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의 대표회장직 사퇴를 촉구하는 한기총 목사들이 '자격정지' 징계 처분을 받았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정치 행보', '이단 해제' 문제로 교계 안팎에서 비난받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전광훈 대표회장)가 집안 단속에 나섰다. 외부 일정과 건강상의 이유로 한동안 임원회에 불참한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가 돌아와, 자신에게 반기를 든 목사들을 징계했다. '주사파' 정권에 맞서야 할 때에 한기총 목사들이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엄중 경고했다.

한기총은 6월 3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회의실에서 제30-10차 회의를 진행했다. 전광훈 목사를 포함한 임원 26명이 참석했다. 한기총이 이단 해제한 변승우 목사(사랑하는교회)도 모습을 드러냈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는 3시간 30분 동안 열렸다. 대부분 전광훈 목사가 발언을 했다. 회의 중간중간 고성이 나오는 등 소란스러운 모습도 연출됐다.

전광훈 목사는 최근 결성된 '한기총정상화를위한임원및회원교단장비상대책위원회'(한기총비대위)를 콕 집어 지적했다. 공동회장·공동부회장 등 15명이 참여하는 한기총비대위는 5월 말부터 전광훈 목사의 대표회장직 사퇴를 촉구해 오고 있다. 전 목사가 한기총을 극단적인 정치집단으로 만들면서, 한기총을 어지럽히고 있다는 것이다.

한기총비대위는 6월 3일 성명에서 "한기총은 하나님을 믿는 회원 교단과 단체로 구성된 연합 기관이지, 정치를 위해 모인 정치집단이 아니다. 전광훈 목사는 더 이상 한기총을 혼란스럽게 하지 말고 대표회장직을 사퇴하라"고 했다.

전광훈 목사는 한기총비대위를 향해 "정신이 나갔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전 목사는 "대한민국은 주사파 정부가 다 먹었다. 유일하게 한국교회 하나 남았다. 대한민국을 주사파한테 내줄 수 없는데, 한기총 목사들 중에서 그쪽 편을 드는 사람들이 있다. 정신들이 나갔다"고 했다.

한기총은 그 어느 때보다 위기라고 했다. 좌파 정부가 한기총을 압박하고 있고, '한기총 해체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전광훈 목사는 "이런 와중에 MBC에 제보하고, 대표회장 그만두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대체 누구 편인가. 한기총을 폄훼하는 정도가 아니라 세상 앞에 개망신 주려 한다"고 했다. 전 목사는 징계 대상자에 해당하는 한기총비대위 소속 5명의 이름을 언급했다.

전광훈 목사는 5명의 목사가 '음주 및 횡령' 행위에 연루돼 있다며 '자격정지'에 해당한다고 했다. 전 목사는 "한기총을 해산하려는 어둠의 세력이 이 건을 가지고 공격할 수 있다.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 피해 있으라"고 했다. 조용히 징계안을 인정하라는 전 목사의 말에 해당 목사들은 반발했지만, 전 목사는 '자격정지'를 그대로 밀어붙여 가결시켰다.

3시간 반 동안 회의를 주재한 전광훈 목사의 얼굴은 지친 듯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고, 입술도 말라 있었다. 회의 도중 설전을 벌인 이들을 직접 찾아가 웃으며 나무라기도 했다.

한기총은 한국교회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미국 대통령과 국회에 서한을 보내기로 결의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한기총은 이날 동성애, 이슬람, 차별금지법 반대를 위한 1000만 반대 서명운동을 받기로 결의했다. 전광훈 목사는 "국가가 망할 수도 있다. 1200만 성도의 서명운동으로 막아 내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한국교회를 탄압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공화당·민주당에 서한을 보내기로 결의했다. 전 목사는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을 주사파 개념으로 정복하려 한다. 눈엣가시에 해당하는 한국교회를 죽이려 하고 있다. 언론, 시민단체가 전방위적으로 한국교회를 탄압하고 있다. (서한을 보내) 이 사실을 미국 대통령과 의회에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