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 맥주 유럽 역사를 빚다> / 고상균 지음 / 꿈꾼문고 펴냄 / 172쪽 / 1만 2000원

[뉴스앤조이-김은석 사역기획국장]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목사인 저자가 길목협동조합 소식지 <길목인>에 '맥덕 목사의 수도원 맥주를 탐하는 지식'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내용을 토대로 살을 붙여 엮은 책이다. 종교개혁가 루터의 '돕는 배필'이었던 카타리나 폰 보라가 운영한 맥줏집 이야기를 비롯해, 독일·체코·영국 등 유럽 수도원 역사에 얽힌 맥주 이야기를 발랄한 필치로 풀어낸다. 그 안에 부패와 부조리, 개혁 운동으로 이어지는 중세 교회사와 오늘 한국 사회문제를 약자 시선에서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이 녹아 있다. <딸에게 들려주는 한국사 인물전>(푸른역사) 저자 김형민 피디가 책 말미에 쓴 추천사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수도원은 철저한 자급자족을 원칙으로 했다. 이는 노동과 수행을 근간으로 하는 수도원 문화의 특성이기도 했고, 상공업과 교역이 발전하지 않았던 탓에 가능한 한 직접 만들어 사용해야 했던 당대의 모습이 반영된 것이기도 했다. 아무튼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도사들은 하느님의 뜻을 알아 가는 것과 동시에 농사와 생필품 만드는 방법도 함께 터득해야 했다. (중략) 이런 이유로 알프스 이북의 수도사들은 일상의 노동 중 하나로 먹을거리 확보를 위해 빵을 굽는 동시에 정성껏 맥주를 빚었다." (2부 '삶의 자리' - '영성의 깊이는 그윽한 '맥주 향'으로부터!', 134~135쪽)

"오늘날 우리에게 전해지는 수도원 계통의 맥주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맛과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수도사들의 열정과 땀방울의 결과인 동시에 막강한 힘을 바탕으로 얻어 낸 독과점과 경쟁 우위의 산물이기도 하다는 점을 알 필요가 있다. (중략) 더위와 이런저런 스트레스로 쌓인 갈증을 풀기 위해서라도… 마시자! 그 향긋하고 쌉싸름하며 구수하기까지 한 음료는 우리들을 당장에 낙원으로 안내할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 환상적인 액체가 우리에게 전해지기까지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떠올려 보았으면 한다." (에필로그 '그런데 왜 맥주와 수도원을 함께 말할까', 1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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