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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교회 기사 못 내는 CBS, 내부서도 "교계 저널리즘 포기할 건가" 비판
CBS노조 "감사실에 자문하느라 기사 안 나와…데스크 무능함 인정하는 것"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9.04.16 11:41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CBS(한용길 사장)가 아무 이유 없이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의 숭실대학교 학력 의혹 기사 2건을 삭제한 지 1달이 다 되어 가고 있다. 문제가 불거진 후 CBS는 TV편성위원회를 열어 조속한 시기에 사랑의교회 관련 기사를 다시 내보내겠다고 했지만, 합의 후 3주가 지나도록 기사는 나오지 않고 있다.

TV편성위원회 합의 이후, CBS는 오정현 목사의 숭실대 학적부와 성적표에서 석연치 않은 점들을 정리하는 등 취재를 보강했다. 그러나 데스크를 맡은 조 아무개 부장은 해당 기자에게 사랑의교회의 소송이 예상된다며 계속해서 기사를 보강하라고 지시하고 있다. 이것이 벌써 3주째다.

합의 사항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자, 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CBS노조·이진성 위원장)는 4월 15일 "CBS는 교계 저널리즘을 포기하려 하는가"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교계뉴스부(옛 종교부) 조 아무개 부장을 비판했다.

CBS노조는 기사를 일방적으로 삭제한 행위부터 비판했다. "해당 데스크는 편성위원회 합의에도 기사 삭제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부인하면서 계속 기자 탓을 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 오고 있다. 기사를 승인한 데스크로서 또 부원을 책임지는 부서장으로서 민망하기 짝이 없는 태도다"고 했다.

노조는 조 아무개 부장이 기사를 감사실에 넘겨 자문하고 있어 기사가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데스크 고유의 판단을 직접 감사실에 맡기고 일일이 법적 자문하는 사례를 우리는 일찍이 본 바도 들은 바도 없다. 데스크 지시대로 수정 작성된 기사를 출고 전에 감사실에 넘겨 일일이 자문받는 것은 데스크 권한의 포기이며 무능함에 대한 인정이다. 더 나아가 언론 통제로 악용될 소지도 충분하다"고 했다.

한용길 사장을 비롯한 사측에도 이 같은 현실에 대해 답변을 요구했다. 노조는 "한용길 사장은 취임 이후 대형 교회에 의존하지 않고 CMS를 통한 개인 후원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우리는 이 같은 생각에 동의하고 또 그 방향을 지지해 왔다. 우리는 이 부분에 있어서 한용길 사장의 진정성이 훼손되길 원치 않는다. 교계 저널리즘이 근본부터 무너져 가는 현실에 대해 회사 측이 답해야 할 때"라고 했다.

CBS노조는 회사의 진정성을 따져 보겠다고 했다. 만일 기사가 계속 나오지 않으면, 노사 공정방송협의회 개최 등 향후 행동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노조 성명 전문.

CBS는 교계 저널리즘을 포기하려 하는가

민감한 기사를 둘러싼 기자와 데스크의 '밀당'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그 과정에 어떤 외압도 없어야 한다는 점은 언론사에 몸담고 있는 모든 구성원들이 동의할 것이다. 그리고 이 상식은 회사 규정에 '편성 규약'과 '보도 준칙'으로 누구도 부인할 수 없게 명문화돼 있다.

그러나 6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언론사 CBS에서 이 같은 상식이 깨진 영역이 있다. 바로 TV제작국의 교계뉴스부다. CBS가 한국교회의 파수꾼 역할을 해 오는 데에 핵심적 역할을 해 온 곳이 교계뉴스부이기에 지금의 상황은 더욱 뼈아프다.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교계뉴스부 안에서 저널리즘의 가치가 훼손되는 일들을 지켜봐 왔지만, 특수한 영역을 다루는 부서인 만큼 가급적 노조 차원의 개입을 자제해 왔다. 그러나 최근 발생한 일방적 기사 삭제 사건과 이후 진행되는 상황은 한국교회 안에서 CBS가 어떤 존재인지 근본부터 고민하게 한다.

