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찬양 사역 단체를 표방하는 주빌리월드코리아(주빌리)는 장재형이 세운 세계올리벳성회(WOA) 멤버 단체다. 이곳에 보컬로 들어갔다가 행정간사 일도 했던 청년 ㄱ은 2016~2017년 활동하면서, 당시 주빌리 대표이자 장재형이 세운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복(예장합복·장시환 총회장) 소속 목회자 황 아무개 대표에게 '42년 사역'과 '새 이스라엘' 등 종말론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황 전 대표와 ㄱ의 대화 녹음 파일을 듣고 이상함을 느낀 멤버들은 단체를 모두 빠져나왔다.

<뉴스앤조이>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한 황 전 대표에게 입장을 들으려고 5월 14일 오후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황 전 대표와의 통화는 쉽지 않았다. "브리드미디어입니다"라며 전화를 받은 그는, 기자가 신분을 밝히자 대뜸 "죄송합니다"라며 전화를 끊어 버렸다.

다시 전화를 걸어 "용건을 말하지도 않았는데 왜 전화를 끊느냐"고 물었더니, 황 전 대표는 "운전 중이고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용건이 뭐냐"고 말했다. 2017년 주빌리 멤버들이 단체로 떠난 것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했다고 말하자, 그는 "네, 알겠습니다" 하고 또다시 전화를 끊었다.

이후 전화를 다시 주겠다던 황 전 대표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고 <뉴스앤조이>가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았다. 취재에 응할 의사가 없다고 판단하고 14일 밤 10시까지 회신하지 않으면 기사를 내겠다고 메시지를 남기자, 그제야 전화가 왔다. <뉴스앤조이>는 ㄱ 등 주빌리에서 나온 이들이 황 전 대표에게 들었다는 종말론과 42년 해석, 주빌리에서의 업무 등을 물어봤다.

"주빌리 멤버들 나간 건 오해 때문
장재형은 재림주 아냐
42년 해석은 42년간 열심히 하자는 뜻"

주빌리는 문화 선교 단체를 표방하고 있다. 하는 일은 주로 찬양 사역이다. 보컬이나 악기 반주자를 모집해 정기 집회, 앨범 제작 등의 활동을 한다. 주빌리 홈페이지 갈무리

- 주빌리 전 멤버들이 '42년', '새 이스라엘' 이야기와 장재형 재림주 의혹 때문에 모두 나갔다고 하던데 정확하게 어떻게 된 일인가.

멤버들이 2017년에 나간 것은 맞다. 정확히 무엇을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인터넷에 있는 여러 기사에서 좋지 않은 내용을 보고, 그 기사가 더 맞는 것 같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나는 멤버들과 디테일하게 얘기하기 원했지만 일부 멤버는 대화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나는 멤버들이 오해가 있기 때문에 나갔다고 생각한다.

장재형 목사님을 재림주로 몰아가는 느낌이 있더라. 그런 기사를 보면, 실제로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의혹을 품거나 오해할 수 있다. 멤버들에게 "장재형 목사님이 재림주라는 말이 있더라. 나는 그렇게 들어 본 적도 없고 그렇게 배운 적도 없다"고 했다.

- 황 전 대표가 주빌리 한 멤버에게 42년이 지나면 새 이스라엘이 온다거나, 14만 4000을 이루게 된다고 말했다는 증언이 있는데.

나는 그런 얘기를 한 적 없다. 42년이 지나 2035년이 되면 새 이스라엘이 온다고? 내가 그렇게 말한 증거가 있다면, 그 사람에게 가져오라고 해야 한다.

- 어쨌든 내부적으로 장재형이 사역을 시작했다는 1992년부터 14년씩 '싹-이삭-열매' 단계로 구분된 '42년' 이야기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고, 1992년부터 42년이 지나면 2035년이 되는 것도 사실 아닌가. 그럼 42년은 무엇이고 새 이스라엘은 무엇이기에 멤버들이 오해했다고 생각한 건가.

그건 우리 공동체의 해석이다. 우리만 42년을 완수하고 하나님나라를 만들자는 게 아니라, 42년간 열심히 가자는 것이다. 우리 공동체만 하나님나라에 갈 수 있다고 이야기한 적도 없고, 그렇게 들은 적도 없다.

