리 <백범 김구 전집 8권>(대한매일신보사)에는 민족 반역자와 친일파를 숙청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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