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신대 이사회가 1월 8일 회의에서 김진두 총장 사표 수리를 철회했다. 그러나 법적으로는 이미 사직 처리되었다는 해석도 있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감리교신학대학교 이사회(황문찬 이사장)가 1월 8일 서울 반포동 팔래스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 12월 20일 자로 수리했던 전 총장 김진두 목사 사표를 번안 동의(원래 안건을 번복하는 것) 형태로 철회했다. 지난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사표를 수리했던 이사회가 돌연 이를 번복한 것이다.

이날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회의에서는 난상 토론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두 목사는 결의 여부와 상관없이 사직 상태"라는 주장과 이번 결의로 김진두 목사 복귀가 가능하다는 주장이 맞섰다. 이사회가 교통정리에 실패하고 해석의 여지를 남겨 놓아, 학사 행정의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회의가 끝난 후, 황문찬 이사장은 "우리가 총장을 사임시키려 한 것은 아닌데 (본인이 사직을 간청하는 바람에) 일이 일파만파 이렇게까지 되었다. 오늘 이사회에서는 총장 직무를 두고 서로 다른 자문 결과가 나오는 등, 갑론을박이 있으니 검토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의로 김진두 목사가 사직이 아닌 병가 상태이며 곧 복귀하는 것인지 묻자, 황 이사장은 "내가 뭐라고 언급하기 어렵다. (병가 여부는) 법적 다툼의 소지가 있는지 차기 이사회가 열릴 때까지 다시 확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진두 목사의 복귀를 반대하는 이사들은 이번 취소에 큰 의의를 두지 않았다. 이사회 결의와 별개로 김진두 목사가 사직한 사실은 법적으로 유효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들은 사표 수리는 의결할 필요가 없고 관할 기관에 도달되는 것만으로 효력을 발생시키며, 사임 일자 직전까지는 철회할 수 있다는 2013년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든다.

김진두 목사는 이미 이사장에게 수차례 사의를 표명했고, 사임 날짜로 지정한 12월 21일 직전까지 어떠한 철회 의사도 없었다. 즉 이번 번안 동의는 '있으나 마나 한 결의를 취소한 것'이라고 본다. 김 목사의 사직 의사에 근거해 황문찬 이사장이 12월 28일 자로 김진두 목사를 총장 면 처리했고, 오성주 교수를 총장직무대행으로 임명한 인사 발령이 유효하다고 보는 것이다.

반면, 김진두 목사를 총장으로 보는 이사들은 이날 이사회 번안 동의 의결로 총장직이 다시 살아났다고 본다. 김진두 목사도 이날 이사회에 출석해 학교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진정으로 호소한다"며 사표 수리를 4번이나 간청했던 그가 왜 입장을 바꿔 복귀하겠다고 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뉴스앤조이>는 김진두 목사에게 수차례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그는 일절 응하지 않았다.

이날 오성주 총장직무대행은 "이사회가 대기하라고 해서 왔다"며 호텔 로비에서 3시간을 대기했다. 그는 들어갈 시점을 알려 달라며 법인사무처 직원에게 수차례 메시지와 전화를 남겼으나, 회의 장소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사들은 오성주 대행이 호텔에 온 사실 자체를 알지 못하고 있었다. 황문찬 이사장은 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도중 호텔 로비에서 우연히 오성주 대행을 마주치고 이 사실을 인지했다.

감신대 교수 절대다수는 김진두 목사의 복귀를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출타 중인 이들을 제외한 전체 교수 18명 중 15명이 참석한 1월 2일 교수회의에서도 이러한 의사를 천명한 바 있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A 교수는 이번 이사회 결의 소식을 듣자 "이미 이사장은 김진두 목사의 총장 면 발령을 낸 상태다. 김진두 목사가 총장을 하고 싶다면 다시 총장에 입후보하든지 법적으로 소송을 제기한 후 이겨서 와야 한다. 그렇지 않고 학교에 출근해 업무를 한다면 업무방해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제자와의 부적절한 성적 접촉으로 파면됐다가 복직된 ㅅ 교수에 대한 후속 조치는 이날 이사회에서 논의되지 않았다. 이사회 관계자들은 총장 안건 때문에 ㅅ 교수 문제를 다룰 시간조차 없었다고 했다. 교수들은 ㅅ 교수를 간음 등 이유로 이사회에 다시 징계 의결을 요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차례 사의를 표명했던 김진두 총장은 학교에 돌아오겠다는 입장이다. 사진 제공 당당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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