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안양대학교(장병집 총장) 법인이사회(김광태 이사장)에 포진했던 대순진리회성주회(대진성주회) 측 인사 4명 중 2명이 지난달 사직 처리된 사실이 확인됐다. 안양대 한 이사는 이사회가 학교 매각 논란을 종식하기 위해 대진성주회와 관련 없는 인사 2명을 새 이사로 선임했다고 말했다.

기독교 정신을 표방하며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 교단 목회자 후보생을 배출하는 안양대학교는, 교계가 사이비 단체로 규정하는 대순진리회에 학교를 매각하려 한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해 말 이사회가 새로 들인 이사 4명이 모두 대진성주회 측 인사였기 때문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교수·학생·동문들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이은규 위원장)를 구성해 반대 운동을 펼치고 김광태 이사장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논란이 불거진 지 6개월 만에 대진성주회 측 이사 2명이 사임했다. 대진성주회가 운영하는 중원대학교에서 각각 대학원장과 총장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이 아무개 이사와 김 아무개 이사는 5월 말 사직서를 제출했다. 법인이사회는 6월 7일 회의를 열어 사직을 수리했다.

이들은 이날 이사 2명을 새로 선임했다. 김 아무개 신임 이사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CHA의과학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다. 위 아무개 신임 이사는 백제예술대학교 영상디자인학과 교원이다. 법인이사회는 6월 10일 교육부에 신임 이사 승인을 요청했다.

안양대 조 아무개 이사는 7월 1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대진성주회에 학교를 매각한다는 말은 오해다. 학교 재정에 도움이 될 만한 분으로 이사들을 선임했다는 말이 그렇게 와전된 것 같다. 학교 매각과 관련한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대진성주회 측 이사들을 (사직) 처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내정된 이사들은 모두 대학에서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친 전문가들이고 기독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독교 대학을 표방하는 안양대학교가 대진성주회에 매각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대진성주회 측 이사 2명이 학교를 떠났지만 비대위는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비대위는 교육부에 신임 이사 2명 선임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안양대 총장을 역임한 비대위원장 이은규 목사는 "신임 이사 2명이 겉으로는 대진성주회와 관련 없어 보이지만, 아직 검증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 교육부에서도 전후 맥락을 따져 승인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지난해 말부터 교수·학생·동문들이 김광태 이사장에게 여러 차례 해명을 요구했지만 김 이사장은 한 번도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오히려 의혹을 제기한 비대위를 고소했다"고 말했다. 김광태 이사장은 4월 3일, 교직원·학생·동문 7명을 상대로 개인과 학교 명예를 훼손하고 업무를 방해했다며 법원에 손해배상 3억 원을 청구했다.

교육부, 법인 운영 및 회계·인사 실태 조사
교수협의회 "후원금 조건으로 이사 선임,
부정청탁금지법 저촉할 수 있어"

한편, 교육부는 민원을 접수하고 6월 26일부터 28일까지 안양대학교를 조사했다. 교육부 사립대학정책과 관계자는 7월 1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전반적인 법인 운영과 대학교 회계·인사 실태 등을 조사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경영권 양도 의혹에 대해서도 내부 심의를 거쳐 판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안양대학교 교수협의회(정일훈 회장)는 교육부가 김광태 이사장의 부정청탁금지법 및 사립학교법 위반 여부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6월 24일 임채훈 의원(바른미래당)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에 거액의 후원금을 내는 조건으로 이사를 선임했다면 부정청탁금지법에 저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동안 김 이사장이 교수들에게 학교 발전 기금 납부를 강요했다고 했다.

<뉴스앤조이>는 김광태 이사장에게 학교 매각 의혹과 교육부 실태 조사에 대해 묻기 위해 인터뷰를 요청했다. 김 이사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몸이 안 좋아 답하기 어렵다"며 취재를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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