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장명성 기자] 제자와의 부적절한 성 접촉으로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해임됐다가 최근 복직 여부로 논란 중인 ㅅ 교수가 지난해 12월 새 책을 펴냈다. 자신이 연구하고 가르쳐 온 '예술신학'을 골자로 한 책이다. '위계에 의한 성폭력' 재판에서 무죄가 확정된 지 11개월 만에 책을 펴낸 것이다.

ㅅ 교수는 이 책에서 본인이 20여 년째 집중하고 있다는 '기독교 신앙의 아름다움'을 주제로, '기독교 미학'(Christian Aesthetics)은 무엇인지, 기독교 미학이 신앙에 요구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풀어냈다. 음악·미술·무용 등 다양한 종류의 예술 활동과 신학·신앙을 어떻게 접목할 수 있는지도 다룬다. 

재판에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ㅅ 교수는 재판 과정에서 제자와의 성적 접촉을 인정했다. 신학 교수이자 목사로서 부적절한 행위를 했고, 소속 교단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전명구 감독회장) 교단법 '교리와 장정'상으로 봐도 징계 대상이다. 어떤 공적인 회개의 표시도 없이 대중을 상대로 저술 활동을 해도 되는 것일까.

<뉴스앤조이>는 책 출판을 두고, ㅅ 교수와 책을 펴낸 '도서출판 ㄷ', 이 책에 추천사를 쓴 김 아무개 목사에게 입장을 물어보았다.

ㅅ 교수는 지난해 12월 도서출판 ㄷ에서 '예술신학'을 주제로 한 새 책을 발간했다.

ㅅ 교수는 끊임없이 공부해 온 내용의 결과물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1월 1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개인사가 어렵긴 했지만, 저술 활동은 그와 직접적으로 관계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물론 책을 쓰며 느낀 감정이 개인사와 무관할 수는 없겠지만, 예술신학과 미학은 내 20년의 관심사고, (새 책은) 그 관심사들을 삶의 과제로 생각하며 활동해 온 삶을 풀어낸 결과물이다"고 말했다.

저술 활동 자체를 '공적 활동'으로 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저술 활동 또한 '공적'이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그렇지만 여론이 사적으로 칩거할 기간, 공적 활동을 할 수 있는 기간을 따로 정해 주는 것은 아니지 않나. 문제를 제기할 수 있지만, 개인적인 삶, 학자로서의 삶을 잘 만들어 나가는 게 생의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책을 발간한 도서출판 ㄷ은 에큐메니컬 신학 서적을 주로 펴내는 기독교 출판사다. 민중신학·여성신학 등 사회문제에 주목하는 신학을 바탕으로 사회 이슈들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게 돕는 책들을 발간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세종 도서 우수 학술 도서' 목록에도 이름을 자주 올리는 출판사다.

도서출판 ㄷ은 어떤 생각으로 ㅅ 교수의 책을 낸 것일까. <뉴스앤조이>는 도서출판 ㄷ 김 아무개 대표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는 1월 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ㅅ 교수 관련 문제는) 민감하기도 하고 신중하게 답해야 할 문제이니 전화로 하기보다 질문지를 보내면 답해 주겠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는 그날 바로 질문지를 작성해 김 대표에게 보냈다. △ㅅ 교수 관련 문제를 알고 있었는가 △책 출판 자체에 도덕적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도덕적 문제와 학문적 성과를 다르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목회자들의 동업자 의식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의 질문을 보냈다.

다음 날까지 답변을 주겠다던 김 대표는 아무 응답이 없었다. 기자가 다시 한 번 연락하자, 그는 대뜸 "질문 내용이 모욕적"이라며 인터뷰를 거절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뉴스앤조이>는 책머리에 추천사를 쓴 김 아무개 목사에게도 ㅅ 교수의 책에 추천사를 쓴 이유를 물었다. 그는 ㅅ 교수 문제를 알고 있고, 추천사를 쓰기는 했지만, 그의 행태에 대해 평가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1월 9일 <뉴스앤조이> 와의 통화에서 "사람에 대한 평가가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문제가 있더라도 학문 활동까지 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어찌 됐든 그 사람(ㅅ 교수)이 최선을 다해 책을 냈고, 그 책이 우리 신학적 사고를 심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학교 밖에서 그런 활동을 하는 것도 의미 있지 않나 생각한다. 문제가 있으니 '죽어 지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합당한 태도인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학교로) 너무 빨리 돌아가는 것은 문제라는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관계적인 측면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김 목사는 "출판사 대표가 우리 교회 교인이다. '이런 책이 나오는데 추천사를 좀 써 달라'고 부탁해 왔다. 거절하기 힘들었다. 능동적이었다기보다 이런 관계도 무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ㅅ 교수와는 과거에 가까운 사이였지만, 성 문제가 드러난 뒤에는 전화 통화 한 번 한 것이 전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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