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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열방교회②] 한국 검찰이 신천지 교인 확인해 줬다?
교인들 반박에도 '답정너' 출교…송영찬 목사 "해명 듣지 않겠다"
  •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9.03.08 17:04

파리열방교회(송영찬 목사)는 프랑스 파리(Paris)에 위치한 한인 교회다. 파리의 여러 한인 교회와 다르게 한국이 아닌 현지 개신교단 소속이다. 20년 전 교회를 개척해 지금까지 담임목사로 시무해 온 송영찬 목사는, 프랑스에 법철학을 공부하러 왔다가 부르심을 받고 현지에서 신학을 공부한 뒤 목사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리열방교회는 프랑스 유학을 꿈꾸며 관련 자료를 찾는 이들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교회는 유학생 지원 사역의 일환으로 프랑스 정보 커뮤니티 '울랄라파리'를 운영해 왔다. 최근 몇 년간 파리 정보만 집중적으로 올리는 '파리와비'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각 커뮤니티 운영자는 교회 전도사들이고, 올라오는 질문에 답해 주는 사람도 교인들이다.

교회는 도심 한복판에 있어 주요 관광지와도 가깝다. 유학 정보 커뮤니티와 박람회 등으로 연결된 한인들은 자연스럽게 파리열방교회를 찾아왔다. 한때 출석 인원 250명으로, 파리 한인 교회 중 규모가 큰 교회 중 하나이기도 했다.

겉으로 보면 젊고 역동적인 교회 같았지만 20년 역사는 속에서부터 썩어 있었다. 파리열방교회는 지난 1월 교인 8명을 출교했다. 송영찬 목사의 독단적 교회 운영, 반복되는 거짓말과 부도덕함, 가정 폭력 등을 알게 된 몇몇 교인이 문제를 제기하자, 교회 지도부는 이들을 신천지라 규정하고 하루아침에 교회에서 내쫓았다.

교회의 비상식적 조치에 염증을 느낀 이들도 교회를 떠났다. 그런데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교인들의 대거 이탈은 이번뿐만이 아니었다. <뉴스앤조이>는 파리열방교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취재하기 위해 2월 말 파리 현지를 직접 방문했다. - 편집자 주

"목사님의 설교 중에 종종 비웃는 표정을 짓는다. 목사님이 설교할 때 딴전을 피우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졸며 앉아 있다. 교회 봉사는 많이 하지만 헌금은 거의 하지 않거나 명목상의 헌금만 한다. 자신의 연락처나 주소를 가르쳐 주지 않으면서 교회 봉사는 열심히 하고, 목사님과는 거리를 두면서 성도들과는 가까이 지내고 개인 연락처들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자 한다면 신천지 추수꾼일 가능성이 높다."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지난 1월 중순 이후부터 프랑스 파리열방교회 주보에 매주 실리는 '교회에 침투한 신천지 식별 요령' 일부분이다. 송영찬 목사는 1월 20일 주일예배 설교에서 "여러분 지금 우리 교회는 신천지의 피해를 입고 있다. 목사가 그렇다고 하면 그냥 그런 줄 알고 경계하면 된다"고 말했다.

파리열방교회 홈페이지에는 '신천지가 접근하는 방법'이라는 신현욱 목사(구리 초대교회) 동영상이 게시돼 있다. 1월 하반기에는 주일예배 시간에도 '신천지'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했다. 예배 시간에 CBS가 제작한 신천지 관련 다큐멘터리를 시청하기도 했다.

1월 말 교인 8명이 출교된 이후 교회의 비상식적 대응에 반발해 많은 교인이 떠났지만, 현재 파리열방교회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신천지의 공격으로 교회가 위험에 처했다고 믿는 이가 많다. 남은 사람들로 새로 구성한 목장 채팅방에는 최근까지도 매일같이 신천지 관련 정보, 영상 링크가 올라왔다.

3년 전 동명이인이 쓴 글 하나로
"신앙 양심 걸고 신천지 확신"

파리열방교회는 1월 30일 수요 예배 직후 열린 교인 총회(Assemblée Générale)에서 교인 8명을 출교한다고 발표했다. 송영찬 목사는 "신천지 이단을 막기 위해 오늘 이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아무개 전도사가 나와 교인 8명의 이름을 차례로 호명한 뒤 "위 사람은 수차례에 걸쳐 교회 질서를 위협하는 사실들을 확인하였으므로 파리열방교회에서 출교를 명한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아무런 해명 기회도 주지 않았다.