42년을 '싹-이삭-열매'의 세 단계로 나눠서 해석한다고 나도 들었다. 그러나 42년이 끝나면 지구 종말이 오고, 우리 교회만이 14만 4000 안에 든다고 하는 것은 들은 적이 없다. 42년이 지나고 나서 이 땅 가운데 하나님나라가 수많은 사람에게 전해지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새 이스라엘은, 원래 이스라엘 백성과 비교해 볼 때 우리 개신교를 새 이스라엘이라고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새 이스라엘이라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성경에 나오듯이 "여자와 더불어 더럽히지 아니하고 순결한 자"(요한계시록 13장) 같은 몇 가지 종류가 있다. 그것이 우리 교회 사람일 수도 있고, 사랑의교회나 온누리교회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발버둥 치며 가자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나도 교회에서 들은 얘기다. 누가 그랬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42년은 우리 신앙의 여정이다. 목표를 세우고 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얘기를 주빌리 멤버들에게 강의하거나 설명한 적도 없다. 한 명이 내게 "42년 지나면 공동체만의 하나님나라를 만들 수 있고 선택받은 14만 4000이 되는 거냐"는 뉘앙스로 물어보더라. 그런 것이 아니다.

일본인 탈퇴자가 쓴 노트에는 장재형 유관 단체들이 3개 층(경제-문화·선교 사역)으로 분류돼 있다. 이 가운데 문화 사역(2층)에 주빌리와 CT(<크리스천투데이>)가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 공동체라고 하는 게 새안교회(예장합복 장시환 총회장 시무)나 세계올리벳성회(WOA)를 말하는 건가.

작게 보면 새안교회고, 크게 보면 리폼드 처치(개혁 교회)를 말하는 거다. WOA가 그런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이건 내 신앙에서 봤을 때 그렇다는 것이다. 자세한 건 새안교회나 교단 목사들에게 물어봐야 할 부분이다.

- 지금 하는 말들은 일본이나 한국 탈퇴자들이 한 말과 비슷한 것 아닌가. 그 사람들도 종말이 '지구 종말'을 말하는 게 아니라, 괴로움과 죄가 없는 세계가 오고 장재형이 정화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라고 배웠다고 했다.

신천지처럼 우리만 14만 4000이 되어서 공중으로 올라간다는 등의 내용과는 상관이 없다. 우리는 42년의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복음을 전하면서 가는 것이다. '우리 교회만 된다'는 말은 아니라는 거다. 이 부분이 그들과의 차이다.

- 쉽게 말하면 공동체에서 견신을 받지 않아도 가능하다는 건가.

왜 안 되겠나. 누구나 될 수 있다. 끝까지 견디고 예수를 따르는 변절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거다. 지금 질문이 마치 너희 교회만 선민처럼 구원받는 거라고 믿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물어보는 것 같다.

- 굳이 견신을 받지 않아도 누구나 14만 4000이 될 수 있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숨길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42년 얘기는 누구에게나 충분히 공유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주빌리 멤버들에게 그 얘기를 할 이유는 없다. 그 사람들은 음악하고 싶어 온 사람들이다. 그들이 우리 교회 사람도 아닌데, 왜 얘기하겠나.

- 복음에 대한 이야기는 누구나 접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지금 42년에 대한 얘기는 황 전 대표가 견신을 권유했다는 ㄱ만 들은 셈인데, 열심히 하려는 사람에게만 고급 정보를 알려 주는 것으로 보인다.

모두에게 얘기할 수 있겠지만, 상황에 따라 다른 것 아닌가. 굳이 감추는 것도 아니지만 대놓고 그걸 강조하는 것도 웃기다. 어느 단체든 리더십이라는 게 있고 멤버십이라는 게 있지 않나. 회사에서 간부들은 간부들끼리 하는 말이 있는 거다. 회원들에게 간부들 하는 얘기를 다 하나. 얘기를 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는 거다. 그것보다 더 핵심은 구원 아닌가. 그래서 멤버들에게 그것을 더 많이 강조했다. 잘못된 게 있나.

비밀 사이트 존재는 '시인'
"장재형 지시받는 곳은 아냐"
장재형 설교는 왜 비공개인가 질문에
"시스템 만든 사람에게 물어보라"

- 황 전 대표가 부산에 있을 때, 장재형이 서울로 올라가 주빌리를 맡으라고 해서 3주 만에 정리하고 올라왔다고 하던데 무슨 말인가.

