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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폭로로 드러난 '기독교 사학' 서울공연예고의 민낯
박재련 교장 부부, 각종 수당 부당 수령 및 학생들 외부 행사 동원…교육청, 교장 파면 요구
  • 박요셉 기자 (josef@newsnjoy.or.kr)
  • 승인 2019.02.26 19:39

"우선 학교의 명예를 훼손한 점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 학생의 일원으로서 SNS에 글을 올리고 명예를 훼손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히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선택권 없이 외부 공연에 참여시킨 죄…."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박재련 교장) 3학년 학생들이 학교 내부 비리를 폭로한 뮤지컬 영상을 공개했다. 이들은 2월 17일 유튜브에 영상을 게시해, 학교가 외부 공연에 학생들을 동원하고 선정적인 공연을 요구했다고 알렸다. 여러 언론이 이 영상을 보도하면서, 서울공연예고 박재련 교장 부부의 비위 의혹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문화선교사 양성을 목표로 하는 서울공연예고는 2008년 설립됐다. 2002년부터 청은학원 산하 상업고등학교 교장으로 지낸 박재련 교장이 연극, 영화, 실용음악, 무대미술, 실용 무용 등 학과를 개설하고 전문가를 초빙해 예술계 특목고를 만들었다. 서울공연예술고는 지난 10년간 f(x), 미쓰에이, 에이핑크, B1A4, EXO, 레드벨벳, 걸스데이, 카라, BTS 멤버 등 유명 아이돌을 배출하며, '연예인 사관학교'로 자리매김했다.

서울공연예고는 '하나님을 경외하고 사람을 존중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을 길러내는 것을 교육 이념으로 삼고 있다. 박 교장은 CTS·CGNTV·C채널 등 기독교 방송에 출연해, 김은숙 전 이사장이 선교를 위해 학교를 세웠다고 밝혔다. 박 교장은 김 전 이사장의 손녀사위다. 박 교장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림형석 총회장) 소속 교회 장로다.

박 교장은 C채널과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에게 문화·예술을 가르치며 복음을 함께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 아침 조회 대신 기도로 수업을 시작하고, 매주 성경공부와 예배를 진행한다고 했다. 프놈펜, 하노이, 베이징 등 여러 나라에 서울공연예고 분교를 세워 선교 전초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박 교장 자신도 30여 년간 무대에 오른 전문 연극인이다. 극단 '증언' 대표를 맡은 그는 연극 '빈방 있습니까'의 주인공 '덕구'로 유명하다. 1981년 초연한 연극 '빈방 있습니까'는 매년 성탄절 시즌 많은 교회가 찾아보는 한국교회 대표 성극聖劇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종합 감사 결과, 청은학원에 서울공연예술고 박재련 교장의 파면을 요구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서울시교육청, 3차례 종합 감사

각종 수당 부당 수령 등 18개 지적

중대 법률 위반 혐의에 경찰 수사

박재련 교장과 아내 김 아무개 행정실장의 비리는 지난해 8월, 학부모들이 공직제보센터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감사단을 구성해 10월부터 11월까지 3차에 걸쳐 대대적인 감사를 진행했다. 교육청은 △외부 행사 학생 동원 및 학습권 침해 △신입생 및 전·편입 학생 전형 업무 처리 소홀 △각종 수당 집행 부적정 △특정 종교 교리 전파 △박 교장이 대표로 있는 극단 특혜 제공 등 18개 사항이 드러났다고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박 교장이 교육 계획에 없는 외부 행사 공연에 10여 차례 학생들을 동원해 학습권을 부당하게 침해했다고 봤다. 학생들은 감사반이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행사 날짜를 갑자기 통보받고 공연에 필요한 교통비·식비·대관비를 자비로 부담하는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이런 외부 행사에서 관객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응답한 학생도 있었다. 학생들은 주관식 응답에서 "군부대 공연을 하러 갔을 때, 교장이 관객에게 손잡고 안아 주면 좋아한다며 스킨십을 권했다", "남고 공연에서 손 접촉, 무대 바로 아래에서 관람하는 게 기분 나빴다"고 썼다. 학교가 학생들에게 선정적인 공연을 요구했다는 응답도 나왔다.

