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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세계의 여성들, 한반도 평화 위해 뭉치다
[2019 평화저널리즘스쿨]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 조영미 집행위원장 인터뷰
  • 문선주 (newsnjoy@newsnjoy.or.kr)
  • 승인 2019.08.14 09:09

하나누리가 주관하고 서울시가 지원한 '2019 평화저널리즘스쿨'이 6월 29일부터 8월 3일까지 매주 토요일 총 6회에 걸쳐 마무리됐습니다. '평화저널리즘'은 평화가 엘리트 권력자들의 손에 달려 있지 않다는 것을 전제합니다. 국가 정상의 입장만 보도하기보다는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풀뿌리 운동에 주목합니다. 이번 평화저널리즘스쿨은 한반도 평화 역시 국가 수장들에게 달려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배우고, 이 땅에서 한반도 평화를 꿈꾸고 행동하는 작은 목소리들을 찾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다섯 팀으로 나뉘어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단체를 취재했습니다. 그 결과물을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가부장적 권위 아래 여성이 배제되고 여성 목소리가 거세된 당연했던 과거를 개선하고, 여성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변화가 최근 시작됐다. 하지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분단의 가장 큰 피해자인 여성이 주체자로서 목소리를 내는 일은 기대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2019 평화저널리즘스쿨을 통해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라는 단체를 알게 됐다. 여성의 불모지라 해도 과언이 아닌 평화 프로세스 과정에 여성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역할을 찾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단체다. 호기심 어린 마음으로 인터뷰를 위해 7월 24일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 속에 춘천에서 서울 가는 ITX에 몸을 실었다. 서울 역삼동에서 만난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 조영미 집행위원장은 환한 미소로 나를 반겨 주었다.

중앙대학교에서 가르치는 일과 평화운동을 병행하는 조영미 집행위원장이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사진 제공 문선주

시민 공공 외교 주도자
미 의회 의원들 만나
한반도 평화 염원 알려

조영미 위원장은 엄청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여성 평화운동가들이 미국 의회 의원들과 소통해 결실을 만들어 낸 일이다. 생긴 지 얼마 안 됐지만, 시민 공공 외교 주도자로서 평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우리는 미 의회 내에서 한반도가 얼마나 절실히 평화를 원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오히려 지금의 분단 상태를 지속하길 원한다는 잘못된 인식이 더 퍼져 있지요. 그래서 국내 여성 평화운동가들이 올해 3월 한국 여성 국회의원들(권미혁·이재정·제윤경)과 함께 미 의회 의원들(바바라 리, 잰 셔카우스키 등)을 만나는 일을 추진하며, 미 의회에는 들리지 않는 한반도 평화의 필요성을 각성하고자 했어요."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는 여성평화걷기(WCD·Women Cross DMZ)와 함께 미 의회 의원들과의 만남을 추진했다. 동등한 동맹 관계인 한국 여성 의원들 역할을 깊이 논의하며, 한반도의 필요를 명확하게 전달했다는 점에서 워싱턴 의회 모임은 의미가 아주 깊다고 조영미 위원장은 힘주어 말했다.

그뿐 아니라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는 올해 6월 미국 민주당 로 칸나 의원 및 그의 보좌관과 협력해, 국방수권법 수정안에 '한국전쟁 종식 촉구 결의' 부대 의견을 추가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이 수정안은 미 하원에서 통과됐다.

한국에도 많이 알려진 버니 샌더스 의원도 만났다. 이후 샌더스 의원실에서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비디오를 촬영해 미국 교포와 한국 시민이 얼마나 평화를 원하는지 트위터를 통해 알려 주기도 했다. 최초의 한국계 하원의원 앤디 킴도 이들과 함께했다.

성평등한 한반도,
전쟁 없는 세상 위한
풀뿌리 여성들 연합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는 2019년 5월 24일 정식 발족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해 활동해 온 전국여성연대·평화를만드는여성회·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YWCA가 주축이 돼, 말 그대로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라는 배를 평화운동의 바다에 새로이 띄우게 됐다.