지난 3월 15일 교계뉴스부는 "오정현 목사, 합동 총회 정회원 자격 취득…학력 논란에는 '묵묵부답'" 이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보도 후 사랑의교회 측의 항의 방문이 있었고 교계뉴스부는 20일 사랑의교회 측 반론 등을 담아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 '숭실대 편입' 해명했지만…"독특한 성적표" 의혹"이라는 기사를 추가로 보도했다. 그러나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두 기사가 22일 모두 삭제된 것이다. 게다가 기사를 삭제한 당사자는 다름 아닌 해당 기사를 승인했던 '데스크'였다.

이 사안은 TV제작국 편성위원회(편성위)를 통해 조기 수습될 수 있었다. 편성위의 노사 양측은 기사 삭제가 '편성 규약'과 '보도 준칙'을 명백히 위반했다는 점에 동의했다. 책임자 측이 위반 사실을 '사과'하고 삭제된 기사를 조속한 시일 안에 다시 게재한다는 내용이 27일 편성위 합의문으로 나온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이다. 해결되는 듯했던 상황은 합의 이후 다시 그 모순을 드러내고 있고, 데스크 간부의 무책임한 자세가 그 모순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다. 

우선, 해당 데스크는 편성위 합의에도 불구하고 기사 삭제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부인하면서 계속 기자 탓을 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오고 있다. 기사를 승인한 데스크로서 또 부원을 책임지는 부서장으로서 민망하기 짝이 없는 태도다.

그뿐 아니다. 데스크는 직접 수정 지시해서 다시 작성된 기사를 심지어 스스로 감사실에 넘겨 자문을 구하고 있다. '조속한 시기에 기사를 다시 게재한다'는 합의 이행이 계속 지체된 배경이다. 데스크 고유의 판단을 직접 감사실에 맡기고 일일이 법적 자문을 구하는 사례를 우리는 일찍이 본 바도 들은 바도 없다. 

특별히 소송이 우려되는 기사라면, 데스크가 개인적인 채널로 기사 쟁점에 대한 법적인 자문을 받고 기사 작성 과정에서 이를 참고삼아 보완 지시할 수 있다. 하지만 데스크 지시대로 수정 작성된 기사를 출고 전에 감사실에 넘겨 일일이 자문받는 것은 데스크 권한의 포기이며 무능에 대한 인정이다. 더 나아가 언론 통제의 악용 소지도 충분하다. 막강한 교권에 민감한 의혹을 제기하는 기사를 놓고 변호사들마다 확실한 안전성을 묻는 족족 담보해 줄 거라는 전제 자체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다만 한 부서 데스크 간부만의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 CBS가 어려울수록 더욱 잃지 말아야 할 '한국교회에서의 존재 이유'가 망각되면서 벌어진 결과이다. 우리의 믿음이 현실에 압도당하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TV와 라디오 전체에서 교계 저널리즘 프로그램이 자취를 감춘 지금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CBS에서, 지금 교계뉴스부에서 벌어지는 일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일상이 될 수 있다. 

한용길 사장은 취임 이후 대형 교회에 의존하지 않고 CMS를 통한 개인 후원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그럼으로써 CBS가 한국교회의 개혁을 위해 해야 할 역할을 감당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야 하나님께서 CBS의 어려움을 채워 주실 것이라는 믿음도 고백했다. 우리는 이 같은 생각에 동의하고 또 그 방향을 지지해 왔다. 우리는 이 부분에 있어서 한용길 사장의 진정성이 훼손되길 원치 않는다. 교계 저널리즘이 근본부터 무너져 가는 현실에 대해 회사 측이 답해야 할 때다. 

우리는 우선 송고되지 못하고 있는 기사가 이후 어떻게 처리되는지부터 지켜볼 것이다. 회사의 진정성을 판단한 뒤 노사 공정방송협의회 개최를 포함한 노조의 향후 행동을 결정할 것이다.

2019년 4월 1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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