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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화여대, 전 이사장·총장 비리 의혹으로 내홍
법인이사회, 교육부 처분명령 불이행…교수협·노조 "이사장·총장 두둔 말라"
  • 박요셉 기자 (josef@newsnjoy.or.kr)
  • 승인 2019.03.12 13:18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121년 역사를 지닌 기독교 사학 배화여자대학교(박성철 총장)가 정하봉 전 이사장과 김숙자 전 총장 비리 의혹으로 학내 갈등을 겪고 있다. 교육부는 배화여대를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단행해, 정 전 이사장 임원 승인 취소와 김 전 총장 중징계를 학교법인 배화학원에 요구했다. 그러나 학교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배화여대는 1898년 미국 남감리회 조세핀 필 캠벨 선교사가 기독교 선교와 여성 교육을 목적으로 설립한 배화학당을 모태로 설립됐다. 학교는 '대한민국 교육의 근본이념과 기독 정신에 입각한 유능한 여성 인재 양성'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5월 배화여대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김한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017년 10월 국정감사에서 리모델링 공사 업체 선정 과정과 교비 집행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교육부에 조사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실태 조사 결과, 배화학원에 '교비 회계 집행 부적정', '리모델링 설계 및 공사 계약 부적절' 등 7건의 문제점이 있다고 봤다.

배화여대가 전임 이사장·총장 비리 의혹으로 학내 갈등을 겪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교육부는 김숙자 전 총장이 교비로 3년간 명절 선물비 약 4580만 원을 집행했는데, 구체적인 수령자를 밝히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자신이 출석하는 ㅇ교회 교인들 경조사비 용도로 교비 185만 원을 사용했고, 이사 재직 시절 태화복지재단에 교비 800만 원을 기부한 사실도 부적절하다고 봤다. 사립학교법 시행령에는 교비를 학교 운영 및 교육에 직접 필요한 경비, 교원 연구비, 학생 장학금 등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배화여대가 2012년 진행한 리모델링 공사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됐다. 교육부는 정하봉 전 이사장이 교비 지출 공사를 직접 결재·계약하고, 94억 원 규모 리모델링 공사를 전문 공사 면허가 없는 업체에 맡겼다고 했다. 또 배화여대가 10억 원 규모 설계 용역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체결한 점도 지적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는, 학교법인이 종합 공사나 전문 공사(실내 건축 공사)를 제외한 기타 공사를 진행할 경우, 8000만 원 이하 규모의 공사만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고 나와 있다.

교육부가 조사 결과를 7월 발표하자, 배화여대는 8월 교육부에 이의신청을 했다. 재심의를 진행한 교육부는 12월 4일부로 실태 조사 결과를 확정하면서, 배화학원에 이사장 임원 승인 취소와 총장 중징계 조치 등을 명령했다. 김 전 총장이 교인 경조사비, 태화복지재단 기부금, 명절 선물비 등 부적절한 목적으로 집행한 교비 약 5500만 원을 환수할 것도 지시했다.

배화여대는 121년 전 미국 조세핀 필 캠벨 선교사가 세운 기독 사학이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배화학원, 교육부 처분명령 불이행
정 전 이사장, 김 전 총장 임기 만료 사임
교수협·노조 "비판·견제 없어
이사회 사유화 우려"

배화학원은 교육부가 내린 이사장·총장에 대한 처분명령에 따르지 않았다. 정하봉 전 이사장은 교육부가 조사 결과를 확정한 지 일주일 만에 임기 만료로 사임했다. 김숙자 전 총장도 2월 27일 중징계 없이 퇴임했다. 법인이사회는 김 전 총장이 8년간 학교를 위해 헌신했다며 감사패까지 제작해 줬다.

배화여대 교직원들은 법인이사회가 정 전 이사장과 김 전 총장을 감싸고 있다며 이 같은 조치에 분개했다. <뉴스앤조이>는 3월 11일 학내 구성원들 목소리를 듣기 위해 배화여대를 찾았다. 학교 각 건물 외벽과 복도, 이사장·총장실 앞에는 교육부 지적 사항이 적힌 대자보가 붙어 있었다.

