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전국 단위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가운데 유일하게 재지정 취소를 받은 전북 상산고등학교가 교육부 부동의 결정으로 기사회생했다. 교육부는 7월 26일, 사회 통합 전형 비율을 지키지 않았다는 전북교육청의 평가가 위법하다며, 전북교육청의 재지정 취소 동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기독 교사 모임 '좋은교사운동'(좋은교사·공동대표 김영식·김정태)은 "실망스러운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좋은교사는 7월 26일 성명에서 "'좋은' 자사고는 살리고 '안 좋은' 자사고는 취소하는 방식은 고교 서열화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오히려 좋은 자사고의 희소성 증가로 고교 서열화가 강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각 교육청이 재지정 여부를 평가하고 교육부가 이에 동의하거나 부동의하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데 무리가 있다고도 했다. 좋은교사는 "교육부의 부동의 결정은, 각 교육청 차원에서 자사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교육부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직접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행 제도를 방치하면 재지정 여부를 놓고 각 자사고와 교육청 간 갈등이 일어난다고 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

[성명서] 교육부의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취소' 부동의 결정 비판 성명

자사고·외고 일반고 전환, 교육부가 직접 해결하십시오.

상산고 재지정 취소에 대해 교육부는 부동의 결정을 내렸습니다. 사회 통합 비율을 지키지 않은 상산고에게 면죄부를 주고, 고교 서열화의 고통에 눈감은 교육부의 실망스러운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상산고가 지키지 못한 사회 통합 비율은 교육부가 2013년에 이미 자사고에게 권고하였고, 재지정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이야기된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사회 통합 비율을 상산고가 지킬 의무가 없다며 재지정 취소에 부동의 결정을 내린 것은 교육부가 할 일을 하지 않고 스스로를 부정한 우스운 결정입니다.

애초에 교육청 단위의 재지정 평가를 통한 일반고 전환 방식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소위 '좋은' 자사고는 살리고 '안 좋은' 자사고는 취소하는 방식으로는 고교 서열화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좋은' 자사고는 희소성이 올라가고 정당성을 부여받음으로써 결과적으로 고교 서열화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자사고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는데 '좋은' 자사고가 과연 가능한 건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나중에 자사고·외고를 모두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것은 실현 불가능한 일입니다. 교육부가 밝힌 3단계 일반고 전환 로드맵은 출발부터 잘못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각 교육청으로 하여금 일반고 전환을 하도록 함으로써 혼란과 갈등, 행정적 낭비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이제 그만 멈춰야 합니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교육부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제도를 개선하는 것입니다. 제도 개선의 책임을 다하지 않음으로 인해 각 학교와 교육청 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정책을 수정해야 합니다.

오늘 '부동의' 결정은 교육청 차원에서 자사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교육부가 선언한 것입니다. 이제 자사고 문제는 교육부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되었습니다. 교육부가 결자해지하십시오.

교육부는 물론이고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했어야 함에도 강 건너 불구경한 국가교육회의도 비판받아야 합니다. 국가교육회의도 좌고우면하지 말고 조속히 고교 체제 문제 해결에 나서기를 촉구합니다.

2019.7.26.
좋은교사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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