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로 사는 이유> / 에버하르트 아놀드 지음 / 김순현 옮김 / 비아토르 펴냄 / 172쪽 / 1만 원

[뉴스앤조이-김은석 사역기획국장] 1920년 브루더호프 공동체를 설립한 에버하르트 아놀드(Eberthard Arnold, 1883~1935)가 1925년 '고백'이라는 제목으로 잡지 <치커리>에 발표한 글의 세 번째 한국어판. 이전 책들과 달리 독일어 원문을 한글로 옮겼다. 11편의 짧은 글 안에 저자가 체험적·신학적으로 깨달은 공동체 생활의 본질과 원리를 담았다. 후반부에는 본문에 육박하는 분량이 할애된 해설 두 편이 실렸다. 해설을 통해 가톨릭 영성가로 유명한 토머스 머튼(Thomas Merton, 1915~1968)의 공동체론도 접할 수 있다. 2장 '에버하르트 아놀드의 생애'에서는 브루더호프가 설립되기까지의 여정을 엿볼 수 있다.

"모든 혁명, 모든 이상주의 운동, 모든 생활 개혁 운동을 접하면서 우리는 늘 다시금 다음의 사실을 깨닫게 된다. 말하자면 선에 대한 믿음, 공동체를 이루려는 의지는 한 가지를 통해서만 살아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행동의 확실한 본보기와 진실한 말, 이 둘 - 행동과 말 - 을 하나님 안에서 일치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단 하나의 무기만 가지고 오늘날의 타락한 상황에 맞선다. 이 성령의 무기는 사랑의 공동체가 하는 건설적 수고이다." (3장 '공동체로 사는 이유', 63쪽)

"하나님은 그리스도 안에서 공동체를 세우고 싶어 하십니다. 그리고 우리의 소임 - 우리의 커다란 책무 가운데 하나 - 은 할 수 있는 한 공동체를 세우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공동체는 진정한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가급적 우리의 서약을 받은 우리 공동체의 객관적 우선권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와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에 대한 의무를 우선적으로 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객관적인 의무의 관점에서 보면 어느 정도 결혼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유일한 의무는 아닙니다. 우리는 곧잘 우리가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들만을 우리의 이웃으로 여기곤 하는데, 이는 사랑해야 할 사람들이 더 있음을 알지 못해서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도 사랑해야 합니다. 공동체는 우리 자신의 공동체 너머로 확장되어야 합니다." (4장 "'공동체로 사는 이유'에 대한 두 편의 해설", 1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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