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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방송의 제작비는 왜 '0'일까
방통위 "제작비 개선하라" 수차례 권고…출연자들 "무보수 관행 팽배"
  • 이용필 기자 (feel2@newsnjoy.or.kr)
  • 승인 2019.02.21 17:00

다른 지상파 사업자와 달리 극동방송은 제작비 사용에 인색했다. 방통위는 제작비를 확대하라고 권고해 왔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3300억대 자산을 보유한 극동방송(김장환 이사장)은 제작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발간한 '2017년도 방송 사업자 재산 상황 공표집'을 보면, 극동방송의 제작비와 구입비는 공란으로 나와 있다.

보통 방송사 제작비에는 기획료, 원고료, 음악료, 저작권료, 제작 진행비(식비, 숙박비), 섭외비 등이 포함된다. 라디오든 TV든 어떤 형태가 됐든 제작비가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극동방송은 예외였다.

공표집에는 지상파방송사 사업자 51곳의 자산·부채·매출 등 재산 현황이 담겨 있다. 타 방송사 통계를 보면, 제작비는 방송사 규모와 상관없이 일정 부분 지출됐다. 전체 자산이 4억 6000만 원에 불과한 마포공동체라디오도 제작비로 1억 6000만 원을 지출했다. 종교 방송도 예외는 아니었다. CBS는 562억 원, 평화방송은 98억 원, 불교방송은 133억 원의 제작비를 지출했다.

극동방송 제작비가 '0'인 것은 2017년만 그런 게 아니다. 2012년~2017년까지 공표집에 극동방송 제작비는 모두 공란으로 표기돼 있다.

방통위 측 "영세한 극동방송,
제작비 판매관리비에 포함
제작비 늘려 가고 있다"

<뉴스앤조이>는 극동방송 제작비가 왜 공란으로 표기돼 있는지 방통위에 문의했다. 극동방송을 담당하는 방통위 관계자는, 극동방송도 제작비를 지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작비가 너무 적다 보니 판매관리비 항목에 포함해 표기해 왔다고 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극동방송은 규모가 영세해 제작비가 판매관리비에 포함돼 있다. (제작비) 금액이 너무 적다. 영세 사업자의 경우 따로 구분해 (재정 결산을) 처리하기도 한다. 도로교통공단도 제작비는 공란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기자가 극동방송 자산이 MBC·KBS·SBS 다음이라고 말하자, 그는 "극동방송은 지상파 사업자 중 중소 방송사에 해당하고 규모가 영세하다"고 말했다.

그는 "극동방송 특징인데 다른 방송사와 달리 고액 출연료가 안 나간다. 주로 목회자가 출연하다 보니 제작비는 적게 드는 데 비해 헌금 수익은 꽤 많다. 수익에 비해 콘텐츠 질이 낮으면 안 되니까, 우리도 제작비를 늘릴 것을 주문하고 있다. 실제 극동방송은 제작비를 늘려 가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제작비 규모가 어떻게 되느냐고 묻자 "영업 비밀이라 구체적으로 알려 줄 수는 없다"고 답했다.

방통위 2017년도 공표집에 나오는 극동방송 제작비 부분. 방통위 관계자는 "극동방송 제작비가 없는 게 아니다. 액수가 너무 적어 판매관리비에 포함시켜 왔다"고 했다.

실제로 방통위는 극동방송에 재허가를 내줄 때마다 제작비를 언급해 왔다. 방통위의 2014년도 지상파방송 사업자 재허가 백서를 보면 "(극동 광주 FM은) 방송 제작비와 방송 시설 투자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하라"고 나온다.

2016년 재허가 백서에는 조금 더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방통위는 "극동방송의 경우 콘텐츠 제작에 재능 기부, 자원봉사로 인력 투입되는 상황을 고려해도 콘텐츠 제작비 투자가 과소하게 책정되어 있다(1%)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방송 제작비 투자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하여 재허가 이후 3개월 이내 방통위에 제출하고, 이행 실적을 매년 4월 말까지 제출하라"고 했다.

40년 넘게 극동방송을 이끌어 온 김장환 이사장의 족벌 체제를 우려하는 내용이 담긴 2017년 백서에도 제작비 내용은 빠지지 않았다. 방통위는 이때에도 제작비 투자 확대 계획을 3개월 이내에 제출하라고 했다.

출연료 받은 적 없다는 찬양 사역자들
"무보수가 당연한 분위기
'출연시켜 주는 게 어디냐'는 식
최근 들어 출연료 지급"

그동안 극동방송에서 무보수로 사역해 온 찬양 사역자들은 공개된 극동방송 자산을 보고 충격을 받기도 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극동방송에 오랫동안 출연한 적 있는 사람들은, 극동방송의 터무니없이 적은 제작비가 '무보수 관행'과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극동방송 측이 방송 출연을 '교회 봉사'처럼 이해하기 때문에 따로 출연료나 섭외비를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찬양사역자연합 최인혁 회장은 "방송 사역을 34년간 하면서 출연료나 섭외비를 주지 않은 곳은 극동방송뿐이었다. '출연시켜 주는 게 어디냐'는 식이다. 돈이 없는 가난한 방송사라면 모르겠는데, 수천 억대 재산을 쌓아 놓고 모르쇠로 일관해 왔다"고 말했다.

CCM 음반 홍보를 위해 전국 극동방송에 출연했던 양희삼 목사(카타콤라디오)도 출연료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양 목사는 "전국 극동방송을 돌아다니며 홍보했는데, 어느 곳에서도 출연료를 받은 기억이 없다. 안 주는 게 당연한 분위기였다. 출연시켜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기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돈이 없다면 얼마든지 이해한다. 그러나 전파 선교사 모집 등으로 후원은 다 받아 챙기면서, 어려운 사역자들에게 한 푼 주는 걸 아쉬워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극동방송에서 오랫동안 사역해 온 한 목사는 "무보수가 당연한 분위기여서 특별한 불만은 없었다. 그냥 'CBS나 CTS와 달리 (극동방송은) 주지 않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최근 들어 출연료를 지급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극동방송은 운영위원회, 전파 선교사, TDP(Time Donation Program) 등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언경 사무처장은 "사실상 이중 수혜가 아닌가. 후원은 후원대로 받고 설교 방송까지 파는데 제작비는 거의 들지 않는다. 정상적인 구조가 아니다. 아무리 종교 방송이라고 해도, 방통위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수년간 제작비가 0으로 기재된 것에 대해, 극동방송 한기붕 사장은 "제작비가 안 든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공표집 자료가 잘못된 것 같다"며 공식적으로 질의해 달라고 말했다. 기자는 극동방송 측에 △방송 프로그램 제작비 예산이 잡혀 있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무보수 출연을 유지해 온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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