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CBS 전·현직 기자가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방송 선교', '올바른 여론 형성', '신뢰받는 방송'을 표방해 온 전남CBS가 성 문제로 연이어 홍역을 치르고 있다. 2017년에는 간부급 인사들이 직원들을 상대로 성희롱과 성추행을 저지르고, 피해 직원을 부당 해고하면서 갖은 논란을 빚었다. 최근에는 전·현직 기자가 일반 여성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은 2016년 10월 24일 밤 10시경, 순천 모처에 있는 가요주점에서 벌어졌다. 전남CBS 조용구 운영이사를 포함 보도국장·보도팀장·광고국장을 비롯해 전·현직 기자 B와 C 등이 참여한 자리였다. 조 이사의 지인 A도 이날 회식 자리에 함께했다.

A는 자신이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 B·C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A는 <뉴스앤조이>와 만나 "내가 노래를 부르기 전부터 두 사람은 많이 취해 있었다. 어깨동무를 하거나, 내 신체에 얼굴을 가져다 비볐다. 그러던 중 갑자기 B가 나를 안고 들어 올렸다. 안 올라가니까 C가 뒤에서 내 엉덩이를 손으로 받쳐서 올렸다"고 말했다.

수치심이 들었지만 회식 분위기가 깨질까 봐 소극적으로 항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A는 "'큰 누나뻘 되는 사람한테 뭐하는 것이냐'고 말하며 두 사람을 밀쳐 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오히려 웃으면서 아무렇지 않아 했다"고 말했다.

잊고 지내려던 A는 1년 정도 지난 2017년 10월경 B·C를 경찰에 신고했다. <뉴스앤조이>가 전남CBS 안에서 벌어진 성희롱·성추행 사건을 보도한 직후였다. A는 "<뉴스앤조이> 기사를 보고 알았는데, 당시 전남CBS에서 성추행당한 직원이 내 딸과 동갑이었다. 순간 너무 화가 났다. 이대로 넘어가면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와 B·C뿐만 아니라 당시 회식에 참석했던 이들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B·C를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공소장에는 "(B·C가) 피해자에게 다가가 어깨동무를 하면서 얼굴을 피해자의 얼굴에 부비고, 팔로 피해자의 허리를 끌어안아 들어 올리고", "피해자의 뒤쪽에서 손을 피해자의 엉덩이를 받쳐 들어 올렸다"고 나와 있다. 검찰은 2018년 12월 21일 결심공판에서 B·C에게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했다.

A는 고소 이후 2차 피해도 입었다고 말했다. CBS 노조가 기자들을 무조건 옹호하고, 자신을 사측과 한패인 것처럼 몰아갔다고 했다. 실제 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는 2017년 10월 31일 노보에서 "직원이, 그것도 노조의 전·현직 간부인 직원들이 이사와 간부 및 선후배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사가 부른 지인에게 성추행을 한다는 게 성립 가능한 일인가. 고소에 나선 여성은 전남CBS 사태의 한복판에 있던 이사가 자주 동행해 온 지인"이라고 썼다.

오랫동안 전남CBS를 이끌어 온 조용구 이사 측과 노조는 신사옥 건축, 직원 채용 및 해고 문제로 수년간 갈등을 빚어 왔다. 게다가 조 이사는 2017년 직원 성추행 사건이 드러났을 때, 오히려 피해자를 회유하려 했던 인물이다. 노조는 조 이사 측이 노조 간부였던 B·C를 음해하려고 공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A는 "노조의 일방적인 주장 탓에 더 분하고 힘들었다. '(전) 이사장이 지인 여자를 시켜서 음모를 꾸몄다'는 노골적인 이야기도 들은 적 있다. 전형적인 물 타기다"라고 말했다.

조용구 이사도 노조의 주장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조 이사는 "사건 당시 나도 기자들에게 '손님한테 뭐하는 짓이냐'고 소리쳤다. 다음 날 보도국장에게 전화해 '기자들 교육 똑바로 시켜라'고까지 했다.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이런 식으로 몰아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B·C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자신들은 성추행을 한 사실이 없고, 음해를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B는 12월 3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A 주장은) 다 거짓말이다. 오히려 우리가 억울한 상황이다. 재판 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했다. 재판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C는 "(A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데, 증언밖에 없다. 있지도 않은 사실 때문에 1년 가까이 재판을 받고 있다. (A 편에 서서) 증언하는 사람들이 입을 맞춘 채 음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CBS 전·현직 기자는 "성추행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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