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성 총회 재판위원회는 최명우 목사의 교회성장학 박사 학위를 가짜라고 판단했다. 최 목사는 자신도 속았다며 억울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부총회장 최명우 목사(순복음강남교회)는 2016년 2월, 일본신학교(JAPAN THEOLOGICAL SEMINARY)와 미국 뉴커버넌트대학(NEW COVENANT UNIVERSITY)이 공동 수여하는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홍보했다. 교회성장학 논문으로 학위를 받은 최 목사는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요, (조용기) 원로목사님의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박사 학위를 받은 지 얼마 안 돼 교회 안에서 학위가 가짜라는 주장이 나왔다. 몇몇 교인은 의혹을 제기하며 최 목사를 학위 사칭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2017년 6월, 증거자료를 확보하기 전까지 기소를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박사 학위 문제는 기하성 총회 재판위원회(김은수 위원장)에도 접수됐다. 이 재판 결과가 3년 만에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기하성 총회 재판위원회는 5월 20일 68차 정기총회에서 재판 결과를 총회 자료집에 공개했다. 자료집을 보면, 재판위원회는 올해 3월 26일 최 목사의 박사 학위 진위 문제를 다뤘다. 재판위원회는 공동 학위를 수여한 뉴커버넌트대학에 일본신학교와 박사 학위를 공동으로 수여하는지 질의했다. 뉴커버넌트대학은 일본신학교나 최명우 목사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회신했다.

박사 학위가 가짜라고 판단한 재판위원회는 최명우 목사에게 업무 정지 3년 및 근신 3년을 판결했다. 목회 위기를 맞은 최명우 목사는 재심을 청구했다. 재판위원회는 4월 30일 재심을 개시했다. 결과는 '무죄'. 한 달 만에 손바닥 뒤집듯 결과가 바뀐 이유가 무엇인지 재판위원장 김은수 목사에게 직접 물었다.

김은수 목사는 5월 20일 기자와 만나, 최명우 목사가 받은 박사 학위는 가짜가 맞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뉴커버넌트대학에 문의했는데, 일본신학교와 MOU를 맺지 않았다는 회신이 왔다. MOU를 맺지 않았으니 학위가 가짜인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심에서 최명우 목사는 자신도 속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했다. 김 목사는 "최 목사가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 억울하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일본신학교 김남식 학장과 친해서 그 사람 말만 믿고 학위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 일로 최 목사가 김남식 목사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까지 했다"고 말했다.

총신대 교수를 지낸 김남식 목사는 최명우 목사의 멘토로 알려져 있다. 김은수 목사는 "김남식 목사도 총회 재판에 출석해 자신이 거짓말했다고 증언까지 했다. '벌도 받겠다'고 하더라. 재판위원회는 김남식 목사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최 목사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앞으로 이런 일 없도록 주의하라고 권면했다"고 말했다.

최명우 목사와 순복음강남교회 측은 가짜 박사 학위를 주장하는 이들을 음해 세력으로 규정해 왔다. 문제를 제기한 장로·집사를 출교하기도 했다. 기자는 최명우 목사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를 걸고 문자도 남겼지만, 그는 응답하지 않았다.

최 목사를 대변해 온 교회 측 한 장로는 "재판을 받을 때 김남식 목사가 (최명우 목사의) 박사 학위 진위를 입증하지 못한 건 사실이다. 재판은 끝났지만, 김남식 목사가 최 목사의 명예 회복을 위해 뛰어다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명우 목사의 박사 학위 의혹을 제기해 온 교인들은 늦게라도 진실이 밝혀져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 교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이라도 최명우 목사가 자복하기를 바란다. 본인도 속았다고 해서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니다. 지난 3년간 교인들을 기만한 것에 대한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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