파리열방교회 송영찬 목사와 류 아무개 전도사는 A가 신천지가 아니라는 여러 정황을 무시하고 A를 신천지라고 확정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파리열방교회는 송영찬 목사의 성폭력 의혹을 지인들에게 말한 A를 신천지 교인이라고 확정했다. 교회는 이미 교인 사이에 분열 움직임이 가속화하던 1월 25일, 교회 편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에게만 전화를 돌려 특별 모임을 열었다. 연락받은 사람만 참석할 수 있었으며 참석자들은 모임 시작 전 휴대폰 전원을 꺼야 했다. 혹시라도 모임을 녹음해 외부에 유출하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파리열방교회 운영 전반을 담당하는 류 아무개 전도사는 이 자리에서 A가 신천지 교인이라는 근거라며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2015년 3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A와 같은 이름으로 올라온 글이었다. 이 글은 구글 검색에 '신천지'와 A의 이름을 조합하면 제일 먼저 검색되는 글이다. "CBS가 곧 신천지에 대한 방송을 하는데 편파 방송을 중단해 달라"는 내용이다.

당시 모임에 참석했던 교인들에 따르면, 류 전도사는 이 글을 보여 주며 한국 검찰에 A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의뢰했더니 검찰이 A가 신천지임을 확인해 줬다고 말했다.

교회는 이 시점 이후로 A가 신천지 교인임을 확인했다고 공개 석상에서 반복해서 말했다. 송영찬 목사는 1월 27일 주일 저녁 예배 후 예고 없이 열린 교인 총회에서 "불법과 합법 사이에서 합법적인 방법으로 (A가 신천지 교인임을) 확인했다. 아무 문제없다"고 말했다.

송 목사는 같은 자리에서 A를 비롯한 다른 출교 예정자들도 신천지일 것이라는 식으로 언급했다. 송 목사는 "행동 양식, 살아온 방식, 성도들 만난 방법, 그들이 나누었던 자료 내용이 99% 이상 싱크로율로 신천지다. 내 신앙 양심을 걸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신천지 아닌 정황 수두룩
교인들의 잇따른 문제 제기에도
번복 없이 출교 강행

한국 검찰이 A가 신천지라고 확인해 줬다는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1월 25일 특별 모임에 참석했던 교인 G는 류 전도사 설명에 의문이 들었다. 검찰에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말하면 특정 종교의 교인인지 아닌지 확인해 준다는 이야기는 믿기 힘들었다. G는 한국 지인들에게 수소문해 류 전도사가 말한 방법으로 신천지 교인 식별이 가능한지 타진했다. 결과는 부정적이었다.

방통위에도 문의했다. 방통위는 작성자의 개인 정보가 3년이 지나면 자동으로 폐기되기 때문에, 2015년 3월 작성한 글을 2019년 1월에 확인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방통위는 자유게시판을 실명 인증제로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거주 중인 사람이 휴대폰 혹은 아이핀 인증을 통해 글을 작성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A는 당시 프랑스에 있었다.

교회 발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G는 류 전도사에게 사실관계를 물었다. 류 전도사는 송영찬 목사의 매제 심 아무개 집사가 한국에서 모든 취재를 대신해 준 것이라며, 그와 연결해 줬다. 그러나 정작 심 집사는 G와의 통화에서 "A가 신천지라는 것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차 해명을 요구하는 G에게 류 전도사는 "이건 (교역자) 신뢰 문제다. 신뢰가 없으면 함께 사역할 수 없다"는 엉뚱한 답을 했다. G는 기자에게 "아무런 증거 없이 한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고 인격을 말살하는 모습을 보며 더 이상 교회에 남아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파리열방교회 주보에는 '교회에 침투한 신천지 식별 요령'이라는 글이 실렸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A는 물론 출교된 사람들이 신천지가 아니라는 정황은 또 있다. 교인 F는 출교자 8명 중 한 명이다. 그는 1월 30일 교회가 명단을 발표할 때까지 자신이 출교 대상자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F는 실제로 과거 신천지에 몸담았다가 떠난 사람이었다. F는 분쟁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던 중 신분을 속이고 접근한 대학 선배의 포교에 넘어가 신천지 교인이 됐고 7~8년을 생활했다. 열심히 활동해 리더급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하지만 조직 중심부에 갈수록 교인의 삶을 통제하고 리더십의 말과 행동이 다른 모습을 보며 탈퇴를 결심했다.

그는 프랑스로 유학을 오면서 파리열방교회가 운영하는 유학 정보 커뮤니티 '울랄라파리'를 통해 교회 사람을 만났고, 교회가 하는 캠프에 참여하면서 정착했다. 류 전도사는 1월 중순, 갑자기 F의 집으로 찾아와 신천지에 대한 정보를 물었다. F는 기자에게 "류 전도사가 A가 신천지인 이유를 설명하는데 납득이 가지 않았다. 대화를 나눌수록 신천지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F는 류 전도사에게 과거 친했던 이들에게 부탁해 A가 신천지에 등록된 사람인지 알아봐 주겠다고 했다. 모든 교인의 개인 정보를 한 시스템에 등록하는 신천지 특성상, A가 정말 신천지 교인이라면 F가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결과, A는 신천지가 아니라는 답이 돌아왔다.

