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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전도사에게 드리는 공개서한
[강경민 목사 특별 기고] 기독교인에게 정치라는 것은
  • 강경민 (nilsan@hitel.net)
  • 승인 2019.03.28 10:26

황교안 전도사님께.

한국 보수 교회에서 잔뼈가 굵은 복음주의 교회 목사가 보수주의 교회에서 전도사 칭호를 얻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님께 성서의 빛에 근거해 간곡한 마음으로 당부를 드리고 싶습니다. 한국 보수 교회 교인들은 전도사님께 많은 기대가 있는 것 같습니다. 교인들이 같은 신앙을 가진 정치 지도자에게 기대감과 친화감을 보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요. 저도 전도사님께서 기독교인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남다른 친밀감을 느꼈던 사람입니다.

왜 그럴까요. 전도사님을 통해 기독교 가치가 구현되길 원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단순히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전도사님을 지지한다는 것은 극히 편협한 종파주의요, 집단 이기주의 외에 아무것도 아닐 것입니다.

그런 태도가 다종교 사회 구성원에게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이미 온몸으로 체득한 진리입니다. 교인들이 정치적으로 전도사님을 지지하는 까닭이 종교적 집단 이기주의에 근거한다면 그것은 한국교회에 치명적 손실을 가져올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이미 이와 같은 오류를 범했습니다. 이승만·이명박 장로를 향한 교회의 지지가 종교적 집단 이기주의의 전형이었다는 사실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세상을 통치하신다는 진리를 명명백백히 주장합니다. 그 통치 원리의 근본은 공의와 정의입니다. 성서가 말하는 공의와 정의가 무엇이냐에 대한 신학적 논쟁은 있을 수밖에 없지만, 하나님의 통치가 공의와 정의에 입각한 것이라는 진리 자체를 부인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성서적 정의의 실체적 진실을 찾는 일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예컨대, 이스라엘 사람으로 하나님 앞에서 신실했던 다니엘은 바벨론 포로로 잡혀가서 이방 세계 바벨론에서 왕을 보좌하는 자리까지 올랐습니다. 그는 폭압 정치로 실각 위기에 처한 느부갓네살에게 이런 권면을 합니다.

"그런즉 왕이여 내가 아뢰는 것을 받으시고 공의를 행함으로 죄를 사하고 가난한 자를 긍휼히 여김으로 죄악을 사하소서. 그리하시면 왕의 평안함이 혹시 장구하리이다 하니라(다니엘서 4장 27절)."

이것은 제국의 황제 느부갓네살에게 하나님의 심판이 임하게 된 이유가 가난한 자들을 착취하는 제국의 구조 악에 있었다는 것을 지적하는 촌철살인과 같은 통찰력입니다.

성서적 공의의 핵심은 평등입니다. 약한 자들이 인간다운 대접을 받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구조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런 사회구조 도래를 위해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에게 7년마다 사회적 대변혁을 단행하라고 명하셨습니다. 채권자들은 모든 빚을 탕감했고, 노예들은 7년 만에 해방되었으며, 토지 소유자들은 주변의 가난한 자들에게 그해 토지 소산물을 양도해야 했습니다.

이와 같은 대변혁이 일곱 번 이루어지는 다음 해가 희년입니다. 50년마다 돌아오는 희년은 사회적 평등이 완성되는 대혁명의 해입니다. 희년 사회가 도래하는 것이 하나님나라 공의의 핵심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공의를 이루시기 위해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자들도 정치적·경제적 사명자로 삼으셨습니다. 그와 같은 인물의 대표자가 고레스입니다(이사야 45:1, 4, 8).

수천 년 전 애굽에서 총리대신을 했던 요셉도 토지개혁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루었던 위대한 경륜가였습니다. 봉건영주들의 농토를 국가가 다 사들여서 농민들에게 경작하게 하고 소득의 1/5만 경작료로 납부하게 했습니다. 당대 어느 나라도 흉내 낼 수 없는 가난한 농부들을 위한 탁월한 경제 정의였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전도사님의 행보와 발언을 보면, 이 땅에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비전을 전혀 읽을 수가 없습니다. 이 땅에 거주하는 가난한 자들이 인간다운 대접을 받으면서 품위 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경제 정의를 이러이러한 방식으로 실현하겠다는 비전 제시는 없고, 정의로운 사회를 꿈꾸고 노래하면서 독재 정권과 치열하게 싸웠던 사람들을 좌파 집단, 쓰레기 집단으로 정죄하는 전도사님 입장은 이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너무나 충격적입니다.

