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청소년 선교 단체에서 가르치던 제자를 상대로 '그루밍 성폭력'(길들이기)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인 이동현 씨(전 라이즈업무브먼트 대표)가 최근 활동을 재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동현 씨는 2016년 8월 <뉴스앤조이>가 성폭력 가해 사실을 보도하자 사죄문을 발표하고 공식 석상에서 사라졌다. 그가 속했던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예장고신) 수도남노회(현 경기동부노회)는 같은 해 8월 25일 임시노회를 열고 이동현 씨의 목사직을 파면했다.

이동현 씨의 활동이 포착된 건 3년이 채 지나지 않은 올해 6월. 이 씨가 어떤 활동으로 복귀를 구상 중인지는 그의 측근 ㅊ 입에서 나왔다. ㅊ은 과거 이 씨가 교장으로 있던 대안 학교에서 잠시 교사로 일하기도 했고, 약 2년 전부터는 이 씨가 참여하는 모임에 함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ㅊ은 올해 6월 초, 과거 라이즈업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사람들에게 연락했다. ㅊ과 대화했던 사람들이 들은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ㅊ은 △이동현은 3년 지나면 목사직에 복직 △언론에 나온 성폭력은 사실 아니고 합의된 관계 △라이즈업 회계감사 결과 및 돈 문제는 오해라고 말했다.

돈 문제, 목사직 면직 등 이동현 씨가 안고 있던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에 다시 활동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논리였다. ㅊ은 이동현 씨가 곧 열리는 한 행사에 강사로 설 예정이라는 사실도 전했다. 참석자들을 만난 이유도 행사 참여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서였다.

이동현 씨는 시민단체를 만들어 암 환자를 대상으로 행사를 주최하고 강사로 서기도 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실제로 행사는 6월 22일 경기도 가평의 한 리조트에서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열렸다. 이 행사를 주최한 단체가 작성한 소개서를 보면, 이동현 씨는 '고통의 의미', '생명에 관하여'라는 주제로 두 차례 강연했다. 이 씨는 현재 이 단체 이사장이다. 다만, 그를 소개하는 부분에 '목사' 호칭은 없었다.

몇몇 언론도 행사를 보도했다. 사진·영상 등에서 이동현 씨가 마이크를 잡고 청중 앞에 서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예장고신 경기동부노회
"목사 복직? 말도 안 되는 소리"
대형 교회 목사에게 회개했다?
ㅊ "그런 말 한 적 없다"

ㅊ은 만난 이들에게 목사 면직 3년 뒤면 자동으로 복직된다고 주장했다. 이 씨가 교회를 설립하고 등록하는 데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 씨가 속했던 예장고신 헌법에 따르면, 면직된 자가 복직하려 할 때는 노회원 3명에게 추천을 받아 복직 여부를 노회에서 표결에 부쳐야 한다. 재적 인원 2/3 동의를 받으면 가능하다.

그를 치리했던 수도남노회는 현재 경기동부노회로 변경됐다. 경기동부노회 문찬경 서기는 7월 22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이동현 씨의 복직 여부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는 "복직을 도울 노회원 3명 찾는 것도 쉽지 않을 거고, 설사 투표까지 간다고 해도 제적 인원 2/3가 찬성표를 던질 리 없다. 무엇보다 절차는 둘째치고 시간이 흘렀다고 이동현 씨가 다시 목사직을 수행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ㅊ을 만난 이들은, 과거 이동현 씨가 자기 잘못을 깨닫고 후원자였던 한 대형 교회 목사를 찾아가 죄를 고백했다는 말도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 교회 담임목사는 7월 2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만한 청소년 사역 단체가 없어 열심히 후원했는데, 사건 전은 물론이고 터지고 나서 한 번도 죄송하다는 말을 들은 적 없다. 차라리 다른 일을 하지. 왜 다시 복직하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는 ㅊ이 언급한 내용들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그에게 연락했다. 수차례 전화를 받지 않아 △이동현 씨 목사 복직 여부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주장 △돈 문제 등에 대해 문자메시지로 물었다. ㅊ은 7월 24일 기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다른 해명은 하지 않고 "대형 교회 목사 이야기 한 적 없고 내용도 사실이 아니다"고만 밝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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