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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신대생들, 세습 반대 운동 다시 시작 "끝까지 저항"
"총회는 헌법 수호, 명성교회는 세습 철회하라"…교단 소속 7개 신학교 연서명 중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9.05.16 08:59

장신대 학생들이 세습 반대 집회를 다시 시작했다. 이들은 명성교회 세습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저항하자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장로회신학대학교(장신대·임성빈 총장) 학생들이 명성교회 세습 사태가 표류하는 현 상황을 두고 볼 수 없다며 다시 행동을 시작했다. 올해 3월과 4월, 각각 림형석 총회장과 김태영 부총회장이 학교를 찾았을 때 항의 피켓 시위를 진행한 것에 이어, 5월 15일에는 '2019 교회 세습 End Game'이라는 주제로 학교 미스바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엔드 게임'이라는 주제처럼,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세습에 반대 목소리를 내자는 발언들이 나왔다. 명성교회 출신 여태윤 씨(신대원 1학년)는 세습 사태 이후 명성교회를 떠났지만, 돌아보니 남아서 싸워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싸움이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끝나지 않을 때, 적지 않은 사람이 교단을 떠날 거라고 생각한다. 나만 해도 세습이 용인되는 순간이 오면 떠날 생각을 했다. 그러나 다시 생각했다. 끝까지 남아서 10년, 20년 후에라도 정상화해야 한다"고 했다.

송소미 씨(신대원 2학년)는 "우리 교단에 지연된 정의가 존재한다는 것을 아파해야 한다. 우리 관심이 멀어지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고 깨어 함께 목소리를 내자"고 외쳤다. 김서영 씨(학부 2학년)는 "우리가 지연된 정의는 불의라고 외쳐도 저들은 코웃음 치고 있다"며 "그들이 주의 법을 폐하였사오니 지금은 여호와께서 일하실 때니이다"는 시편 119편 말씀을 인용해 하나님의 도움을 바랐다.

이치만 교수는 한국교회가 '가문 이기주의'로 가면 결국 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종교개혁 정신을 받들어 세습의 고리를 끊고 대의 민주주의 정신을 실현하자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설교를 맡은 이치만 교수(역사신학)는 명성교회 세습과 조선을 망하게 한 '가문 이기주의'를 비교했다. 1907년 대한제국 군대해산에 반발해 전국에서 모인 13도 창의군 이야기를 꺼냈다. 전국 13도에서 일본군보다 두 배가 넘는 의용군이 모였지만, 출격 전날 밤 총대장 이인영은 부친상을 당했다며 삼년상을 치르러 고향으로 돌아가 버린다. 13도 창의군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결국 조선은 1910년 국권을 빼앗긴다.

이치만 교수는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 것은 조선을 지탱한 '충효'의 가치 중, 충이 무너지면서 효만 강조하는 사회로 변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가문 이기주의'가 등장했다는 것이다.

"가문 이기주의는 개인 이기주의보다 훨씬 교묘하다. 나를 위한 게 아니라 내 아버지, 내 새끼를 위해 하는 거라는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사사기에 나온 것처럼 자기 밥그릇 챙기기 위해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만 행동하는 것이다. 그 결과 조선이 어떻게 됐나. 멸망했다."

이치만 교수는 "복음이란, 가족 아닌 이들을 형제자매로 부르고 가족으로 대하는 것이다. 가족 아닌 사람을 가족으로 대하는 모습 때문에, 불과 150년 만에 한국 사회에 기독교가 깊이 들어올 수 있었다. 하나님은 누군가. 자기 아들을 챙기지 않고 우리에게 주신 분이다. 자기를 내어 준 사랑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장로교는 '모든 권력은 세습하지 아니한다'는 것을 처음 실현한 교회다. 세습의 고리를 끊고 대의 민주주의를 도입한 것이 우리 장로교 아닌가. 우리는 '세습은 안 된다. 가문 이기주의를 거부한다'고 준엄하게 외쳐야 한다"고 말했다.

장신대생들은 명성교회 세습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전국 총회 산하 신학교들과 함께 발표했다. 5월 24일에는 학교에서 명성교회까지 걸으며 기도하는 행사를 연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이날 참석자들은 △총회 임원회는 불의를 묵인하지 말고 103회기 총회 결의 사항을 신속히 이행하라 △총회재판국은 재심을 더 미루지 말고 헌법을 분명히 수호하라 △명성교회는 노회를 파괴하는 일과 교인들에게 상처 주는 일을 멈추고 불법 세습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또 "우리 신학생들은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믿으며, 하나의 거룩하고 사도적이고 보편적인 교회를 믿는다. 따라서 우리는 교회와 사회에서 일어나는 불의를 묵인하지 않고,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바로 설 때까지 행동할 것을 선언한다"고 발표했다.

