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라의 일기 - 이야기 갈라디아서> / 진 에드워드 지음 / 전의우 옮김 / 생명의말씀사 펴냄 / 352쪽 / 1만 9000원

성경은 하나님 이야기를 기록한 책이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자기 자신을 계시하셨는지 기록해 놓았다.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시고, 창조된 세상을 향한 꿈과 계획이 있으셨다. 그 꿈과 계획을 이루기 위해 사람을 사용하셨다. 하나님은 자신이 사용할 사람을 부르셨고, 사명을 허락해 주셔서 그 사람을 통해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을 이루게 하셨다.

그 계획의 절정은 바로 자신이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성육신 사건이다. 성육신의 사건과 십자가, 그리고 부활의 사건을 통해 하나님의 이 놀라운 계획과 소식을 땅끝까지 전할 수 있도록 능력과 은혜를 베풀어 주셨다. 그 능력과 은혜의 배후에는 성령이 존재한다. 성령의 은혜를 입은 자들은 하나님이 말씀하신 그 놀라운 소식을 전하기 위해 자기 생명조차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목숨을 던졌다.

복음이 어떻게 이스라엘뿐 아니라 땅끝까지 전해졌는지 기록한 책이 사도행전이다. 사도행전은 목회를 하고 있는 필자가 작년부터 설교하고 있는 책이다. 사도행전 역사를 따라가면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는데, 성경 자체의 기록에 상황과 정황을 자세하게 기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성경은 굉장히 압축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압축된 상황을 우리가 잘 이해하고 해석하기 위해서는 당시 역사적·문화적·사회적·정치적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항상 설교를 준비하고, 여러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여러 한계적 상황에 부딪쳐 성경이 말하는 그때 그 상황과 정황, 등장인물들의 심리 상태를 완전하게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진 에드워즈의 <실라의 일기>(생명의말씀사)는 이런 한계 상황을 해소하는 데 아주 적절한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라의 일기> 저자 진 에드워즈는 이미 <이야기 로마서>·<디모데의 일기>(생명의말씀사), <세 왕의 이야기>(예수전도단) 등으로 많이 알려진 저자이다. 특히 압축적 성경의 상황과 정황을 자신의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을 사용해 쉽고 흥미 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디테일한 구성으로 책을 기록했다. 책 중간중간 나오는 바울의 고백과도 같은 성경 구절 인용은 독자들에게 그 고백이 나온 배경을 손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 복음을 전하는 바울의 상황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52쪽의 "사십에 하나 감한 매를 다섯 번 맞으면서", 86쪽의 "세 번 파선하고 일주야를 깊은 바다에서 지냈으며", 110쪽의 "강의 위험과 강도의 위험과 (중략) 여러 번 자지 못하고", 113쪽의 "여러 번 굶고, 춥고, 헐벗었노라"라는 짧고 강한 메시지는 바울이 복음을 전할 당시 얼마나 위험이 많았는지에 대해 이해와 지평의 폭을 넓혀 주는 대목이었다.

특히 1차 전도 여행을 마치고, 2차 전도 여행을 떠나고자 준비했을 때, 바울과 바나바 사이에 갈등이 일어난다. 단지 그 갈등은 1차 전도 여행 중 예루살렘으로 돌아간 마가 요한의 동행 여부로만 성경은 기록돼 있지만, 그 와중에 일어나는 바울과 바나바의 선교 관점 차이를 명백하게 보여 주는 대목이 눈에 들어왔다.

바울과 바나바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였다. 바울이 다메섹에서 부활의 주님을 만난 후 예루살렘으로 돌아왔을 때, 사도들과 바울의 관계를 더 좋게 이어 주는 가교 역할을 바나바가 했다. 그 후 바울이 자신의 고향인 다소에서 10년간 머물러 있을 때, 늘 마음에 바나바는 바울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안디옥에 큰 부흥이 일어났을 때, 예루살렘교회에서 바나바를 안디옥으로 파송하자, 바나바는 10년 전 다소로 떠났던 바울을 마음에 두고 안디옥에서 4년간 동역했다.

이런 두 사람이 선교 여행 방향과 마가 요한 문제로 서로 갈라져 각자의 길로 떠났을 때의 상황 묘사에서 디테일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도행전의 여러 사건과 그 사건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복음의 능력의 역사는 하나님이 하신 일이다. 하나님의 일을 효과적으로 하시고자 순종하는 사람들 배후에서 움직이시는 하나님의 역사는 우리가 삶 속에서 실제적으로 존재하는 일이다. 그런 하나님의 배후 역사가 있기에, 오늘도 하나님의 역사는 지속되고 있다.

*이 글은 <크리스찬북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서상진 /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미래로교회 담임목사

외부 기고는 <뉴스앤조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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