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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미스터리어스 맨에게
직접 해명하는 게 사태 해결의 지름길
  • 구권효 기자 (mastaqu@newsnjoy.or.kr)
  • 승인 2019.03.24 11:12

[뉴스앤조이-구권효 편집국장] 난 누구? 여긴 어디? 5년 전, 강남역 인근 카페에 홀로 앉아 노트북을 바라보며 한참 동안 멍을 때렸다. 오정현 목사를 반대하는 사랑의교회 교인들이 그의 학력 의혹을 모아 기자회견을 했다. 취재 내용을 정리하면서 스트레스가 밀려왔다. '나는 왜 누군가가 40년 전 어떤 대학에 입학했는지 알아보고 있는가. 무슨 흥신소도 아니고….'

별거 아닌 걸 물고 늘어지면 '타진요'가 되겠지만, 확실히 취재할수록 오정현 목사의 이력은 미스터리였다. 고등학교부터 대학교, 강도사 인허, 목사 안수, 편목 과정에 이르기까지 뭐 하나 명확하지 않다는 것은 아무리 봐도 수상했다. 어떻게 인생을 살면 청소년 시절부터 전 과정이 의혹일 수 있는가. 그것도 사랑의교회 같은 한국교회 대표적 대형 교회 담임목사가 말이다. 

지난 5년간 미스터리는 조금씩 풀렸다. 오정현 목사가 미국에서 받은 강도사 인허는 '평신도 임시 설교권'이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그것을 기반으로 받은 목사 안수도 불안하지만, 어쨌든 PCA 한인서남노회가 오정현 목사에게 안수를 준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 편목 과정은 법원에서 무효가 됐다. 한 가지 새로운 사실도 추가됐다. 오 목사가 1977년 관동대학교에 입학했다는 것을 교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사실 학력 의혹은 이렇게 시간을 끌 문제가 아니다. 오정현 목사가 직접 해명하면 된다. 증거를 요구하면 내놓으면 된다. 제기된 의혹에 설득력 있는 해명을 내놓으면 끝난다. 지금 교인들이나 언론들이 오정현 목사의 이력을 들춰서 창피 주려는 게 아니지 않은가. 투명해야 할 부분에서, 이상하게 그러지 않으니까 자꾸 의심하게 되는 것이다.

<뉴스앤조이>가 보도한 내용은 일부에 불과하다. 아직 기사로 쓸 정도로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보도하지 못했지만, 오정현 목사의 이력을 추적해 온 사람들은 더 심각한 추측을 하고 있다. 취재를 통해 조금씩 밝혀질 수도 있겠으나, 왜 이런 소모전을 해야 하는가. 무슨 흥신소도 아니고. 오정현 목사가 직접 나선다면 일부 과장된 루머도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오정현 목사는 이번에도 직접 해명하지 않았다. 취재 과정에서 오정현 목사의 측근들이 이런저런 해명을 내놓았으나, 그들도 오 목사에게 직접 물어보지는 못한 듯했다. 사랑의교회 당회는 공식적으로 "교회는 최근 오정현 목사의 학력, 병역 관련 의혹 보도는 사실과 다른 것임을 확인", "인터뷰 기사, 강연이나 저술 활동 과정 등에서 발생된 오기誤記나 오류를 악용해 악의적으로 퍼뜨리는 행위"라며 일축했다. 장로들은 과연 오정현 목사에게 직접 확인하고 저런 성명을 냈을까.

이렇게 뭉개고 갈 사안이 아니다. 본인이 해명할 뜻이 없다면, 당회나 제직회 차원에서 요구해야 한다. 또 의혹이 제기되면 방어하고… 본인이 떳떳한데 이런 소모전을 반복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사랑의교회 교인 96%가 오정현 목사를 믿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매주 '거룩한 공교회'를 고백한다면, 다른 한국교회 교인들에게도 설득력 있는 해명을 내놓아야 하지 않을까.

학력 자체가 목사의 자질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이력을 투명하게 밝히라고 요구하는 것은, 목사라면 정직해야 하기 때문이다. 검정고시와 지방대 출신이라도 정직하면 목사가 될 수 있지만, 아무리 대단한 학교를 나오고 박사 학위가 줄줄이 있어도 정직하지 않은 사람이 목사가 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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