이 내용이 담긴 성명서는 '명성교회세습반대를위한신학생연대' 이름으로 발표됐다. 성명서를 바탕으로 장신대를 포함해 전국 예장통합 총회 산하 7개 신학교가 공동 연서명을 받고 있다. 서명 시작 날 330여 명이 동참했다. 학생들은 최대한 서명을 많이 받아 이를 총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장신대생들은 5월 24일에는 '걷기도회'를 열어, 장신대에서 한강을 건너 명성교회까지 약 5km 구간을 걸으며 기도하는 행사를 열 예정이다. 안인웅 씨(신대원 1학년)는 "학교에서 주기철 목사님이 신사참배라는 불의에 끝까지 맞섰다고 배웠다. 세습을 반대하는 신학생과 교수를 교회 분열 세력, 불의 세력으로 매도하는 이들에게, 세습을 묵인하지 않는다는 것을 끊임없이 보여 주자"며 적극적인 참여를 바랐다.

"우리는 사도로부터 이어 온 하나의 거룩하고 보편적인 교회를 믿습니다"

김하나 목사는 명성교회에서 개최된 총회에서 세습방지법이 가결되자, "총회의 결의는 시대의 요구이기에 어떤 변칙이나 술수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김삼환 목사도 청빙위원회에게 "한국교회의 본이 되고 귀감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 주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2017년 11월 12일, 우리는 아버지 김삼환 목사로부터 아들 김하나 목사에게 담임목사 자리가 세습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시대의 요구를 거슬렀고 변칙과 술수를 행했으며, 한국교회에 본이 되고 귀감이 되길 포기했습니다.

예수를 따른다는 것은 서로의 삶을 가르는 경계와 벽을 허무는 것입니다. 예수를 따른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끝까지 내어 주신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지는 것입니다. 예수를 따른다는 것은 다른 이들의 기쁨과 아픔을 누구보다 민감하게 돌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명성교회는 예수 따름을 거절하고, 세속적 욕망을 좇았습니다. 교회와 세상을 향해 굳건한 벽을 세우고, 눈물로 기도하는 성도들을 내쳤습니다. 세습을 철회하는 것이 명성교회와 한국교회가 사는 길이라고 많은 이들이 외쳐 왔습니다. 하지만, 명성교회는 귀를 닫고 교회 세습을 더욱더 굳세게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도로부터 이어 온 교회의 머리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믿습니다. 우리는 하나의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그 길을 함께 걷는 것임을 믿습니다. 우리는 거룩한 교회는 세속적인 욕망을 버리고 예수의 자기 부인을 결연히 붙드는 것임을 믿습니다. 우리는 보편적인 교회는 세상과 교회의 경계를 허물고 예수의 정신을 굳게 세우는 것임을 믿습니다. 우리는 다시, 사도로부터 이어 온, 하나의, 거룩하고, 보편적인 교회를 믿습니다. 그리고 교회를 믿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명성교회의 세습 철회를 간곡히 촉구합니다.

명성교회를 향해 간절하게 호소합니다. 교회의 머리가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믿는다면 세습을 철회하십시오. 총회 임원회를 향해 부르짖습니다. 교회가 가야 할 길이 예수의 길임을 믿는다면 교회 세습 문제를 바로잡으십시오. 총회 재판국을 향해 외칩니다. 교회가 좇아야 할 뜻이 거룩임을 믿는다면 공정한 재판을 통해 거룩한 교회를 온 누리에 세우십시오. 교회를 대표하는 총대들과 노회들을 향해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교회가 붙들어야 할 것이 공의와 정의임을 믿는다면, 이번 총회를 통해 예수를 주로 삼는 세습금지법의 정신이 바로 서도록 하십시오. 우리는 앞으로도 이 자리에서 세습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고 외칠 것입니다. 우리는 영원히, 사도로부터 이어 온, 하나의, 거룩하고, 보편적인 교회를 믿기 때문입니다.


2019년 5월 14일
명성교회세습반대를위한신학생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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