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이 시작된 날 - 십자가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다> / 톰 라이트 지음 / 이지혜 옮김 / 비아토르 펴냄 / 606쪽 / 2만 3000원

[뉴스앤조이-김은석 사역기획국장] 역사적 예수와 바울신학 분야에서 세계 신학계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신학자 톰 라이트의 2016년작이 번역 출간됐다. 부제 '십자가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다'가 말하듯, 이 책에서 그는 그리스도교를 대변하는 가장 강력한 상징인 십자가를 화두로 꺼내 든다. 자신이 정통한 분야인 초기 그리스도교 역사를 비롯해 성경에 기록된 이스라엘의 거대한 서사와 바울서신 내용을 토대로 오늘날 속죄 개념에 갇혀 있는 예수의 십자가 사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606쪽 분량으로 찬찬히 짚어 간다. 부록 '스터디 가이드'에 각 장의 내용을 되돌아보며 생각을 곰삭힐 질문들을 배치했다.

"나사렛 예수가 로마 군대의 손에 끔찍한 십자가형을 당해 죽었을 때, 아무도 그를 영웅으로 여기지 않았다. 시신을 서둘러 동굴로 옮기면서 그의 죽음을 화려한 승리요 영웅의 순교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어느 모로 보나, 오합지졸을 이끌던 예수의 운동은 이제 끝났다. 변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또 하나의 젊은 지도자가 잔혹하게 처단되었을 뿐. 그것은 로마의 장기였다. 카이사르가 왕위에 있었고, 여느 때처럼 죽음은 완전한 끝을 의미했다. 하지만 이 경우는 달랐다. 예수를 따르는 이들은 그 직후에 일어난 일에 비추어 그날을 돌아보면서, 그의 죽음이 혁명에 불을 댕겼다는 말도 안 되는 충격적이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내놓았다. 그날 오후의 사건이 세상을 바꿔 놓았다고. 그 어둑어둑한 금요일 저녁 6시, 세상은 전혀 다른 곳으로 변했다고 말이다." (1장 '서론' - '아주 중요한 스캔들: 왜 십자가인가?', 13쪽)

"십자가는 기독교의 메시지, 기독교의 이야기, 기독교의 삶과 사명의 핵심이다. 세월이 흘러도 십자가의 혁명적이고 변혁적인 능력은 그대로다. 십자가는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이상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그다음에는 하나님과 예수님의 개인적 이야기에 좀 더 초점을 맞추는 하나님과 창조 세계의 큰 이야기가 끔찍하면서도 생명을 주는 명료성을 얻는 곳이다. 나사렛 예수의 십자가형은 많은 사람을 대신하여 한 사람이, 역사의 모든 순간을 대신하여 한 순간에 일어난 일회성 사건이었다. 이를 통해 죄를 용서받고, 권세들이 힘을 잃었고, 인류는 구속되어 예배자와 청지기의 자리를 회복하고 메시아 안에서 하나님의 강력한 승리를 찬양하고 성령의 능력을 얻어 세상에서 하나님나라를 드러냈다.

그렇다면 우리를 위한 메시지는 분명하다. 진노한 율법주의자 하나님과 '행위 계약'은 잊어버려라. 서로 배치되는 다양한 '구속 이론'은 잊어버리고 '소명 언약'을 받아들여라. 아니, 창조주가 당신을 진정한 인간성으로 부르실 때, 당신을 불러 그분의 형상을 닮게 하실 때 그 언약의 품에 안겨라. 사랑의 힘이 권력에 대한 사랑을 이겼을 때 영 단번에 일어난 혁명을 기념하라. 그리고 그 동일한 사랑의 능력 가운데, 지금 여기서 그 혁명에 가담하라." (4장 '계속되는 혁명' - '권세들과 사랑의 힘', 5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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