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니어, 어떻게 하나요?> / 데이빗 메일 지음 / 나성권 옮김 / 성공회브랜든선교연구소 펴냄 / 164쪽 / 1만 원. 뉴스앤조이 이은혜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영국성공회는 전통적으로 지역별로 관구를 나누고 그 지역을 담당하는 교회를 운영해 왔다. 하지만 지역 교회 건물이 아니라, 교회 밖에서 교회와 같은 역할을 하는 모임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이를 '교회'로 인정하고 여기에 '교회의 새로운 표현들'(Fresh expressions of church)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다.

새로운 형태의 교회를 세울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은 '파이어니어'(pioneer)다. 파이어니어는 목회자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이들은 주변 사람들이 하느님과 연결되는 일에 관심이 많고 어떻게든 돕고 싶어 한다. 영국성공회는 '파이어니어'를 세우는 일을 고민하고 노력해 왔다. 그 결과물로 <파이어니어, 어떻게 하나요?>(성공회브랜든선교연구소)라는 책을 내놨다.

<파이어니어, 어떻게 하나요?>에서는 영국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어떤 사람이 파이어니어고, 어떻게 교회를 세워 가는지 소개한다. 영국도 더는 "우리 교회에 오라"는 말로는 사람들을 교회로 이끌 수 없는 환경이다. 일요일에 교회 가는 것 외에 다른 일을 하는 사람은 많아졌고, 이들에게 기성 교회에 오라는 주문은 따분할 수 있다. 파이어니어는 이런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느님을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그들은 하느님에 관한 중요한 사실 한 가지를 발견했습니다. 그분은 어떤 한 건물에 갇혀 계시는 분이 아닙니다. 그분은 항상 움직이십니다. 그분은 각 지역에 사는 모든 사람의 삶 속에서 활동하시면서 당신과 연결되도록 그들을 부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교회 밖에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신다는 깨달음을 불러일으키십니다. 이들 중에 자신을 '선교사'라고 표현한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하느님의 선교사들입니다. 그들은 낯선 땅이 아니라 그들의 이웃 속으로 보냄 받았습니다." (18쪽)

책은 영국성공회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각자도생하는 한국교회 현실과 조금 동떨어진 지점도 있다. 기성 교회와 같은 방식의 개척을 꿈꾸는 목회자에게 도움이 되는 책은 아니다. 현대인의 생활에 맞는 새로운 교회의 모습에 거부감이 없는 사람, 그런 교회를 꿈꾸는 사람, 지금 이 시대에 무엇이 교회인지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또 다른 상상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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