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는 창세기> / 민경구 지음 / 이레서원 펴냄 / 312쪽 / 1만 6500원

[뉴스앤조이-강동석 기자] '출바벨론(두 번째 출애굽)' 관점으로 창세기를 재해석한 책.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에서 구약을 가르치는 민경구 교수가 썼다. 초기 그리스도교부터 중세까지 내려온 고전적 창세기 해석에 질문을 던지며 본문을 분석한다. 저자는 창세기가 포로기 이후 공동체에게 '세상의 시작'을 보여 주고, 국가 재건을 돕는 책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 주목한다. 후대를 위한 책으로서 창세기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제시한다. 전체를 개괄하는 것은 물론, 22장에 걸쳐 창세기 1장부터 50장까지 살핀다. 마지막 23장은 구약성서 해석의 틀이 되는 '토라'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필자는 본서에서 창세기와 출애굽기가 포로 귀환 이야기를 담고 있음을 제시할 것이다. 그중 창세기에 집중하여 분석했음을 알려 둔다. 역대기 36장에 나오는 고레스 칙령은 '출바벨론'을 명령한다. '출바벨론'하여 '이스라엘 땅에 입성'하는 이야기는 '출애굽'하여 '가나안 땅에 입성'하는 이야기와 불가분의 관계이다. 왜냐하면 '출바벨론'을 '두 번째 출애굽'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석학적 관점에서는 창세기와 출애굽기가 역대기의 후속처럼 보이기도 한다.

(중략) 후대의 출바벨론 관점으로 창세기를 본다면, 창세기에 '출애굽 혹은 출바벨론'이라는 주제가 매우 자주 묘사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하게 될 것이다. 창세기와 출애굽기는 '이스라엘 역사의 시작'과 함께 '역사의 새로운 시작'을 보여 준다. '출애굽'하는 족장 이야기는 더 이상 과거가 아니며, 역대기 이후에 성서를 다시 읽는 후대 독자에게 현실이 된다." (저자 서문, 13~14쪽)

"모리아산, 즉 예루살렘 성소가 지어질 장소는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출애굽 백성, 심지어 하나님을 시험한 백성과는 구별된,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시험을 통과한 장소이다. 하나님이 아브라함 때부터 준비한 장소, 하나님이 세상을 바라보는 곳, 그리고 하나님이 나타난 곳, 환언하면 하나님의 계시가 있었던 바로 그곳에 예루살렘성전은 건축될 것이다. 그러므로 창세기 22장에서 '하나님이 준비하리라'는 대상은 번제를 위한 '숫양'을 뛰어넘는다. 하나님은 수백 년 이후에 일어날 예루살렘성전 건축을 준비하고 있다. 예루살렘성전을 준비하는 하나님의 시선이 창세기 22장에서 관찰된다!" (13장 '창세기 22장 하나님이 예비할 것이다! 무엇을?', 180~1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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