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1독 플러스 만화 성경> / 정동열 그림 / 정해주 해설 / 선한청지기 펴냄 / 368쪽 / 1만 5000원

성경은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는 것이 목적으로 삼을까. 그리스도인은 성경을 사랑해서 읽고 적용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성경은 우리에게 세상에서 부귀영화를 이루고 계급사회에서 큰소리치는 사람이 되게 하지 않는다. 성경은 한 교인을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이 안 나올 정도로 철저하고 지독한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는 것도 아니다. 성경은 자기 발전을 위한 자기 계발서도 아니고, 인생의 고민을 풀어 주는 마법서도 아니다.

우리는 교회에서 성경을 읽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성경을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훌륭한 그리스도인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성경에 있는 가치와 정신, 그 속에 녹아 있는 하나님 마음을 알지 못하고 읽는 것은 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성경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것은 성경에 담긴 하나님 마음과 십자가 정신,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결코 다독만을 부추기는 구호는 아닐 것이다.

성경은 우리의 영혼과 실존을 변하게 한다. 성경을 읽으면 영적인 눈이 열리고 구속의 계획을 펼쳐 가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볼 수 있다. 인류의 타락 이후 하나님께서는 구원하시고자 역사 속으로 들어오셔서 일하시고, 자신의 사람을 선택하셔서 언약의 도구로 삼으신다. 성경에서는 믿기로 작정된 사람들을 찾으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볼 수 있다. 그 존재를 새롭게 해 주시는 성령님의 역사도 느끼게 한다.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한 영혼의 놀라운 변화를 드러낸다. 하나님을 대적하고 그리스도를 핍박하던 자의 상상할 수 없는 회심을 본다. 성경 읽기는 우리 영혼을 거듭나게 하고 존재를 새롭게 한다. 세상 가치관과 정신을 따르지 않고 하나님 정신과 영의 원리를 따르도록 한다. 성경 읽기는 이러한 회심과 변화를 충분히 불러일으킨다. 단순히 읽었다는 만족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성경은 하나님의 언약을 이해하고 지키도록 도와준다. 성경에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들과 언약을 맺는 것을 본다. 이 관계는 독특하고 특별한 관계다. 하나님께서 친히 자녀들을 지키시고, 보호하고, 인도하시는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께 예배하고 찬양하고 경배하며 신실하게 관계를 지켜 가야 한다. 이 언약을 통해 하나님과 백성의 관계는 이어지고 더욱 친밀하고 복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이 언약은 불변하고 영원한 약속이다. 그러나 인간의 순종과 불순종으로 나타나는 현실의 결과들이 달라진다. 언약에는 약속에 따른 의무와 책임이 있다. 감당할 수 없는 큰 은혜를 유지해 나가도록, 자발적이고 기쁨의 헌신이 필요하다. 성경에서는 이 언약이 어떻게 발전하고 확장되는지 선명하게 펼쳐진다. 복음의 빛이 점점 찬란해지다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눈부시게 발전하는 것처럼 언약은 구원의 계획에 따라 확대되고 강화된다.

성경은 우리를 하나님나라에 동참하게 한다. 강력한 정사와 권세가 지배하는 어둠의 세계에서 하나님 구원이 이루어지는 빛의 나라를 이루며 살아가도록 일깨운다. 우리 현실 세계가 어떠한지 분명히 깨닫게 해 준다. 우리가 본질상 어떤 사람이었는지 철저히 깨닫게 해 주어 하나님만 의지하게 도와주고 하나님나라를 위해 살아가게 자극한다. 하나님나라는 죽어서 가는 개념보다 이 땅에 임하는 것이다. 이 땅에 죄가 제거되고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고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실현되는 것이다.

하나님나라는 주님의 오심으로 이미 시작되었고 주님의 재림으로 완성된다. 그 중간에서 우리는 힘겹게 살아간다. 하나님나라를 거스르고 방해하는 세력은 강력하다. 인간의 힘으로 능히 이길 수 없고 그 속임과 유혹은 엄청나다. 인간의 지혜와 인간의 기술이 어둠의 나라를 물리칠 수 없다. 그러나 하나님나라는 복음과 성령의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은 그 도구로 존귀하게 쓰임 받는다.

필자는 성경 1독을 도와주는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성경의 유익을 위에서 세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만화라서 쉽고 재미있고 간단하고 빠르게 1독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속에 흐르는 정신은 인간의 영혼과 실존을 변화시킨다. 언약을 이해하고 지켜 가도록 도와준다. 하나님나라에 동참하도록 거룩한 도전을 자극해 하나님의 백성다움을 유지하게 해 준다.

성경을 읽고 이해한다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다. 당장 현실로 가져와서 우리 상황과 환경에 적용할 수 없다. 그 시대 말씀으로 먼저 읽고 이해해야 하고, 저자의 목적도 파악해야 한다. 먼저 우리의 삶으로 끌고 오면 성경은 왜곡될 수 있고 이기적인 해석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성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좋은 선생님이 필요하고, 안전하고 건전한 가드레일이 필요하다.

이 책은 성경 시대의 문화와 배경을 이해하도록 하는 데는 부족하다. 읽는 데 깊이를 더해 주는 책도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성경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주제, △하나님나라 △언약 △인간이라는 렌즈를 얻을 수 있다. 성경을 읽는 데 도움을 주는 다양한 도구가 있겠지만, 이 세 가지는 기본일 것이다. 성경은 세상 나라를 살아가면서 하나님나라를 보게 해 주고, 하나님과의 특별한 관계에 감사하게 하고, '나'라는 존재를 분명히 알게 해 준다.

만화로 이어지는 스토리와 함께 좋은 해설은 성경의 의미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 각 권에 대한 쉽고 정확한 해설과 중요한 주제에 대한 풀이는 성경의 핵심을 밝혀 준다. 요즘처럼 성경이 무시당하는 시절에는 성경을 바로 알고 많이 읽을 것을 강조해야 한다. 성경을 제대로 알아야 성경대로 살 수 있다. 이 책이 성경 읽기에 도움을 주고 성경을 더 사랑하게 하는 도구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 글은 <크리스찬북뉴스>에도 실렸습니다.
방영민 /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서현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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