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별평'은 <뉴스앤조이>가 새롭게 시작하는 독서 캠페인 '탐구생활'(탐독하고 구도하는 그리스도인의 독서 생활) 콘텐츠입니다. 기독교 출판계 안팎에서 활동하고 있는 필진으로 평가단을 꾸려, 출간한 지 얼마 안 된 기독교 서적 4~6권을 선정해 별점을 매기고 300자 내외로 평가합니다.

2019년 6월 선정 도서는 <혁명이 시작된 날>(비아토르), <영성가의 기도>(비아), <사랑 연습>(IVP), <개혁자들>(포이에마), <인간이 된다는 것>(복있는사람), <성경을 만나다>(성서유니온선교회)입니다.

'별의별평'은 매월 초 업데이트됩니다. - 편집자 주

1. 톰 라이트 <혁명이 시작된 날>(비아토르)
- 최경환 과학과신학의대화 기획실장

그건 그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논리와 말주변이 부족해 얼버무릴 때가 있다. 톰 라이트는 부드럽고 정교하게 기존 생각과 고정관념을 깨뜨려 준다. 그의 어깨에 올라가 생각을 다듬는다면 좋은 멘토가 될 수 있다. 예수의 십자가가 왜 그렇게 중요한 사건이고, 어떻게 혁명을 가져왔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이 해답을 제시해 줄 것이다. 천국과 지옥, 하나님의 성품과 이미지, 신약성경을 보는 전체적인 눈을 교정할 수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십자가는 혁명이다. 열심히 그의 논리를 따라가고 글의 전개 방식을 배우며, 그의 유머까지 체화한다면, 당신도 누군가의 멘토가 될 수 있다.

별점: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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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이 시작된 날 - 십자가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다> / 톰 라이트 지음 / 이지혜 옮김 / 비아토르 펴냄 / 606쪽 / 2만 3000원

2. 이블린 언더힐 <영성가의 기도>(비아)
- 임혜진 옐로브릭 대표

'전설의 레전드.' 그 존재만이 알려졌을 뿐 행방이 묘연했던, 그러다 이번 세기에 우연히 빛을 보게 된, 발견 자체부터가 스토리인 책. 오랜 전통에서부터 세심하게 수집하고 편집한 이 기도서는, 기도의 대상에 집중하고 자신을 깨뜨리며 성찰하려는 열망이 갈피마다 충만하다. (지금 우리 세계를 가득 채운 기도들이 실은 지루하고 피곤한 선동과 설교, 잔소리일 때가 얼마나 많은지!) 100년 전 영국의 어떤 기도처에서 읊조려졌을 시적인 기도들이, 이 시대의 지치고 외로운 영적 갈망들과 아주 좋은 화학반응을 일으킬 것 같다.

별점: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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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가의 기도> / 이블린 언더힐 쓰고 엮음 / 박천규 옮김 / 비아 펴냄 / 264쪽 / 1만 6000원

3. 카일 데이비드 베넷 <사랑 연습>(IVP)
- 정다운 번역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익히 아는 메시지에 관한 책. 당연하게도, 별스럽고 참신한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진리란 본래 참신한 것이기보다 참된 것이다. 이 책은 귀에는 익숙하나 삶으로는 익히지 못한 이 진리를 우리 일상에 착지하게 하는 법을 말한다. 특히, 사랑을 삶의 매 순간 새기도록 돕는 질문과 지침들은 아주, 아주 유용하고 적절하다. '그렇게 꼭 매 순간 피곤하게 살아야 하나?' 하고 물러서려는 우리를 향해 지은이는 단호히 말한다. 그래야 한다고. 우리 삶은 매 순간이 사랑이어야만 한다고.

별점: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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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연습 - 세상에 생명을 주는 영적 훈련> / 카일 데이비드 베넷 지음 / 정옥배 옮김 / IVP 펴냄 / 288쪽 / 1만 3000원

4. 야나이하라 다다오 <개혁자들>(포이에마)
- 박혜은 서울책보고 북매니저

변혁을 갈망하면 나아갈 비전과 전략이, 현재가 편안하면 외면하고픈 요청이 될, 회화적 문체의 선동서. 의무와 제도, 집단성과 가부장적 서열로 촘촘한 한국교회에서 자유롭고 진실한 개인이 되는 게 가능할지. 우치무라 간조 제자인 저자는 오직 신앙의 힘으로 "건전하고 활발한 혁신이 이루어"진 "혼자서도 서는 강한 개인"이 고투하면 그럴 수 있다며, 성서-역사를 가로지르는 개혁적 인물 일곱을 생생히 들이민다. '무교회주의'라는 길도 있다며 공동체로 모이되 독립된 개인으로 살 때 사회정의, 세계 평화의 비전까지 얻을 수 있다고 논증하는 데서는 마음 벅차기도. 다만 예언자 목소리를 내 온 개혁자들은 왜 언제나 남자뿐인지 아쉬움.

별점: ★★★★★★★★☆(8.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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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자들 - 자유롭고 진실하게 살았던 일곱 사람> / 야나이하라 다다오 지음 / 홍순명 옮김 / 포이에마 펴냄 / 360쪽 / 1만 4800원

5. 로완 윌리엄스 <인간이 된다는 것>(복있는사람)
- 박용희 용서점 대표

책이 왔다. 서문부터 살핀다. 전에 없던 장별 개요가 눈에 띈다. 굳이? 왠지 불안하다. 1장부터 에디트 슈타인이니, 메를로 퐁티니 하는 낯선 학자들을 인용한다. 헉, 비트겐슈타인이다. 덮을까. 2장은 블라디미르 로스키, 리처드 세넷을 소개하는데 논지를 따라가기 숨차다. 그만 볼까. 유혹을 이기고 간신히 3장에 도착하니. 그곳에 저자가 남긴 표지판이 있다. '어려운 게 정상임.' 나에게만 어려운 게 아니었다니. 기운을 차려 단숨에 4~5장을 달려 내려왔다. 작은 산을 하나 넘은 기분이다. 저자의 다른 산, 아니 책이 보고 싶어졌다.

