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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강한 교회'로 가는 길
[서평] 칼 베이터스 <작고 강한 교회>(생명의말씀사)
  • 크리스찬북뉴스 (cbooknews@naver.com)
  • 승인 2019.02.28 10:32

'작다'는 말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성공적이라는 이미지를 주지는 않는다. 현대가 크고 많은 것을 추구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의 성공 기준이 크고 많은 것에 있다. 세상 가치가 이렇다 보니, 세상은 이런 것을 추구하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쏟는다. 크고 많은 것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여러 불합리한 요건도 신경 쓰지 않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만들어 낸 결과에 많은 사람이 환호성을 지른다.

안타까운 사실은 세상의 가치가 성경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교회 현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이다. 예배당 크기, 교인 숫자, 백화점식 교회 프로그램, 세련된 예배 형식, 화려한 영상과 음악, 목회자의 외모와 스펙 등을 보고 '좋은 교회'라고 말을 한다. 반대로 생각하면 어떨까. 교회 소유 건물이 없고, 많은 사람이 모이지 않으며, 어떻게 보면 구시대적 예배 형식과 스타일, 촌스러운 목회자가 있는 교회를 '실패한 교회' 혹은 '나쁜 교회'라고 할 수 있을까.

6년 전 교회를 개척했다. 함께 개척한 교인 6명에게 처음 한 설교에서 우리 교회를 가리켜 '작은 교회'라는 말을 사용하지 말라고 했다. '작다'는 표현 자체에 '크다'와의 비교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어떤 대상과 비교하고, 비교 대상보다 우리 교회가 못한다는 생각이 들면, 교회 구성원이 주눅 들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기력증에 빠질 수 있기에 이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것이었다. 내가 목회하는 교회에서는 '작은 교회'라는 표현 자체가 어느 순간부터 사라졌다.

그런데 <작고 강한 교회>라는 책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작다'는 말 자체를 의식적으로 하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에, 왜 책 제목에 '작다'는 부정적(?) 의미의 표현을 썼을까 궁금증에서 책을 읽어 내려갔다. 저자가 '작다'고 표현한 것은 '작다'는 말을 썼을 때 독자들 머릿속에 나타날 이미지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작다'는 말 자체에서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작다' 대신 다른 표현을 사용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다른 설명들이 필요하기에 '작은 교회'라는 말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설명에 나도 동의를 했다.

<작고 강한 교회> / 칼 베이터스 지음 / 조계광 옮김 / 생명의말씀사 펴냄 / 307쪽 / 1만 8000원

저자는 30년간 캘리포니아에서 코너스톤크리스천펠로우십교회를 담임하는 칼 베이터스 목사다. 서두부터 내 마음에 강하게 다가온 글이 있었다. "우리의 사역을 위한 하나님의 계획이 우리 자신의 계획과 다르다면 어떻게 될까? 그분이 우리를 작은 교회를 섬기는 일에 사용하기를 원하신다면,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기꺼이 그 뜻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29쪽) 하나님은 모든 사람이 대형 교회 담당 목회자로 살아가기를 원하지 않는다.

책 속에 있는 통계자료는 한국교회 상황과는 다르다. 하지만 교인 200명 이하 교회와 350명 이하 교회가 미국 교회의 88%라는 사실은 모든 교회가 대형 교회가 될 수 없다는 것과 하나님이 각 사람에게 다양한 목회자를 허락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무조건 교회를 성장시켜서 많은 사람이 모이는 교회를 이루겠다는 생각은 건강하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교회 규모가 작다는 것은 이 시대 교회에 있는 보편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교회 규모에 따라 목회를 판단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

성경에도 왜 대형 교회를 이루지 못했는가에 대한 예수님의 비판은 나오지 않는다. 예수님은 왜 첫사랑을 잃어버렸는지를 비판했다. 대다수 목회자가 먼저 마음속에 있는 패배주의와 자신감 상실, 부정적 생각을 해소해야 목회하는 교회 모습이 온전하게 세상에 드러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작은 교회'라는 의식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패러다임의 변화다. 저자는 패러다임이 변할 때 작지만 강한 교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작은 교회와 큰 교회의 차이점을 상세하게 비교한다. 작은 교회에서는 일꾼이 부족하다고 말을 많이 한다. 그래서 하고 싶은 사역을 온전하게 할 수 없다고 한다. 큰 교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큰 교회도 하고자 하는 사역을 온전히 할 수 있도록 돕는 일꾼이 부족하다. 중요한 것은 일꾼 없음을 변명하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크기에 상관없이 상황에 맞는 대안을 찾아 교회에 적용하는 사실이라는 어필하고 있다.