무엇보다 평화 프로세스에서 소외되기 일쑤인 여성들이 먼저 평화의 필요성을 깨닫고 자발적으로 연합한 조직체라는 사실이 고무적이다. 자기를 드러내기보다 서로 보살피고 협업하는 데 뛰어난 여성들이 한국 평화운동에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긴 것이다.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는 성평등한 한반도와 전쟁 없는 세상을 위해 풀뿌리 여성들 목소리를 모으고, 특히 젊은 여성들 역량을 강화해 평화 활동가, 전문가, 모든 파트너에게서 협력을 도모하려는 중차대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국내 여성의 목소리를 하나로 통합하는 네트워크뿐 아니라 국제 파트너 조직이 함께해, 한반도 여성 평화운동이 세계적으로 반향을 일으킬 수 있게 역량을 구비했다. 노벨여성이니셔티브(Nobel Women's Initiative), 평화와자유를위한여성국제연맹(WILPF·Women's International League for Peace and Freedom), WCD와 함께, 2020년까지 한반도 종전과 평화를 위한 국내외 캠페인 및 시민 공공 외교 활동을 실천해 나가려고 한다.

현재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와 국제 파트너 조직이 함께 도모하는 프로젝트로는 'KOREA PEACE NOW: Women Mobilizing to End the War'가 있다. 수지 김 교수(러트거스대학 한국사)에게 조언을 받아 크리스틴 안 사무총장(WCD)이 제안서를 작성했고, 여성 평화 국제단체들과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가 연대해, 남북 화해와 평화를 염원하는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이 글로벌 캠페인은 2020년까지 전개된다. 한반도 종전과 평화협정 체결, 남북미 관계 정상화를 포함한 평화 프로세스 구축, 비핵화 및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여성 참여, 인도적 지원을 막는 대북 제재 해제를 위한 활동 등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 캠페인 'Korea Peace Now' 발족 기자회견. 사진 제공 조영미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 조영미 집행위원장이 이런 야심찬 운동의 총책임을 맡고 있다. 조 위원장은 YWCA 시민 활동가로, 국제 여성들과 2015년 DMZ를 걷는 WCD 사업에 함께했다. 이후 작년 7~8월 결성된 국제 조직 네트워크에서 주관하는 워크숍에 초대되어, 한국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를 이끌어 달라는 제안을 받게 됐다.

조영미 위원장은 수락할지 말지 결정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당시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흠뻑 재미를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독교 신자인 조 위원장은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했다. 그런데 바로 그 주 주일예배에서 하나님의 뜻이 명확해졌다.

"주보에 실린 주일 예배 설교 제목이 '평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라'인 거예요. 그 제목을 보자마자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쏟아지면서 평화를 위해 나를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이 명확하게 느껴졌어요."

자신의 소명을 발견한 이야기를 하며 조영미 위원장의 눈가는 촉촉해졌다. 평화운동에 대한 진정성과 소명감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그렇게 작년 9월 열린 국제 워크숍에 참여했고 많은 격려를 받아 한국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 발족 책임을 짊어지게 됐다.

2020년은 종전의 해
국제적으로 연대하며
일상에서 평화 심는 운동
여성이라서 더 잘할 수 있다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의 계획은 크게 △평화 의제 개발 △시민 공공 외교 △여성 역량 강화다. 이는 한반도 평화를 이루어 가는 과정에서 진행되는 남북 간 군사적·정치적 영역 합의와 선언뿐만 아니라, 교육·복지·사회문화·경제 등 내적 통합을 순조롭게 하는 일상 영역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의제가 중요하다는 인식으로부터 출발한다. 지난 3월 워싱턴에서 미 의회 의원들과의 만남 같은 시민 공공 외교 활동도 지속한다. 동시에 선배 세대와 지금의 평화 활동가들 간 만남, 이들의 역량 강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에서는 2020년을 정전 체제 종결의 해로 삼고 있다. 2020년 DMZ Crossing을 다시 준비하며, 북측 그리고 세계 여성들과 연합해 종전 선언을 국제사회에 촉구하고자 한다.

얼핏 보기에 이들의 평화운동은 엘리트 여성들 역량과 경험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풀뿌리 운동에 초점을 맞추며 일상의 평화와 성평등이 사회 저변으로 확대돼야 평화운동에 의미가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날 인터뷰를 통해, 여성이기 때문에 섬세하고 정직하게 국제 평화 프로세스에 관여할 수 있고, 풀뿌리 운동으로 평화를 일상 속에 심는 양면의 운동이 가능하다는 믿음을 가지게 됐다. 여성이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 아니라, 여성이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는 평화운동이라는 사실을 각인하며, 한국 아나뱁티스트 신앙 속 기독 평화운동도 여성의 눈으로 다시 해석해 본다. 세계적 연대를 의식하면서도 각 교회의 풀뿌리 평화운동을 도모하는 일도 함께 고민해야겠다는 숙제를 안고 춘천으로 향했다.

문선주 / 한국아나뱁티스트센터(KAC)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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