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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1책] 고통 가운데 버티는 이들을 위한 성령론
셸리 램보 <성령과 트라우마>(한국기독교연구소)
  • 김은석 (warmer99@newsnjoy.or.kr)
  • 승인 2019.06.20 11:27

<성령과 트라우마 - 죽음과 삶 사이, 성토요일의 성령론> / 셸리 램보 지음 / 박시형 옮김 / 한국기독교연구소 펴냄 / 352쪽 / 1만 5000원

[뉴스앤조이-김은석 사역기획국장] 저자는 트라우마와 폭력에 대한 종교적 응답에 초점을 두고 연구하고 있는 보스턴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다. 그는 이 책에서 한스 우르스 폰 발타자르(Hans Urs von Balthasar, 1905~1988), 아드리엔느 폰 스페이어(Adrienne von Speyr, 1902~1967)의 신학 작업과 요한복음 속 막달라 마리아와 애제자에 관한 본문들, 캐서린 켈러(Catherine Keller, 1953~)의 성령 해석 등을 발판 삼아 새로운 성령론을 제시한다. 개신교인들에게는 다소 낯선 성토요일, 죽음과 삶이 공존한 시간에 초점을 맞춘 "성토요일의 성령", "중간의 성령"이 그것이다. 캐서린 켈러의 서문도 인상적이지만, "그저 '버텨 냈다'고, 아니 여전히 '버티고 있다'고 생각했던 나의 트라우마와 고통 속을 살아가는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려 주었다"는 고백이 담긴 옮긴이의 말은 감동적이다.

"나는 신학이 말하는 죽음과 삶의 관계를 다시 살펴보고, 이를 통해 트라우마의 고통을 잘 설명할 수 있는 구원의 모습을 찾으려 한다. 트라우마 속에서도 하느님의 능력과 그분의 현존을 이야기할 수 있는 구원 말이다. 삶과 죽음을 양극단에 놓는(서로 반대편에 있는 것으로 보아 서로 뒤섞이지 않는다고 보는 - 옮긴이) 해석으로는 이런 구원의 모습을 찾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신학은 트라우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삶 속에 남아 있는 죽음, 혹은 삶 속에 만연한 죽음을 설명해야만 한다." (서론, 32쪽)

"우리에게 익숙한 여러 구원 내러티브들(redemptive narrative)은 그저 심연의 표면을 스치듯 지나친다. 허울 좋게 반짝거리는 구원은 트라우마 생존자들에게 가장 큰 적일 것이다. 이 구원은 약속만으로는 도저히 실현할 수 없는 삶의 모습을 약속한다. 많은 이들에게 삶은 죽음을 이긴 승리가 아니다. 그들에게 삶은 죽음 한가운데서 끈질기게 버티는 것이며, 그들의 삶 중심에는 죽음이 자리하고 있다." (5장 '사랑 안에 남아 있기', 3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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