F는 류 전도사도 참석한 목장 모임에서 A가 신천지 교인이 아니라고 말했다. F는 기자에게 "민감한 사안이었지만 공개적인 자리에서 말할 수밖에 없었다. 류 전도사가 이전에 나와 나눈 대화를 이용해 신천지 몰이를 정당화하는 모습을 보고 더 이상 그를 신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류 전도사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F의 발언에 류 전도사는 "우리도 확실하게 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말씀드리는데 100% 확실한 루트를 통해 이름을 찾아냈고, F 자매가 인정하든 안 하든 (A가 신천지인 것은) 진짜 100% 확실하다. 조만간 알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F는 교회에서 출교 처분을 받았다. 다른 출교자와는 달리, 그는 송영찬 목사 문제에 어떤 입장을 밝힌 적도 없었다. F는 "거짓말을 쉽게 하기 위해 나를 치워 버린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교회에 대한 회의감이 더 깊어졌다"고 말했다.

분열 때마다 지속된 낙인찍기
떠난 사람 향한 인격 모독

앞선 기사에서 썼듯, 파리열방교회에서 교인들이 한꺼번에 대거 이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번에는 문제 제기하는 사람들을 신천지로 몰았지만, 이전에는 '정신이상자', '미친 사람', '성적으로 문란한 사람', '사탄', '마귀' 등으로 몰았다. <뉴스앤조이>가 취재 과정에서 만난 교인들은, 교회가 분열할 때는 물론 누군가 교회를 떠나면 늘상 같은 패턴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파리열방교회를 떠난 사람들은 교회 리더십에 의해 '정신이상자', '사탄', '마귀', '교만한 자' 등으로 불리며 인격 모독을 당해야 했다.

릴(Lille)에서부터 송영찬 목사와 함께한 D는 기자에게, 2001년 있었던 일을 들려 주었다. 당시 송 목사와 한 리더 사이에 갈등이 벌어져 교인들이 둘로 나뉘었다. D는 송 목사 편에 섰다. 그는 "우리들 사이에서 그 리더는 이미 성적으로 문란한 사람이었다. 송 목사는 그 리더가 아이들과 배우자를 두고도 애인과 함께 살기로 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그걸 그대로 믿었다"고 말했다.

그랬던 D 역시 나중에는 악마화의 대상이 됐다. 분열이 발생할 때마다 송 목사를 믿었던 D는 2011년 분란 때 교회를 떠났다. 송 목사의 부도덕한 모습에 실망해 교회를 떠났지만, 교인들에 대한 반감은 없었다. 그럼에도 교제하던 교인들과 전혀 연락이 닿지 않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교인들은 일부러 D를 피한 것이었다.

당시 교회를 다녔던 H는 "D는 교회에서 유명했다. 교회 지도부는 D를 가리켜 자기보다 어린 사람이 집사가 돼 질투에 눈이 멀어 떠났다고 했다. 영적으로 교만하고 세상을 사랑해서 떠난 사람이었고, 그와 연락하면 영적으로 오염된다고 했다. 송 목사와 류 전도사 말을 철썩같이 믿던 우리는 D가 운영하던 가게 근처로는 지나갈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I는 파리열방교회가 한 차례 분열을 겪은 뒤인 2006년 등록해 2011년 분열 사태가 발생할 때 떠났다. 그는 교회를 처음 방문했을 때 교회 리더십은 이미 떠난 사람들에 대한 악의적인 발언을 일삼고 있었다고 했다. I는 "한 여성 교인에 대해서는 송 목사를 혼자 짝사랑하다가 이뤄지지 않자 정신이 이상해져서 떠난 사람이라고 했다. 류 전도사는 이미 교회를 나간 사람들과 연락하는 것을 제한했다"고 말했다.

과거 교회를 떠난 사람들도 최근에는 신천지로 둔갑했다. 송 목사는 1월 27일 교인 총회에서 "한인 교회 목사님들이 제가 하지도 않은 말, 하지도 않은 행동, 우리 교회가 하지 않은 일들을 했다고 하더라. 보니까 이전에 우리 교회 있다가 나간 신천지가 그런 이야기를 퍼트리면서 교회와 교회를 이간질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한 교인이 "그들이 왜 그런 일을 하게 됐는지 들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송 목사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교회를 혼돈에 빠지게 하는 이야기는 듣지 않겠다"고 답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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