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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여성 리더십, 제도·문화 개선으로 메꿔야
기장 양성평등위 정책협의회 "더 확대된 여성 총대 할당제 필요"
  •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9.03.29 10:32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한국교회는 평신도에서 리더십으로 갈수록 여성을 볼 수 없다. 여성 목회자·장로를 허락하지 않는 교단은 물론이고 가장 민주적이라 평가받는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김충섭 총회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9월 103회 총회에서 통계위원회가 보고한 전국 여성 교인 수는 14만 1034명, 남성 교인 수는 9만 4043명이다. 하지만 총회에 참석한 전체 총대 수는 666명, 그중 여성 총대는 63명으로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나마 각 노회가 여성 총대를 의무적으로 파송하게 된 데는 2007년 출범한 기장 양성평등위원회(양성평등위·이혜진 위원장) 영향이 컸다. 올해로 12년째를 맞는 양성평등위는 3월 28일 경동교회 장공채플실에 모여, 그동안의 활동을 돌아보고 '성평등한 교회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 논의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양성평등위원회는 3월 28일 경동교회에서 정책협의회를 열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발제를 맡은 이혜진 위원장은 양성평등한 교회를 만들기 위해 구비해야 할 제도가 여전히 많다고 했다. 그는 "여성이 장로에 뽑혀도 노회에서는 신임 회원이다. 임직순으로 총대를 뽑는 문화 때문에 신임 장로는 총회에 참석하기 힘들다. 여성 목사를 부목사로 고용하는 것을 꺼리는 문화 때문에, 부목사가 여러 명이어도 그중 여성 목사 한 명 없는 교회가 많다. 여성이 총회에 더 많이 참여하고 목회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사역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 교역자가 처한 특수성을 이해하고 이를 보완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혜진 위원장은 여성 교역자들의 임신·출산·양육을 보장하는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는 유산을 경험한 교역자도 몸과 마음을 추스를 시간 없이 바로 사역에 투입되거나, 임신을 하게 되면 사역에서 물러나는 게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는데 이 같은 문화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교회 성폭력 문제와 관련해서는 2017년 102회 총회에서 부결된 '성폭력 특별법' 제정의 당위성과 구체성을 다신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성 윤리 강령을 제정했으나 이는 선언에 그칠 뿐 강제력이 없다. 103회 총회에서 통과돼 신설한 성폭력대책위원회의 의견과 권고도 강제성이 없다. 각 노회에서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을 재판하려고 할 때 의견을 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이혜진 위원장은 성폭력대책위원회 지위를 향상하는 방법을 논의하자고 했다.

이혜진 위원장(위)은 여전히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사안이 많다고 했다. 육순종 부총회장(아래)도 '여성 총대 할당제'를 어떻게 확대 적용할지 논의해 봐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논찬을 맡은 육순종 기장 부총회장도 이혜진 위원장 진단에 대부분 동의했다. 육 부총회장은 여성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총회에서 여성이 발언하기 힘든 분위기다. 각종 형태의 성차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성 중심적 총회 구조를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여성 총대 할당제 확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성폭력대책위원회는 제도를 보완하는 방법으로 권한을 강화하면 좋겠다고 했다. 육순종 부총회장은 "대책위원회가 실제로 활동할 수 있도록 법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운영집을 만들고, 규칙집에도 들어가야 이를 근거로 노회에 제안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육순종 부총회장은 아무리 제도를 좋게 만들어도 실제로 이 법들이 필요한 때에 잘 적용되기까지 어려운 점이 있다고 했다. 그는 "목회자와 교회의 의식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교육을 통해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기장 총회교육원 교재부장 김진아 목사도, 제도 마련이 변화를 이끈다면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교회 교육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신앙 공동체 개인과 집단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내 삶을 구성하는 중요한 가치와 실천이 변하지 않은 채로 누군가가 변화되기만 바라는 것은, 공동체 차원의 변화를 이끌어 올 어떤 동력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김진아 목사는 신앙 공동체에서 다양한 계층을 포용할 수 있도록 △차별과 비하의 언어 바꾸어 사용 △관습적으로 사용해 온 단어들 남녀 모두를 지칭하는 단어로 교체 △교회학교 교육에 여성 이야기 포함을 제안했다.

양성평등위는 이날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올해 총회 헌의안을 준비한다. △성폭력 특별법 제정 △성폭력 예방 교육을 위한 강사진 교육 △전 노회에서 성폭력 예방 교육 실시 △교회 성폭력 대책 매뉴얼 제작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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