배화여대교수협의회 회장 윤관호 교수는 "교육부가 조사를 마친 지 한참 지났는데도 법인이사회가 교육부 지적 사항을 학내 구성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교수들이 이후 결과가 나왔다는 사실을 듣고 정보 공개를 청구해서 알 수 있었다. 이사회가 어떻게든 이사장과 총장의 문제를 감추고 싶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교수협의회와 노조가 법인이사회에 교육부 처분명령을 이행하라고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아무 조치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교직원들이 지난해 12월 이사들에게 교육부 지시를 따르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그러나 법인이사회는 정 전 이사장과 김 전 총장이 임기 만료로 퇴임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고, 교육부에도 이행하지 못했다고 보고했다"고 했다.

이충우 지부장(전국대학노동조합배화여대지부)은 대다수 이사가 정 전 이사장, 김 전 총장과 친분이 있기 때문에, 법인이사회가 이들을 비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현재 교직원들이 법인이사회에 우려하는 것은 이사회 사유화다. 이사들은 대부분 정 전 이사장 혹은 김 전 총장의 같은 교회 교인, 가까운 지인들로 구성됐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사회가 계속해서 정 전 이사장과 김 전 총장을 두둔한다면, 이사회 퇴진과 교육부 임시(관선)이사 파견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했다.

실제 박성철 총장은 정하봉 전 이사장이 원로목사로 있는 ㅈ교회에 출석하고 있고, ㅈ교회 담임목사도 배화학원 이사로 재직 중이다. 현 이사장은 김숙자 전 총장이 출석하고 있는 ㅇ교회 담임목사다. 이외 다른 이사 2명은 각각 정 전 이사장, ㅈ교회 담임목사와 가까운 관계로 알려져 있다.

이재원 사무국장(전국대학노동조합배화여대지부)은 "법인이사회가 학교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상호 비판과 견제 기능을 지니고 있어야 하다. 그러나 교육부 조사 결과까지 무시하며 전 이사장과 총장을 비호하는 현 이사회에는 이러한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피해를 보는 건 교수와 학생들이다"고 말했다.

교수협의회와 노조, 대학평의원회, 총동창회는 박성철 총장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전 총장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측근인 박 총장을 세웠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2월 25일 법인 이사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힘과 권위에만 복종함으로 잠재적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알고 있기에 이제 더 이상 이런 자들이 대학 구성원의 지지 없이 마치 대물림하듯 쉽게 총장으로 되는 것을 이제라도 막을 수밖에 없다"며 박 총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교직원들은 김 전 총장이 중징계 없이 퇴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위를 진행했다. 사진 제공 전국대학노동조합 배화여대지부

박성철 총장
"전 이사장·총장 억울함 호소
법원서 진위 밝혀지면 조치"

학교 측은 현재 법원에서 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결과를 보고 교육부 처분명령을 이행할지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성철 총장은 3월 11일 기자와 만나 "현재 교육부가 김숙자 전 총장을 교비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법원에서 불법이 드러나면 그에 응당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정하봉 전 이사장과 김숙자 전 총장이 법인이사회에 자신들은 잘못한 게 없다고 호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 전 이사장은 실정법을 제대로 알지 못해 리모델링 계약 당시 실수를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임기 만료 이후 이사장직을 연임할 계획이었지만, 교육부 실태 조사로 학교가 시끄러워져 사임할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볼 때는 징계를 당한 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교비를 부적절하게 집행한 것에 대해서는 "김 전 총장은 학교를 위해 교비를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인들에게 경조사비를 지불한 사실이나 태화복지재단에 기부금을 전한 건 장학금을 모금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법인이사회도 김 전 총장 주장이 타당하다고 보고 중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실제 횡령인지 아닌지는 앞으로 법원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장은 신임 총장으로서 학내 구성원들과 소통하며 이번 학내 갈등을 수습하겠다고 했다. 그는 "법인이사회가 한통속이라는 주장은 내부 사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하는 말이다. 학교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공통된 생각과 가치를 지닌 사람들로 이사를 선임하다 보니, 이사들의 소속과 배경이 비슷해진 것이다. 교수들과 직원들의 우려에 어느 정도 공감한다. 이들과 충분히 대화하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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