또 서울시교육청은 서울공연예고가 신입생 전형 업무를 정관에 따라 처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학교 정관에 따르면, 서울공연예고는 신입생 전형 실기고사 심사위원을 위촉할 때 입학전형위원회 협의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학교는 2015~2018년 신입생 전형 심사위원을 선정할 때 이 과정을 누락했다. 전년도 심사위원을 실기 검사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규칙도 지키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서울공연예고가 박 교장과 김 실장에게 지급한 수당도 문제가 됐다. 서울시교육청이 작성한 '2015~2018년 부당 지급 내역'에 따르면, 박 교장과 김 실장은 신입생 및 전·편입 심사위원, 캠프 강사료, 미술대회 수당 등 여러 항목으로 총 4567만 원을 받았다. 서울시교육청은 법령과 조례 혹은 지침 등의 근거 없이 부적정한 예산이 집행된 것으로 보고, 학교에 회수를 요구했다.

박 교장이 대표로 있는 극단 '증언'이 학교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서울공연예고는 2009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12월 전체 1학년에게 연극 '빈방 있습니까'를 관람하게 하고, 총 1500만 원을 관람료로 증언에 지급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장이 대표로 있는 극단의 공연을 장기간 관람하고 학교 회계에서 비용을 집행한 일은, 개인이나 가족과 집단의 이해관계를 적극적으로 배제해야 하는 사학 윤리 강령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감사단은 이외에도 △학생 신입생 선발 △전 이사장 학대 △학교법인 이사회 회의록 허위 작성 △학교·공연 행사비 집행 시 개인 계좌 운용 등, 중대 법률 위반 혐의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2월 12일 학교를 압수 수색했다.

서울공연예고 3학년 학생들은 뮤지컬 영상을 제작해 학교 내부 비리를 폭로했다. 유튜브 영상 갈무리

학생들, 학교 내부 고발 뮤지컬 제작
학부모들, 청와대에 국민 청원
학교 측 "아직 결정된 것 없어"

서울시교육청 감사 결과와 경찰 압수 수색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학생들도 학교 문제를 외부에 알리기 시작했다. 서울공연예고 3학년 학생들은 2월 17일 유튜브에 '누가 죄인인가 -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 학생들의 피해와 불이익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게시했다.

뮤지컬 형태로 만들어진 이 영상에서 학생들은 교육청 감사에서 제기된 문제를 하나씩 거론했다. 이들은 뮤지컬 '영웅'의 OST를 개사해 △선택권 없이 외부 공연에 참여시킨 죄 △공연장에서 섹시함과 스킨십을 요구한 죄 △공연의 일정을 전날에 공지해 새벽 연습을 하도록 한 죄 △학생회장을 교무실로 부른 뒤 학생을 회유한 죄 △진실을 고발하는 학생들을 전화로 협박한 죄 등을 지적했다.

학부모들은 2월 21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국민 청원을 게시했다. 이들은 학생들의 용기 있는 증언으로 학교의 문제점들이 방송에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박재련 교장이 잘못을 인정하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박 교장이 학생들을 소집해 자신이 결백하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은 교육청 파면 처분을 받고 경찰 압수 수색까지 당한 박 교장을 절대 신임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새 학기를 맞게 할 수 없다며, 아이들이 깨끗하고 행복한 학교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응원해 달라고 호소했다.

박재련 교장은 교육부 감사 지적과 학생들의 폭로에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뉴스앤조이>는 2월 26일 교육청 감사 결과와 학생들의 문제 제기에 학교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서울공연예고를 찾았다. 행정실 관계자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교육부 감사 결과는 학교의 이의 신청으로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경찰 수사도 아직 진행 중이다. 영상도 졸업생들이 만든 것이기 때문에 학교가 이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교장과 행정실장이 학교에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있다"고 했지만, 이날은 자리를 비운 상태라며 만날 수 없다고 했다. <뉴스앤조이>는 박재련 교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전화기는 꺼져 있었고 문자메시지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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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 장종근 2019-02-27 04:31:04

    노무현의 사학법개정에 삭발하던
    목사들이 5.18망언에 침묵하고
    거룩한척 설교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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