작은 교회 목회자는 교회 성장을 최대 목표로 삼는다. 교회 성장 세미나를 찾아다니면서 그것을 그대로 교회에 사용한다. 아무리 좋은 성장 세미나라고 할지라도 목회자가 그것을 자신의 목회 철학 속에 자기화하지 않고 교회에 적용하려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성장 세미나에서 발표하는 여러 사례와 이론은 그 교회에 맞는 것이지 환경과 문화가 전혀 다른 목회지에 무분별하게 적용하는 것은 무리다. 그래서 교회 성장이 세미나에서 사례를 발표한 교회와 동일하게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무분별한 세미나 참석보다는 담임목사가 자기 교회의 상황과 문화, 교회 구성원의 수준과 능력에 맞춰서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회가 커야만 주의 일을 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예수님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그분을 알아 가는 일이다. 그렇게 열심을 내다 보면, 성장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된다는 것이다. 큰 교회든 작은 교회든 각자 교회로서 해야 할 사명이 있다. 그리고 큰 교회와 작은 교회는 '교회'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교회의 본질은 크기와 상관없이 동일하다. 따라서 교회의 본질과 성경에서 말하는 바른 교회관이 중요하다. 눈에 보이는 것들 때문에 교회를 판단하는 기준이 흔들리고 안 된다.

큰 교회에는 많은 사람이 모인다. 그래서 이들을 이끌어 가기 위한 비전과 목표가 중요하다. 작은 교회는 비전과 목표도 중요하지만, 관계와 문화에 중요성을 두어야 한다. 작은 교회 실패 원인 중 하나는 무조건적으로 큰 교회 가치를 따라가려는 데 있다. 작은 교회를 찾아오는 사람 대다수는 관계를 중요하게 여긴다. 작은 교회는 큰 교회에 비해 사역이나 교육 부분이 취약할 수 있다. 이런 취약점을 이겨 내는 길은 교회 구성원 간의 관계성에 있다. 작은 교회의 건강과 활력에는 '친밀한 관계'가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기준으로 한 성도와의 관계를 뜻한다. 이런 관계를 통해 다양한 문화가 교회 내에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교회가 작은 것은 잘못이 아니다. 작은 것이 잘못이라면, 고칠 수가 없다. 눈에 보이는 '작다', '크다'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얼마나 건강한지에 집중해야 한다. 작다는 것을 핑계 삼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교회의 건강은 현실을 올바르게 파악하고 평가와 대안을 찾아 주께서 원하시는 온전한 사역의 현장으로 교인들을 이끌어 내는 데 있다. 그래서 저자는 작은 교회일 때 위대한 작은 교회가 돼야 한다고 언급한다(130쪽). 교회가 작지만 건강하다고 한다면, 그 교회는 실패한 것이 아니다. 전략이 담겨 있는 것이다. 이것이 분명한 목적과 전략을 갖고 작은 교회를 유지하는 이유다.

작은 교회의 목적과 전략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는 데 있다. 저자는 '궁수의 비유'를 들면서(166쪽), 교회의 사역에 결과가 없다는 것을 탓하지 말고 결과를 낼 수 있는 것을 목표 삼으라고 말한다. 잘할 수 있는 것이 그 교회의 사명이고, 그 사명을 잃어버리면 작은 교회로서 갖는 특징적 요소는 사라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잘할 수 있는 것을 하기 위한 다섯 가지 원리를 설명한다. 첫째는 열정·목적·협력자·계획·기도다. 이 원리를 적용해 모든 사역을 평가하고 준비하고 격려할 것을 요구한다. 특히 기도에 있어서는 3개월 전부터 계획돼 있는 사역을 위해 기도하고, 2개월 1개월 단위로 나눠서 기도해야 한다고 말한다. 교회는 결과를 내는 곳이 아니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곳이다. 하나님의 도우심이 필요하고, 그 도우심의 밑바탕에는 철저한 기도가 있어야 한다.

작다는 것은 실패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하나님이 주신 교회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느냐다. 성경적 이해를 바탕으로 이 땅에서 어떻게 실행하고 적용할지가 중요하다. 무조건 대형 교회로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해서는 안 된다. 사명을 잃어버린 채 사람 수 불리는 데만 급급한 게 아니다. 자기가 속한 교회의 환경과 상황을 바르게 이해해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교회의 사명을 올바르게 적용해 하나님 뜻을 이루어 가는 것이 작고 강한 교회로 가는 비결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이 글은 <크리스찬북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서상진 /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미래로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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