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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화한 한국 개신교의 적폐 청산하려면(영상)
[북스앤조이] 김진호 <권력과 교회>, 김용민 <한국 개신교와 정치>
  • 강동석 기자 (kads2009@newsnjoy.or.kr)
  • 승인 2019.01.11 23:02

"기독교사는 사실상 권력 관계사다. 모세와 이집트, 다윗과 왕 사울, 예언자와 필리시테인 등 이스라엘 강점국, 예수 및 바울로 또한 '쿼바디스(Quo Vadis)' 상황 속 지하 교회 교인과 로마제국의 관계사는 성서의 중추를 이룬다. 양자 사이에 저항과 박해의 과정 속에 그리스도교는 명분과 교세를 확대해 왔다. 한국의 경우도 다르지 않아, 18~19세기 조선 조정과 대면한 천주교를 비롯해, 일제와 북한 그리고 남한의 독재 정부와 마주한 개신교는 핍박과 저항, 협력 등 당대 권력과의 작용 속에서 각자의 서사 구조를 형성하며 존재 가치를 축적해 왔다." [김용민, <한국 개신교와 정치>(소명출판), 259쪽]

[뉴스앤조이-강동석 기자] 교회는 국가 권력과 조화하거나 갈등하며 사회 속에 다채로운 모습으로 자리해 왔다. 한국 맥락에서 교회와 권력의 관계를 탐구하는 책을 소개한다.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김진호 목사를 비롯해 다섯 명의 학자가 집필에 참여한 <권력과 교회>(창비), 시사평론가 김용민 PD가 쓴 <한국 개신교와 정치>다. 두 책은 과거와 현재의 한국교회 모습을 고찰하고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 개신교와 정치>(소명출판)와 <권력과 교회>(창비).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권력화한 대형 교회,
파워 엘리트 양산하고
한국 사회 보수화 주도
"대형 교회 패러다임 넘어서야"

<권력과 교회>는 <권력과 검찰>·<권력과 언론>(창비)에 이은 '대한민국 권력 비판 3부작' 세 번째 책이다. '권력 비판'을 제기할 때 검찰·언론과 나란히 놓일 정도로 교회는 권력의 대명사가 됐다. 이명박 정권 당시에는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이라는 표현이, 박근혜 정권 당시에는 '사미자'(사랑의교회·미래를경영하는연구모임)라는 표현이 언론에 오르내렸다. 대형 교회 출신이 정권의 핵심부나 요직에 앉아 있었던 것이다. 김진호 목사는 <권력과 교회> 서문에 해당하는 글 '한국의 파워 엘리트를 만드는 교회'에서, 한국 사회 권력 중심에 개신교인이 있었다고 지적한다.

"이승만 초대 내각 가운데 42.9%, 제헌 국회의원 가운데 27.3%가 개신교 신자였다. 한편 현재 20대 국회의원 가운데에서는 25%가 개신교 신자로, 총인구의 19.7%인 개신교 신자 비율보다 꽤 높은 수준인데, 19대에는 무려 41.5%나 되었다. 2005년 한국 사회 파워 엘리트 3만여 명을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개신교 신자가 40.5%에 이르렀다. 더욱이 이명박 정권 초기인 2008년에는 그보다 높은 48%였다." (<권력과 교회>, 5~6쪽)

개신교가 파워 엘리트 형성 시스템을 작동하는 사회 세력이라는 지적이다. 김 목사는 이 점에서 교회가 하나의 권력 장치로 작동하고 있으며, 검찰·언론과 마찬가지로 권력과의 역학 관계를 주목할 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 책이 주목하는 4가지 주제를 밝힌다.

△개신교의 권력화 메커니즘은 보수주의와 연계해 있다 △개신교 권력 장치는 대형 교회와 연계해 있다 △개신교는 권력에서 소외된 이들의 반지성주의 신앙을 동원해 정치화하는 것으로 권력 자원의 과점 세력이 됐다 △소수파에 국한한 현상이기는 하지만 개신교는 권력 해체·분배 노하우를 갖고 있기에 권력의 평등에 기여할 가능성을 갖고 있다.

<권력과 교회>는 <권력과 검찰>·<권력과 언론>과 같이 대담 형식으로 구성됐다. 제도권 신학 바깥에서 활동해 온 김진호 목사가 각 분야 전문가로 활동하는 네 사람과 4가지 주제로 각각 면대면 대담을 진행한 것을 재검토하고 수정·편집했다. 강남순 교수(미국 텍사스크리스천대학교 브라이트신학대학원), 박노자 교수(노르웨이 오슬로국립대학교), 한홍구 교수(성공회대학교), 김응교 교수(숙명여자대학교)와의 대담이 각각 △기독교인은 왜 보수적인가 - 후퇴한 민주주의의 표상 △대형 교회, 그들만의 세상 - 대체 불가능한 인맥 네트워크 △예수 천국 불신 지옥 - 반지성주의의 근원을 묻다 △욕망의 하나님나라 - 교회 공동체의 신뢰 회복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논의의 층위가 다양해 4인 4색이라는 표현이 적합하다.

