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능신교는 사이비다! 우리 누나를 돌려 달라!"
"아들아, 아빠가 왔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자!"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서울 구로구 전능하신하나님의교회(전능신교) 회관 앞에서 노란 우산을 든 중국인 30여 명이 외쳤다. 이들은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중국 전능신교 피해자 가족들이다.

이들은 전능신교에 빠진 가족들을 찾기 위해 7월 21일 한국을 방문했다. 22일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고, 23일에는 서울 광진구 군자동 전능신교 교회 앞에서 시위를 진행했다. 25일 귀국을 앞두고 마지막 일정으로, 24일 오전 10시부터 구로구 전능신교 본부 앞에서 기자회견 및 시위를 연 것이다.

전능신교 피해자들이 가족을 찾기 위해 한국에 있는 전능신교 본부를 찾았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중국 사천성에 온 허즈청 씨는 마이크를 들고 누나의 이름을 불렀다. 그는 누나가 2016년 전능신교에 가입한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고 했다. 어머니는 이 일로 중병에 걸렸다고 했다. 수소문 끝에 누나가 한국에서 선교 활동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고, 누나를 데리고 오기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산둥성에서 온 70대 남성은 아들과 며느리를 만나고자 왔다고 했다. 그는 아들 부부가 2015년 1월, 3살짜리 아이를 남긴 채 집을 떠났다고 했다. 전능신교 회관 앞에서 만난 그는 손에 중국어가 빼곡히 적힌 종이 한 장을 들고 있었다. 손자가 부모를 생각하며 쓴 편지라고 했다. 남성은 이날 꼭 아들을 만나 편지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현장에서 "전능신교가 중국 헌법과 법률을 위배해 불법 조직으로 규정되었다"며 "이들이 2008년부터 한국에 들어와 서울·인천·수원·보은·대전·대구·부산 등 여러 지역에 교회를 세우고 있다"는 성명서를 배포했다. 중국에서 많은 가족을 산산조각 나게 한 전능신교가 현재 난민법을 이용해 한국에 체류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이들을 중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둥성에서 온 70대 중국인 남성이 손자가 쓴 편지를 소개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전능신교 교인들은 중국 공산당이 기독교를 박해하고 있다며 맞시위를 벌였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서울 구로구에 있는 전능신교 본부. 뉴스앤조이 박요셉

시위가 계속되자, 전능신교 측도 맞시위를 벌였다. 교인 20여 명이 흰 우비를 입고 회관 앞으로 나와 피켓을 들었다. 중국 공산당이 기독교인을 박해하고 있고, 자신들은 하나님을 믿었다는 이유로 구금·고문을 당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일부 교인은 피해자 가족들 모습을 카메라로 촬영했다.

피해자들은 저녁 6시까지 회관 앞에서 시위할 계획이다. 한 명씩 돌아가면서 자기 사연을 이야기한다. 가족들을 만날 때까지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전능신교 측은 피켓 시위 외에 이렇다 할 대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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