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과 신앙 - 종교적 인간에 대한 철학적 성찰> / 정재현 지음 / 한울아카데미 펴냄 / 384쪽 / 3만 3000원

[뉴스앤조이-강동석 기자]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에서 종교철학을 가르치는 정재현 교수가 '자아도취와 우상숭배'를 주제로 묶은 논문집. 여러 학술지 및 학술 대회에서 발표했던 연구 논문 10편을 △종교 간 만남을 넘어 신앙의 성숙으로 △자유가 너희를 진리하게 하리라 △신정론의 강박에서 은총의 자유로 등의 제목으로 담았다. 인간과 종교의 관계를 살피면서, 자기 자신을 위한 우상숭배로 신앙을 이용하는 한국교회 현실을 비판적으로 돌아본다. 독단적 확신을 넘어 신앙의 자유를 얻는 길이 무엇인지 제시한다.

"모두 열 편의 논문을 실었는데 각각의 다양한 화두에서 시작하지만 무엇보다도 종교 안에서 인간에게 일어나고 벌어지는 자아도취와 우상숭배의 문제를 여러 길과 꼴로 다루었다. 인간과 종교의 관계에서 자기 절대화와 이에 따른 우상의 등장이 그토록 불가피한 것이라면, 그리고 이로 인한 억압으로부터 자유로 향하기 위해서라도 자기 비움과 우상 파괴가 그토록 절실한 것이라면, 이제 이 책은 그 문제를 들추어 분석하고 거기에서 과제를 추리는 사명을 감당하고자 한다." ('머리말', 10~11쪽)

"한국 그리스도교에는 기복성을 충족하기 위해 주술성을 부추긴 자아도취 때문에 타자가 없을 뿐 아니라, 권력 지향성의 음모로 엮어진 파시즘이 올려 세운 우상숭배로 인해 하느님도 없다.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 '성령'과 같은 표현도 그저 주문 외우듯이 이름만 외쳐 댈 뿐이어서 삶에서 뜻을 지니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우리에게서 믿음과 삶이 따로 노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으니 그 이름을 벗기고 나면 남는 것이 거의 없을 지경이기 때문이다. (중략) 주술성에 의한 물음의 불필요성과 파시즘에 의한 물음의 불가능성은 한국 그리스도교인으로 하여금 '물음 없는 대답의 편안함'을 '은혜'로 받아들이도록 반복적으로 학습하게 함으로써 결국 거대한 종교적 노예 집단을 만들었던 것이다." (1장 '자아도취와 우상숭배', 44~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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