"심사숙고 끝에 네 명의 대담자를 초대했다. 그들은 '권력과 교회'라는 주제에 대해 독자적으로 의견을 펼 만큼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대담을 진행하는 나와 관심도 접근 방법도 다른 연구자들이다.

권력과 섹슈얼리티의 문제에 대해 중요한 논점을 제기할 수 있고 국제적인 신학과 인문학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겸비한 강남순 교수(신학/철학), 외부자의 시선에서 한국 개신교를 읽는 탁월한 안목과 한국 사회에 대한 인문학적·사회과학적 해석의 전문가인 박노자 교수(한국학), 한국 근대사의 맥락에서 개신교의 역사적 의미와 문제점에 대해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갖춘 한홍구 교수(한국근대사학), '문학이 신학이고 신학이 문학'이라는 인식을 통해 기독교 신학적 문학비평가 혹은 시인으로서 개신교 내부에서 개신교에 대한 가장 날카로운 비판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응교 교수(문학), 이렇게 네 명의 전문가와 대담을 진행했다." (7~8쪽)

강남순 교수는 한국 사회의 '후퇴한 민주주의'가 교회에 그대로 나타난다고 지적한다. 세습, 불투명한 재정 등에서 발견되는 권력 독과점, 반동성애·성차별 등의 배제와 혐오, 교회 내 비민주성과 보수성을 분석한다. 박노자 교수는 대형 교회가 네트워크 자본, 연줄 자본의 역할을 하는 인맥 공장으로 특권층의 안식처가 됐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그 폐단을 살핀다.

한홍구 교수는 교회가 어떻게 반지성주의를 지향하게 됐는지 역사적으로 돌아본다. 반공을 기치로 내세운 교회가 한국의 국가 형성과 사회 보수화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해 왔는지도 지적한다. 김응교 교수는 권력화한 목회자들과 이를 따르는 신자들의 욕망이 뒤섞여 사회로부터 '개독교'로 지탄받게 된 한국교회 현실을 이야기한다. 교회와 신자 개개인이 어떻게 '사회적 영성'으로 대안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논의한다.

한홍구 교수의 경우, 그의 전문성은 논외로 치더라도 기획자 김진호 목사가 왜 그를 대담자로 선정했는지는 의문이다. 한홍구 교수는 자신이 이사로 있는 평화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 독단적 운영과 단체 사유화로 수차례 문제를 일으켰다. 자신이 참여해 설립한 해고 노동자를 위한 단체 '손잡고'와도 소송을 벌여, 시민사회 운동·활동가들에게 지탄을 받고 있는 인사다.

김진호 목사는 대담자와 일대일로 맞붙는 느낌으로 각 사안을 집중 논의한다. 적극 대담에 참여해 권력 대물림, 대형 교회 패러다임에 사로잡힌 한국 개신교를 진단하고, 이 현실을 넘어설 방법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이 책은 대형 교회 패러다임에 흠집을 내려 한다. 대형 교회의 뼈아픈 성찰이 없다면 검찰·언론·재벌 등에 보이는 나쁜 권력의 주역들처럼 개신교 역시 나쁜 권력이라는 사회적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점에서 대형 교회가 과잉 대표했던 교회 패러다임과는 다른, 아니 그것을 대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여러 대안이 제기될 수 있는데, 특히 '작은 교회 운동'이 주목할 만하다. (중략)

형체를 해체하니 교회라는 상투적 공간에 집착하는 신앙을 넘어설 수 있고, 성소수자나 소수민족 등 소수자들에게 덧씌워진 낙인을 해체할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새로운 영성이다. 우리는 그것을 '사회적 영성'이라고 부른다. 종교적 경계를 해체하고 자민족중심주의나 이성애중심주의를 넘어서는 영성이다. 소수자에게 열린 영성이고, 독과점과 대물림을 정당화하는 권력화된 제도에 반대하며, 권력의 효과를 모두가 공정하게 나누는 영성이다." (244~245쪽)

<권력과 교회> / 김진호 지음 / 강남순, 박노자, 한홍구, 김응교 대담 / 창비 펴냄 / 247쪽 / 1만 6000원.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천주교 전래부터 신보수 시대까지
한국교회 권력 관계사
'공공신학적 공동체'가 대안

<한국 개신교와 정치>는 '나는꼼수다'로 이름을 알린 김용민 PD가 썼다. 김 PD는 대안 교회인 벙커1교회 설교자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이 책은 김용민 PD의 문화교차학과 박사 학위논문을 단행본으로 묶은 것으로, 한국 근대사 속의 개신교 역사, 한국교회의 권력 관계사를 정리하고 있다. 부제는 '개신교 정교분리 원칙의 변용 과정'이다. 한국교회가 근현대사에서 정치권력과 관계를 맺을 때 정교분리 원칙이 어떻게 작용하고 변용돼 왔는지 보여 준다.