별점: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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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된다는 것> / 로완 윌리엄스 지음 / 이철민 옮김 / 복있는사람 펴냄 / 160쪽 / 1만 원

6. 존 골딩게이 <성경을 만나다>(성서유니온)
- 강도영 빅퍼즐문화연구소 소장

신학 저자를 잘 모르는 나도, 한국에 소개가 덜 된 저자처럼 느낄 정도로 존 골딩게이의 저작은 방대했다. 신학책들 중 가장 꾸준히 소개되는 분야는 아무래도 성경 입문서일 것이다. '역사적 예수' 연구가 마커스 보그와 도미니크 크로산부터, 톰 라이트, 고든 피나 존 맥아더 등 범복음주의권 신학자들까지 매년 성경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소개하고 있다. 그중 존 골딩게이의 이 책은 군계일학이다. 가벼워 들고 다니기 편하고, 짧아 부담 없고 쉽게 읽힌다. 성경 내러티브와 역사, 다양한 장르 읽기까지 꼭 알아야 할 내용을 모두 소개했다. 성경 읽기 첫 발걸음을 떼는 독자들에게는 필수 코스!

별점: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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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만나다> / 존 골딩게이 지음 / 손승우 옮김 / 성서유니온 펴냄 / 238쪽 / 1만 2000원

평가단 인터뷰

- 스스로를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최경환 / 싫은 소리 잘 못하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설렁설렁 넘어가는 스타일이다. 당연히 디테일이 떨어진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걸 좋아한다. 아재가 되고 나서는 나이가 어린 친구들에게 신식 문물을 배우려고 노력 중이다. 이제 조금씩 글쓰기가 재미있어지려고 하는 초보 작가인데, 여전히 글쓰기는 힘들고 괴로운 작업이라는 걸 절실히 느낀다. 앞으로는 진지하고 딱딱한 글보다 진솔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내는 글쟁이가 되고 싶다.

임혜진 / 책 만드는 일을 오래해 왔고 늘 재미있게 여긴다. 읽거나 기획할 때 'why not?'이라고 스스로 질문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사춘기 아이 둘과 고전하고 있고, 최근 태국 음식 홀릭 중이다.

정다운 / 낮에는 회사에 다니고 밤에는 번역을 한다. 경직된 체계보다 열린 이야기, 속 빈 긍정보다 꽉 찬 부정, 게으른 비관보다 성실한 낙관을 지지한다. 책은 무한한 독서를 허용하지만, 엉뚱한 독서는 허용하지 않는다는 움베르토 에코의 말을 신뢰한다. 정직한 적과 정직한 친구를 모두 소중히 여긴다.

박혜은 / 책 덕후. 페미니스트. 질문하는 사람. 책과 사람 잇는 일을 재미있어 하는 사람. 사회과학을 전공했으나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운동/연구한 이력이 있으며, 현재는 그 모든 경험과 상관없이 공공 헌책방에서 헌책을 만지고 있다. 낮에는 책을 팔고 밤에는 책을 읽는 서점인.

박용희 / 책, 여행, 사람을 좋아한다. 종종 길을 잃지만, 좀처럼 포기하지 않는다.

강도영 / 책을 읽을 수밖에 없는 구조 안으로 나를 몰아넣지 않으면, 책보다는 영화를 선택하는 무비 러버.

- 어떤 기준으로 별점을 매기고 책을 평가할 생각인가.

최경환 / 고민이다. 출판사에 사랑받는 서평가가 될지, 아니면 센 캐릭터로 독자의 사랑을 받을지. 가능하면 어정쩡한 별점과 평가가 아니라 나만의 취향이 깊게 밴 매우 주관적인 평가를 할 생각이다. 나만의 신학적 기준에 따라 오로지 책이 담고 있는 사유와 논리만을 비평해 볼까 한다. 그 외 다른 요소(디자인, 번역 상태, 출판사 성향, 제본 상태 등등)는 전부 배제하겠다.

임혜진 / 미래로 나아가는 책, 넉넉하게 확장하는 책, 독서의 기쁨을 주는 책인지를 보고 싶다.

정다운 / 책과 나의 관계는 크게 넷으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직한 친구, 정직한 적, 부정직한 친구, 부정직한 적. 정직한 친구에겐 우정 어린 지지를, 정직한 적에겐 마땅한 존중을, 부정직한 친구에겐 염려를 담은 비판을, 부정직한 적에겐 마땅한 반대를 할 생각이다.

박혜은 / 기존에 듣지 못했던 이야기, 혹은 아무도 말하지 않았던 소수의 목소리를 담은 책을 유심히 들여다볼 것이다. 한국 사회와 교회에 몸담고 살며 인간과 시대에 관해 어떤 질문이든 품고 있는 이들에게 작은 실마리라도 건네는 책이라면 환영할 것.

박용희 / 책의 확장성을 중요하게 본다. 한 권의 책으로 끝나지 않고, 다양하게 엮어서 읽을 수 있는 책을 고를 생각이다.

강도영 / '책알못'의 본분에 맞게, 얼마나 쉽게 읽히고 재미있는가에 초점을 맞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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