전도사님께서 진정으로 하나님의 사람이라면, 소위 좌파들의 역사 변혁 노력을 인정하면서 더 완벽한 사회정의를 위한 비전을 제시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황교안 대표는 3월 20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방문해 "1000만 기독교인과 함께 뜻을 모아 달라"고 말한 바 있다. 전광훈 대표회장과 황교안 대표. 뉴스앤조이 박요셉

저는 복음주의 교회 목사로서 이 땅의 민주화와 사회정의 실천을 위해 나름 최선을 다해 살아왔지만 어느 특정 정당에 가입해 정권 쟁취를 위해 정치 활동을 해 본 일은 단 한 번도 없는 70세 된 목사입니다. 앞으로도 정당 활동 같은 것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직 이 땅에 민주주의가 성숙하고, 인권이 신장되며, 정의가 바탕이 된 남북 평화통일을 위해 달려갈 것입니다.

저는 전도사님께서 자유한국당 대표가 되셨으니, 자유한국당이 민주·정의·평화의 가치에 더욱 충실해진 당으로 성숙해 가길 바라는 희망이야 갖겠지만 전도사님께서 저와 동일한 정치적 비전을 갖기를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간곡히 바라고 당부하고 싶은 것은 전도사님의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제발 한국교회를 끌어안지 말아 달라는 것입니다. 전도사님과 한국 보수 교회가 일체화하는 것은 참으로 가슴 저리는 비극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교회 교인 수가 1000만이라는 것은 허구입니다. 한국교회가 왜 다 같이 전도사님을 지지해야 하는지, 백 보를 양보해 생각해도 도저히 납득이 안 됩니다. 교회는 오로지 이 땅에 참된 정의가 이루어지도록 모든 정당을 격려하고 감시하는 것이 본연의 사명입니다.

전도사님께서 참으로 주님을 사랑하고 경외하신다면, 제 이야기에 경청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건투를 빕니다.

강경민 목사 드림

강경민 / 일산은혜교회 담임목사, 기독연구원느헤미야 이사장, 평화와통일을위한연대 상임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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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 이덕성 2019-04-01 09:29:50

    전도사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나요?
    전도사는 총회신학교에서 전도사 고시에 합격한 자로서
    당회에서 임명하는 임시직입니다.
    신학교 출신이거나 과거 전도사를 봉사를 하였더라도
    현재 전도사 사역을 하지 않는 분에 대한 호칭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성도나 교인이라는 표현이 옳지 않을까요?   삭제

    • 장종근 2019-03-30 11:22:39

      카톨릭신자 문재인 대통령께 한 수 배우시기를..
      거짓말도 잘하고
      군대미필 하고도 국가안보를 걱정하는
      뻔뻔함은 이승만 이명박과 닮았네요.   삭제

      • 신재식 2019-03-28 11:07:05

        공의와 정의,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을 가진 사람이 세상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나선다면
        그런 사람은 절대 하나님과 기독교의 얼굴에 먹칠을 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사람이기에 잘못 판단하고 실수하는 경우는 있겠지만, 겸손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일 것이고, 그래서 크게 실패하는 일은 없으리라고 본다.
        그런데 지금까지 기독인임을 내세운 자 중 그런 겸손한 사람을 보지 못했고 지금 나서고 있는 사람도 역시 그렇다고 보여진다.
        향수에서는 당연 향기로운 냄새가 나고, 오물에서는 오물냄새가 난다.
        오물을 아무리 잘 포장하고 예쁜 그릇에 담을 지라도 그렇다.
        이런 사람들 말고 정말 겸손하고 사랑이 넘치는 정치하는 기독교인을 보고 싶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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