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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편견 벗어나기 위한 동성애 개론서
[서평] 허호익 <동성애는 죄인가>(동연)
  •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9.07.03 18:45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한국 신학자가 동성애를 조명한 책을 냈다. 대전신학대학교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치다 은퇴한 허호익 교수는, 한국 신학자로서는 드물게 동성애 논쟁 '정면 돌파'를 택했다. 동성애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연구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한 해외 신학자들 책은 여러 차례 소개됐지만, 한국 신학자가 공개적으로 이 주제만 놓고 책을 쓴 적은 드물다.

<동성애는 죄인가>(동연)는 동성애와 관련한 여러 주제를 총망라했다. 1부는 성서에서 '동성애'를 암시하는 모든 구절을 해석하고, 관련한 내용으로 채웠다. 소돔성의 환대 문제, 레위기 율법, 로마서 순리·역리 논쟁 등을 여러 관점에서 소개하고 있다.

단순히 신학적 해석만 담았다면 '동성애를 허용하면 교회가 파괴된다'는 주장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을 것이다. 허호익 교수는 책에서 동성애자들이 탄압받아 온 역사를 죽 훑는다. 반동성애 운동가들은 동성애 옹호를 공산주의와 연결하지만, 구소련에서도 동성애자는 인간 대우를 받지 못했다.

이어 서구에서 동성애가 어떤 과정을 거쳐 비범죄화했는지 정리하고, '동성애 질병'이라고 알려졌던 HIV/AIDS에 대한 내용도 종합했다. 세계보건기구, 미국정신의학협회 등이 동성애를 정신 질환 목록에서 빼게 된 과정도 설명한다. 이런 동성애에 대한 객관적 사실들을 받아들여야 편견과 무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입장이다.

<동성애는 죄인가> / 허호익 지음 / 동연 펴냄 / 331쪽 / 1만 6000원. 뉴스앤조이 장명성

"동성애 논쟁은 이단 문제 아닌
'신학적 다양성' 관점으로 해석해야"

동성애와 관련한 객관적 사실을 접할 수 있는 서적은 많다. <동성애는 죄인가>의 차별점은 현재 한국 교계 풍토를 정확하게 진단했다는 것이다. 허호익 교수는, 반동성애 진영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을 이단으로까지 몰고 가는 현 풍토는 신앙적으로 옳지 않다고 명확하게 밝힌다.

마지막 6부 '한국 사회와 교회의 동성애 관련 논란'에서는 그동안 교계에서 나왔던 동성애 이슈를 주제별로 정리한다. 특히 2장 '한국 사회의 동성애 관련 논란'에는 '청소년 보호법의 동성애 삭제 개정 논란', '동성애자 인권 및 차별금지법 논란', '군대와 교도소 내의 동성애자 차별 논란' 등에 대한 설명이 실렸다.

허호익 교수가 법률과 관련해 설명한 부분을 보자.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동성애를 비판할 수 없고, 차별금지법은 표현의자유를 침해하는 악법이기 때문에 반대해야만 한다는 주장에 이렇게 답한다.

"장애자를 우선적으로 배려하고 특혜를 베푸는 것이 비장애인에 대한 역차별이라 할 수 없듯이 소수자 약자를 우선 배려하는 것이 예수의 정신이고, 복지 국가의 이상이요, 인간의 도리이다. 약자의 우선 배려를 역차별이라고 하는 것은 강자들의 배타적 이기주의의 극치이다." (303쪽)

허호익 교수는 동성애자를 눈에 보이지 않는 유령 같은 존재가 아닌, 현재 우리 곁에 살아 숨 쉬는 존재로 인식하고 글을 전개해 나간다. 한국 사회에서 함께 살고 있는 동료 시민이기에, 이들의 생활도 법적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허호익 교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전문위원을 역임한 이단 전문가이기도 하다. 허 교수는 동성애 논쟁은 이단의 영역이 아니라고 말한다. 주요 교단은 최근 2년 사이 동성애자를 교회에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물론, 신학교에 입학할 수도 없고, 직분자로 세워서도 안 된다는 내용을 결의했다. 성소수자 목회를 하는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를 '이단' 혹은 '이단성이 있다'고 했다. 허 교수는 한국교회가 이단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반대자들 입을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 이단이라는 굴레를 씌운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교리적 이단성'과 '신학적 다양성'의 차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하다. 임보라 목사가 '하나님의 여성성'을 주장한 것은 신학적 논쟁이 되는 신학적 다양성에 속하는 문제이다. 하나님의 신성을 부정하거나 교주를 신격화하는 등의 경우가 아니면 신론적 이단으로 규정할 수 없다." (318쪽)

반동성애에 심취한 기독교인들은 진리를 수호한다고 말하지만, 이들 주장은 사회에서 '혐오'에 불과하다. 이 간극은 허호익 교수 말처럼, 주입된 편견을 잠깐 내려놓고 객관적 사실이 무엇인지 알고 받아들일 때 점점 좁혀질 것이다. <동성애는 죄인가>는 기독교인들이 동성애에 대한 객관적 시각을 정립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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