"이 글에서는 어떻게 한국 근현대사 속에 개신교가 권력과 작용했고, 정교 간 건강한 관계를 정립할 것이며, 한국 개신교회가 신뢰 회복을 통해 사회적으로 기여할 것인지의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기독교 경전인 성서의 견해와, 초대 교부로부터 종교개혁자를 거쳐 현대 신학자에 이른 성찰의 소산, 한국 개신교회의 교의적 바탕을 형성한 근본주의 노선이 정립한 '교회와 국가' 관계 이론 등의 전사全史를 규명할 것이다." (<한국 개신교와 정치>, 22~23쪽)

이 책은 먼저 그리스도인의 국가관을 다루고 있는 로마서 13장을 살핀다. 로마서 13장이 55~56년경 로마제국에 살던 유다 기독교인에 한정한 사도적 권고임을 지적하며, 교회가 이 구절을 어떻게 해석해 왔는지, 중세 교부와 근대 이후 종교개혁자는 '국가와 종교'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했는지 따진다. 한국 천주교와 개신교의 전래 시점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 개신교와 정치권력의 교차를 다룬다.

통시적 관점에서 △국권 상실기(일제강점기) △분단·전쟁기 △산업화 시기 △신보수주의 시대를 돌아보면서 사회 현실과 교회의 모습이 드러난다. 역사 흐름 가운데 정치권력에 대한 보수와 진보 교회의 움직임을 정리한다. 학위논문을 묶은 것이기에, 앞선 역사적 연구를 소개하며 다른 학자들이 각 사안을 어떻게 평가·분석했는지 다양한 견해도 실렸다. 이 책은 한국 개신교가 어떻게 정치권력과 관계를 설정했는지 보여 주는 논점을 크게 10가지로 분류한다.

△전래 과정에서 신구교의 극단적 대조상(구교는 박해, 신교는 환대) △국권 상실기 탈정치화 노선 △신사참배 논란 △해방 후 미군정의 친미 반공 개신교 단독정부 설계 구상 △분단과 전쟁 시기를 거쳐 내재화한 반공주의 △이승만 초대 대통령과 개신교 간 협력 △박정희·전두환 군사정부 시기 보수 개신교의 협력 기조 △민주화와 인권 신장을 위한 진보 개신교의 역할 △1992년 대선 이후 보수 개신교의 적극적 정치 참여 △진보 개신교계의 정부·정치권 진출.

<한국 개신교와 정치>가 이렇게 역사를 읽어 내는 것은, 어떤 미래를 그려야 하는가 하는 문제와 연관 있다. 마지막 8장 주제가 '화해와 일치 – 한국교회의 성숙을 위하여'인 이유다. 저자 김용민 PD는 현대 국가가 확립하면서 '억압과 굴종'이라는 관계로 나타나는 정부와 종교의 갈등 구조는 희박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시대나 상황에 따라 정교분리가 상이한 개념을 보인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같은 현실을 고려해서 시대 변화에 맞춰 어떻게 정교의 관계를 설정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단선적 정교분리론을 넘어서, 공공성을 위해 국가와 종교가 협력하는 공공신학적 양상으로 교회가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 사회의 패배 의식과 분열주의, 빈부 격차, 공공의 부재를 극복하기 위해 '교회의 화해와 일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보수와 진보가 상호 영역에 간섭하지 않고, 양자 협의를 통해 각자의 길을 균형 있게 밀고 나가는 것으로 하나님나라를 구현하고 교회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변한다.

이 책에서 인상적인 대목은 서문이다. 저자 김용민 PD는 '책머리에'에서 목회자 아들이자 한국 개신교인으로서 살아온 지난날과 자신이 목격해 온 교회 현실을 돌아보며 한국교회를 향한 고민을 풀어놓는다. 그러면서 인의仁義에 주목한다. 의의 잣대만 내세워 교회를 비난하는 입장에 서지 않고, 이 책 속에서 인의 지팡이를 들고 의를 지향하는 관찰자이자 인도자 입장에 서고 싶다고 밝힌다.

"이 책은 한국 근현대사 속의 개신교사를 다룬 것이다. 외견상 타자에 대한 관찰의 기록으로 보이지만 실은 저자, 즉 나의 이야기다. 단 한 번도 개신교회의 지배적 위치에 서 본 적이 없고, 전래 이후 오늘까지를 기록한 권위 있는 사료에 이름이 거론되지 않았지만, 나의 생애에서 이 역사의 서사敍事는 불혹 남짓한 환경과 구조로서 자리했고, 개별적 사건과 인물을 통해 작용했다. 결국 나의 삶의 질곡과 번뇌의 원천이 무엇인지 고민한 기록이기도 하다." (3쪽)

"이기주의, 울타리와 외벽을 허물고 온 사회를 교회당화하는 열린 신앙이 절실하다. 이것이 실추된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를 회복케 하고, 답보된 기독교적 사회정의를 편만하게 만들 동력이 될 것이다. 그러한 공공신학적 노력이 펼쳐지는 현장에 하느님나라가 현시될 것이다. 그것이 바로 공동체다." (266쪽)

<한국 개신교와 정치> / 김용민 지음 / 소명출판 펴냄 / 293쪽 / 1만 6000원.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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