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인권센터(박승렬 소장)가 2019년 부활절 연합 예배에서 발표된 '부활절 선언문'을 비판했다. 70개 교단이 참여한 4월 21일 부활절 연합 예배에서 발표된 낙태죄, 차별금지법 제정, 이슬람 우대 정책 등에 반대하는 선언문을 겨냥한 것이다.

교회협 인권센터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는 차별과 배제가 없다며 부활절 선언문의 반인권적 요소를 철회하라고 했다. 인권센터는 4월 23일 성명에서 "차별금지법은 제정돼야 한다. 부활하신 주님은 사람을 차별하거나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다.

낙태죄를 반대하기 전에 여성들이 사회에서 어떤 불평등을 겪었는지 살펴야 한다고 했다. 인권센터는 "교회는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여성의 자기 결정권, 생명권, 건강권 등을 먼저 살피며 서로 배려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무분별한 이슬람 우대 정책 '반대'는 종교 간 반목과 갈등을 불러온다고 지적했다. 인권센터는 "교회는 소외된 이들을 조건 없이 수용하고, 이웃 종교의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 교회가 먼저 종교 간 화합을 위해 더욱 힘써 일해야 한다"고 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는 차별과 배제가 없습니다. 
- '2019 한국교회 부활절 선언문' 반인권적 요소의 철회를 촉구하며 -

부활의 기쁨과 소망이 모든 사람들과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모든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위해 기도해 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는,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 예배(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발표한 '2019 한국교회 부활절 선언문'(2019 선언문)의 반인권적 내용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힙니다.

1. 차별금지법은 제정되어야 합니다.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만민의 주님이십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사람을 차별하거나 배제하지 않으시며, 우리가 사는 세상의 낡은 질서를 정화하시는 분입니다. 교회가 차별과 배제의 길을 택한다면 그것은 그리스도의 몸이기를 거부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모든 이들의 존엄과 인권을 보호하고 존중하는 것이 바로 교회의 첫 번째 소명입니다. 교회는 특정한 사람들과의 소통을 단절하고 차단할 것이 아니라 십자가에서 수난당하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사랑과 환대로 안내하는 공동체로 거듭나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2019 선언문'은 우리 사회의 평등이 아닌 차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시정을 촉구합니다.

2. 교회는 소외된 이들을 조건 없이 수용하고, 이웃 종교의 문화를 존중해야 합니다.

교회와 신앙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나누며 이 땅에 평화의 세상을 실현해 나갈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민족과 지형 그리고 신념을 지녔다 하여도 서로 협력하며 보다 더 따뜻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이루어 가는 것이 종교인들이 추구하는 소중한 가치입니다. 우리가 함께 남과 북의 화해와 평화를 위하여,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많은 부조리를 바로잡는 일을 위하여, 예멘과 이집트에서 온 난민과 같은 사회적 약자의 권리와 인권 증진을 위하여 일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하지만 '2019 선언문'에 명시된 '무분별한 이슬람 우대 정책 반대'는 종교간 반목과 갈등을 불러일으킬 뿐 입니다. 이에 매우 깊은 유감을 표하며, 교회가 먼저 종교간 화합을 위해 더욱 힘써 일할 것을 촉구합니다.

3. 낙태죄 폐지는 여성의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합니다.

헌법재판소는 낙태 전면 금지가 헌법에 불합치하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지금까지 한국 사회는 낙태에 대한 모든 법적, 도의적 책임을 여성들에게만 떠넘겨 왔습니다. 국가와 남성에 대한 어떤 책임도 묻지 않은 채 오랜 시간을 지나왔습니다. 낙태죄 반대를 주장하기 이전에 우리 사회에 어떤 불평등이 있어 왔는지, 이 현실을 바로잡아 나가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먼저 살펴야 합니다. 교회는 그동안 남성 중심의 위계질서 안에서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 온 지난 모습을 돌아보고, 여성의 관점에서 이 사안을 다시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그러나 '2019 선언문'은 낙태 반대를 주장하였습니다. 이는 곧 과거의 잘못을 고수하려는 것뿐입니다. 여성의 관점에서 먼저 바라보고,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를 바랍니다. 이제 교회는 '좀 더 나은 대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여성의 자기 결정권, 생명권 그리고 건강권 등을 먼저 살피며, 서로 배려하는 일부터 시작할 것을 촉구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만민을 사랑하시어서 차별하지 않으시고 환대하시는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전하셨습니다. 우리는 '2019 선언문'에 명시된 반인권적 요소들이 철회되어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주님의 사랑이 우리 모두에게 속히 이뤄지기를 소망합니다.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온 세상에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2019년 4월 23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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