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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1책] 사막에서 길어 올린 그리스도교의 지혜
로완 윌리엄스 <사막의 지혜>(비아)
  • 강동석 기자 (kads2009@newsnjoy.or.kr)
  • 승인 2019.06.25 11:22

<사막의 지혜 - 로완 윌리엄스의 사막 교부 읽기> / 로완 윌리엄스 지음 / 민경찬, 이민희 옮김 / 비아 펴냄 / 220쪽 / 1만 3000원

[뉴스앤조이-강동석 기자] 세계적인 성공회 신학자 로완 윌리엄스(Rowan Williams, 1950~)가 쓴 사막 수도원 운동 소개서. 사막의 독방에서 수도 생활을 했던 교부·교모의 금언과 일화를 되짚으며 그리스도교 전통이 제시하는 참된 그리스도인·공동체·교회 모습이 무엇인지 살핀다. 그리스도교명상국제공동체가 2001년 시드니에서 진행한 존 메인(John Main, 1926~1982) 세미나 강연 내용을 확장해서 썼다. 질의응답 시간에 오간 이야기는 별다른 수정 없이 수록했다. 타자와의 관계를 차단·거부하지 않고 이웃·하나님과의 관계를 바로 세우기 위해 힘쓴 사막 수도 전통이 전해 주는 메시지를 깊이 있게 담아내는 책이다.

"4~5세기에 활동한 위대한 수도사들이 남긴 글 중 어느 글을 읽더라도 분명하게 발견되는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의 몸 안에서 살아가는 삶이란 구체적인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삶, 이 세계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활동이기에 관조(contemplation)나 묵상(meditation) 혹은 '영적인 삶'(spritual life)에 대해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관조를 통해 하느님과 친밀함을 이루는 삶이란 함께 더불어 사는 살믕로 새롭게 거듭나는 과정이자 그 결실이라고 그들은 한목소리로 말합니다. 그러므로 사막 수도사들의 유산을 숙고해 보는 이 시간, 저는 그들이 함께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관조가 어디서 출발해 어디에 이른다고 여겼는지를 살펴보려 합니다." (1장 '생명, 죽음 그리고 이웃', 29~30쪽)

"겉으로는 은둔 수도사처럼 살더라도 명상과 열망이 뒤섞인 복잡한 마음에서 내내 허우적거리며 불필요한 사변만을 이어 간다면 그 몸은 고독을 맹세한 삶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하느님께서 내가 머무르는 몸, 바로 지금 여기서 나를 만나 주신다는 사실을 온전히 받아들이면 나의 몸 자체가 고요한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사막 수도사들이 보여 주었듯 고독한 삶은 말을 삼가는 것으로, 정죄와 판단을 멈추는 것으로, 이웃에 대하여 죽는 것으로 드러납니다. 이렇게 은총은 구체적으로, 시간과 공간을 통해 우리에게 돌아옵니다. 이웃은 추상적인 존재가 아닙니다(우리가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찾아낸 이웃은 참된 인간이 아닙니다). 이웃은 우리 주변에 실제로 있는, 물질로 구성된 인간입니다. 마찬가지로 추상적으로 존재하는 개인의 영혼이란 없습니다. 고유한 몸, 고유한 기억, 고유한 선물, 고유한 약함을 지니고 고유한 말을 하는, 물질로 이루어진 인간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4장 '머무르기', 1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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