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미국의 대형 교회 하베스트바이블채플(Harvest Bible Chapel) 담임목사 제임스 맥도널드(James MacDonald)가 해임됐다. 교회 장로회는 2월 13일 담임목사를 해임했다고 밝혔다.

제임스 맥도널드는 한국에서도 이름이 알려진 목사다. <버티컬 처치>(두란노) 저자인 그는 1998년 18명으로 교회를 시작해, 출석 교인 1만 2000명에 지교회 7곳을 운영하는 초대형 교회로 성장시켰다.

교회 사역으로만 그치지 않고 '버티컬'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영화 단체, 워십 사역, 학교, 캠프 등도 운영해 왔다. 그가 진행하는 라디오 '세계로 한 걸음'(Walk in the World)은 청취자 300만 명을 자랑하는 인기 방송이다.

미국 시카고시 하베스트바이블채플 장로회는 2월 13일 제임스 맥도널드 담임목사를 해고했다고 밝혔다.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제임스 맥도널드 목사가 어쩌다가 해임이 됐을까. 2013년 세 명의 장로는 맥도널드 목사의 자질과 인격을 문제 삼으며 담임목사가 교회에 절대적인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로들은 맥도널드 목사가 △자기 홍보가 심하고 △돈을 사랑하며 △사람들을 지배하고 괴롭히거나 △사람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행하고 △급격하게 분노를 표출하며 △여론을 호도하는 경향이 있다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현직 장로들에게 보냈다. 여기에 장로회가 맥도널드 목사 사례비가 얼마인지 모른다며 교회의 불투명한 회계도 문제 삼았다.

이 논란은 2014년 맥도널드 목사가 양쪽이 화해했다고 밝히면서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맥도널드 목사는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장로들에게 가혹했던 자신의 잘못을 용서해 달라고 했다. 세 장로도 화해 요청을 받아들였다.

제임스 맥도널드 목사를 둘러싼 논란은 3년 만에 다시 제기됐다. 맥도널드 목사는 교회 외에도 교회 개척 기관인 하베스트바이블펠로우십(HBF)을 운영했다. 이 기구에 가입한 교회는 150여 곳으로, 맥도널드는 이곳의 재정과 교회 재정을 혼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HBF 전 간부들은 교회 개척 자금으로 기부를 받은 약 25억 원이 교회를 운영하는 데 쓰였다고 주장했다. 맥도널드 목사는 이 문제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HBF 대표직을 사임했다.

장로뿐만 아니라 부목사들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맥도널드 목사가 원하는 것은 "올바름이 아닌 충성"이라고 증언했다. 이단성 있는 목회자를 설교자로 세우는 데 문제를 제기한 부목사는 맥도널드 목사의 강압에 교회를 떠나야 했다. 교회 운영과 맥도널드 목사의 잘못을 지적하는 부목사도 내쫓았다.

전 장로, 부목사들은 인터넷에 블로그를 개설해 맥도널드 목사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프리랜서 언론인 줄리 로이스는 2013년 처음 문제가 불거질 때부터 이 문제를 취재해 인터넷에 게시하거나 <월드> 매거진에 기고했다. 맥도널드와 교회는 지난해 10월 이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교회와 맥도널드 목사는 같은 편이었다. 하지만 올해 1월, 교회는 소송을 취하하고, 맥도널드 목사가 기한 없는 안식년을 보낼 것이라고 밝히면서 양측의 신뢰가 깨진 것이 감지됐다.

하베스트바이블채플은 1만 2000명이 다니는 초대형 교회다. 미국 전역에 지교회 7곳을 두고 있다. 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수많은 논란 속에서 함께했던 교회가 맥도널드 목사에게서 등을 돌린 건, 시카고의 라디오방송이 보도한 맥도널드의 육성 때문이다. '맨코우뮬러쇼' 진행자 뮬러는 2월 12일, 맥도널드 목사의 저속한 발언이 녹음된 파일을 입수해 이를 라디오로 내보냈다.

맥도널드 목사는 <크리스채너티투데이>가 성공회, 감리회 등 주류 교단만 옹호하고 여성 목회자를 치켜세우며 이머징 교회와 게이를 사랑한다고 비난했다. 그뿐 아니라 <크리스채너티투데이> 편집장과 줄리 로이스가 불륜 관계라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 방송을 들은 장로회는 다음 날 교회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내고, 맥도널드 목사는 2월 12일부터 더 이상 하베스트바이블채플의 담임목사가 아니라고 발표했다. 장로회는 맥도널드 목사가 "교회의 안녕에 해롭다"고 봤다며 오랜 기간 검증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밝혔다.

하베스트바이블채플 장로회는 돌아오는 주일예배에서 더 자세한 내용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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