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에 근무하면서 외국인 근로자가 낸 세금으로 월급을 받아 온 자유한국당 대표 황교안 씨가 6월 19일 부산상공회의소 조찬 간담회에서 국제적 막말을 쏟아 냈다.

황교안 씨는 "내국인은 국가에 세금을 내는 등 우리나라에 기여한 분들로, 이들을 위해 일정 임금(수준)을 유지하고 세금 혜택을 주는 것은 국민으로서 의무를 다해 왔고 앞으로 다할 것"이지만, "외국인은 우리나라에 그동안 기여해 온 바가 없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똑같이 임금 수준을 유지해 줘야 한다는 건 공정하지 않다"며 인권 차별을 조장했다. 외국 정치인이 해외 외국 기업에서 일하는 내국인이 차별받는 상황에서 "나라에 기여한 바가 없으니 차별받아도 당연하다"고 말한다면, 황교안 씨는 "지당하고 당연한 말씀입니다"라고 응수할 것인가.

외국인 근로자는 1992년 이후 국내 3D 업종에서 국가적 생산 활동에 기여해 왔다. 국내에서 발생한 근로소득이 있으면 국적이나 국내 체류 기간 및 근로소득 규모와 관계없이 연말정산을 한다. 국내에서 최초 근로를 제공한 날부터 5년 이내에 끝나는 과세기간까지 받은 근로소득(비과세소득 포함)을 19% 단일 세율로 계산해 정산한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 정책 통계 연보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연말정산 신고 인원은 55만 8000명이고 소득세 신고액은 7707억 원이다. 연말정산 대상이 아닌 49만 9000명의 외국인 일용근로자도 700억 원을 신고했다. 2017년 기준으로 총 100만 명이 넘는 외국인 근로자가 8407억 원의 소득세를 신고했다. 외국인이 내는 벌금과 비자 서류 등에서 발생하는 각종 대금을 합치면, 외국인 근로자가 국가에 1년 동안 내는 금액이 1조 원대에 이를 것이라고 본다. 이 세금이 대한민국의 행정조직과 정치조직이 돌아가는 데 기여한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인권의 기초는 물론, 근로기준법의 기본도 모르는 사람이 검사를 지냈고, 법무부장관과 국무총리를 했다는 것에 경악하게 된다. 이런 사람이 장관과 총리를 했으니 사법 농단과 박근혜 탄핵이 일어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자신이 총리이던 시절에 어려운 국가 경제 상황을 보고 무엇하고 있었나. 이제야 전 국민이 '경제'를 연일 이야기하며 구해 달라고 외친다는 말에 헛웃음만 나온다. OCN 인기 드라마 '구해줘'에서 이중적 모습을 드러내는 최 장로 이미지가 자꾸만 겹친다. 이제 황교안 씨는 국내에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사과하고, 소음 정치를 그만 집어치웠으면 좋겠다.

박천응 / 안산이주민센터 대표, 다문화교회 목사

위 글은 2019년 6월 19일 박천응 안산이주민센터 대표의 페이스북에 실렸습니다. 허락을 받아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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