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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디스토피아
세습금지법이 폐기된 세상을 바라는 목사들
  • 구권효 기자 (mastaqu@newsnjoy.or.kr)
  • 승인 2019.04.05 21:26

[뉴스앤조이-구권효 편집국장] 명성교회는 잘나간다. 일요일 명일동에는 여전히 사람이 몰린다. 김하나 목사가 담임목사가 된 지 1년 반, 예배를 인도하고 설교하는 모양새가 아주 자연스럽다. 김삼환 목사도 어엿한 원로목사가 되어 교인들에게 존경받는 듯하다. 이런 모습만 보면, 불법 세습으로 한국교회를 파탄 낸 교회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명성교회 세습 사태가 진행되는 꼴을 보면 기가 막힌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교단 목사들은 아예 다음 총회에서 세습금지법을 폐기하겠다고 공언한다. 이제는 여론이 넘어왔다며 자신만만하다. 총회 재판국이 9월까지 시간을 끌 것이고, 이제 총대 200명만 넘어오면 세습금지법은 폐지된다는 풍문도 돈다. 한국교회에 얼마나 더한 디스토피아를 열어젖히려고 이러는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 안에는 명성교회 세습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지 간을 보는 목사가 많다고 한다. 자기들도 세습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있던 세습금지법도 폐기시키는 절망적인 상황이 이런 자들에게는 유토피아가 될 테니, 참으로 우리가 같은 신을 믿고 있는지 의문이다.

한 교단 직영 신학교 교수는 총회 결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며, 세습금지법 폐지의 성경적(?) 토대를 깔아 주고 있다. 성경에 '세습'도 '승계'도 나오지 않고 '계승'이라는 말만 나오니, 그것만 써야 한단다. 그 교수를 보니 성경이 더 잘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구약시대 거짓 선지자가 딱 이런 모습이었겠거니 싶다.

이런 상황에서 총회는 '중재' 타령이다. 서울동남노회를 사고노회로 지정한 것은 사실상 명성교회 편들기와 마찬가지다. 서울동남노회 사태의 본질은 명성교회 불법 세습이다. 이것은 건드리지 않고 명성교회 찬성 측과 반대 측 사이에 중재안을 만들겠다니, 솔로몬도 이건 못한다. 중재가 가능하려면 김하나 목사가 명성교회 담임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그게 최소 조건이다.

<뉴스앤조이>는 총회장 림형석 목사에게 명성교회 세습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물었다. 림 목사는 대답하지 않았다. 총회 결의를 지키겠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명성교회 세습에 대한 재심은 언제 결론이 나느냐고 재판국장 강흥구 목사에게 물었다. 강 목사는 "나도 모르겠다"고 답했다.

총회 중직자들의 무책임한 행동을 보면, 도대체 어떤 결말을 기대하고 있는 건지 궁금하다. 왜 이런 폭탄이 나에게 왔는지 원망하며, 그저 조용히 임기를 끝내고 싶은 것은 아니길 바란다. 지금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 아무 일 없이 임기를 마치는 대가는 한국교회의 암울한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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