지시는 아니고, 주빌리 본부에서 서울로 가라고 요청해 온 것이다. 지시라는 건 상명하달이지 않나. 나는 하나님이 나를 부른다는 사명을 받았다고 해석해서 올라온 것이다. 우리가 무슨 공산당도 아니고, 내가 스스로 선택한 거다.

- 장재형도 직접 얘기했다고 하지 않았나.

그렇다. 왜냐면 장 목사님도… 나는 그렇게 원하신다고 들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주빌리 사역자 회의에서 요청을 받은 거다.

- 장재형에게 직접 들은 게 아니라는 건가.

주빌리 본부의 다른 사람 통해서 들었다. 장 목사님에게 전화 온 게 아니다.

- 이동준 씨도 과거에 장재형이 지시를 내리는 비밀 사이트가 있다고 했는데.

지시가 아니라 리더들끼리 회의를 하는 거다.

- 그곳에 장재형 설교도 올라간다고 들었다. 황 전 대표도 주일예배 새안교회에 출석하는 것과 별개로 장재형 설교를 듣나.

듣고 있다.

- 왜 견신 지체들만 폐쇄적으로 듣는 건가. 좋은 설교라면 모두가 들을 수 있게 공개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건 나에게 물어볼 게 아니다. 시스템을 그렇게 만든 사람에게 물어보라.

여러 계정 돌려 가며 '좋아요'와 '공유'
"초반에 하다 곧 그만뒀다"

- 주빌리 대표로 있을 때 활동에 대해서도 몇 가지 궁금하다. 먼저, 당시 멤버들이 주빌리 계정의 좋아요나 공유 수를 늘리는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기독교 문화 사역팀이라면 당연히 SNS 업무는 해야 하는 것 아닌가.

- 계정 여러 개를 번갈아 가며 로그인해서 늘리는 건 윤리적으로 문제 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초반에 조금 그렇게 하다가 그만뒀다.

- 길음동 주빌리센터 명의는 원래 주빌리코리아였다가 2015년 성누가의료재단으로 명의가 넘어갔다. 황 전 대표가 성누가의료재단 이사로 등재돼 있던데 어떤 관계인가.

주빌리가 성누가의료재단에 건물을 기증한 거다.

-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종교 용지 건물이면 일반적으로 예배당으로 쓰지 않나.

회의를 해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단체 간 인연이 있어서 그런 것이다. 성누가회는 의료 선교하는 곳이고 의사 분들이 고생해서 선교하겠다고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왜 예배당으로 쓰지 않느냐는 부분은 내가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 건물 기증 당시 대표였는데도 잘 모르는 건가.

잘 모른다는 게 아니라 서로 협의해서 결정한 것이란 뜻이다. 예배당으로 쓰지 않기로 결정한 건 우리 방향성이라고밖에 말씀드릴 수 없겠다.

주빌리는 2013년 경매로 나온 길음동 한 예배당을 2013년 16억 원에 낙찰받았다. 이 건물은 2016년 '성누가의료재단'에 증여됐다. 현재 예배당으로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황 전 대표는 자세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카카오 로드뷰 갈무리

1시간 정도 대화를 나누다, 황 전 대표는 "나도 하나 물어볼 게 있다"며 역으로 질문을 던졌다. 대뜸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그분만이 구세주인 걸 믿느냐"고 물었다. "김일성 찬양한 적이 있거나 주체사상과 연관이 있느냐"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당연히 예수를 믿고 김일성이나 주체사상은 추종한 적도 없는데 무슨 근거로 질문을 던지냐고 되물었다. 그는 "<크리스천투데이> 기사를 봤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는 마지막으로 "장재형 목사 지시로 내가 움직였다는 뉘앙스로 기사가 나오는 건가"라고 물었다. ㄱ에게 담임목사님(장재형) 지시로 움직였다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하자, "그때 (ㄱ에게) 말했던 표현이 정확히 생각나지는 않을 것 아닌가. 실제로는 내가 선택한 것이다. 지시를 따랐다는 게 아니다. 부디 한쪽으로 치우쳐서 안 좋은 내용의 기사를 쓰지는 말아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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