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위는 100만 서명운동과 연회 보이콧 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성폭력 의혹을 받고 있는 전준구 목사의 제명과 감독직 사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발족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전명구 감독회장) 선교국 양성평등위원회, 감리회 여선교회전국연합회, 서울남연회 여교역자회 등 13개 단체는 11월 27일 감리회 본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준구 목사의 제명과 감독 당선 무효를 위한 범감리회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출범을 알렸다. 각 단체 관계자와 취재진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각 단체 대표들은 전준구 목사의 감독직 사퇴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을 다짐했다. 감리교청년전국연합회 백승훈 회장은 "감리회 전국 청년들이 이 사건에 아파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사건 당시 청년이었고, 교회에서 목사의 권위 아래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공대위가 승리하는 것이 그분들에게 위로받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바른선거협의회 송정호 목사는 "목사로서 부끄럽다. 가해자인 전준구 목사는 즉시 감독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하나님이 허락한 목사직을 이용해 하나님의 양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 그런데 지금도 버젓이 설교하고 성례를 집회한다. 전 목사는 이제라도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고 하나님께 회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목사는 결격사유가 분명한데도 아무런 심의 없이 전 목사의 감독 입후보를 허락한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도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른선거협의회가 감독 선거를 앞두고 전 목사의 성폭력 혐의를 선관위에 알렸다. 후보로서 자격이 없다고 검증을 요청했지만 선관위는 심의 없이 입후보를 허가했다"고 했다. 바른선거협의회는 이기복 당시 선거관리위원장을 감리회 총회특별심사위원회에 고발한 상태다.

백삼현 회장은 이번 기회에 감리회가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감리회 13개 단체가 성폭력 의혹을 받고 있는 전준구 목사의 사퇴를 촉구하기 위해 공대위를 결성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감리회 여선교회전국연합회 백삼현 회장은 더 이상 불의 앞에 침묵하지 않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변했다. 그는 "피해자들이 십수 년이 지난 지금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어떤 이는 감리회에 하나님이 있느냐고 묻는다. 목회에 열정을 품었던 피해 신학생은 스스로 목숨을 끊을까 생각했다고 했다. 부정한 돈을 받은 서울남연회 여선교회 임원은 양심선언을 하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고백했다. 하나님이 이들을 통해 감리회 문제를 알게 했다. 이제는 우리가 목소리를 낼 때다"고 말했다.

그는 "몇몇 사람은 왜 추악한 일을 굳이 들춰내느냐며 반대한다. 우리는 그동안 무지했고, 권력과 맘몬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우리가 침묵했고 굴종했기 때문에 감리회가 이 지경까지 온 것이다. 하나님은 이제 우리를 통해 감리회를 변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바른선거협의회 정영구 목사와 감신대 총여학생회 이수현 회장은 이날 성명서를 낭독했다. 이들은 "교회에서 자행된 성추행과 성폭력의 범죄자가 처벌되지 않고, 감독회장을 비롯한 감리회 지도자들이 이를 묵인하고 있음에 분노한다"며 전준구 목사의 감독직 사퇴와 재판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공대위는 앞으로 전준구 목사의 제명과 감독 당선 무효를 위해 100만 서명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준구 목사의 성폭력 의혹에 대해 총회특별심사위원회에 고발할 예정이다. 전 목사가 2019년까지 감독직에서 물러나지 않을 경우, 내년 4월에 있을 서울남연회 연회 보이콧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세운 마을은 숨길 수 없다. 또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다 내려놓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다 놓아둔다. 그래야 등불이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환히 비친다(마 5:14-15)."

"우리는 현저한 죄의 종이나 경건의 모양만 있는 자들에게 호의를 받을 생각은 없습니다." (존 웨슬리)

부끄럽고 마음이 아픕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133년 역사의 치욕입니다. 믿음의 선배들은 하나의 교회 공동체라는 연대 의식을 가지고 성서적 성결함을 지켜 내려고 피 흘렸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감리교회는 부끄러움을 넘어 절망의 늪으로 빠뜨리며 쓰라린 고통을 경험하게 합니다.

감리교회의 영적 권위와 행정 지도사의 상징인 감독의 자리는 자랑스러운 감리교회의 전통과 역사입니다. 하지만 이번 33회 총회가 감독 이·취임식을 스스로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에까지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자기 입장 하나 내고 있지 못하는 현직 감독들의 지도력의 부재를 보면서 더 큰 실망을 하게 됩니다. 지방마다 연회마다 들불처럼 항의 성명서가 쏟아지고 있는데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감리교회의 참된 지도력은 무엇입니까? 거룩한 교회 공동체 안에서 멸망의 가증한 것을 두고 호의를 베풀고 있거나 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최고의 교회 지도자 중 한 사람이 경찰서에서 간음을 고백하고 스스로 증명까지 했습니다. 미성년자일 때 자신을 성추행했다는 피해자의 증언도 이미 언론에서 공개되었습니다. 지금도 계속해서 새로운 피해자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묵하고 있는 무기력한 감리교회의 지도자들을 보면서 우리는 부끄럽고 스스로 깊은 슬픔에 빠지게 됩니다.

분노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피해자 여성들의 눈물과 상처를 외면할 수 없습니다. 교회 성장이라는 자본주의와 맘몬의 논리에 빠져 범죄를 덮어주며 한 생명의 외침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25번의 고소 고발'에서 유죄를 잘 피해 왔다 해도 양심의 법, 하나님의 법정에서도 무흠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용감하게 자신들을 드러낸 피해자들의 생생한 고백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진실 앞에 분노합니다. 그 진실을 숨기고 거짓 심사했던 선거관리위원회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여전히 편법과 불법으로 비갈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자들을 결국 "결코 진실을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진실을 분명하게 알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교회에서 자행된 성추행과 성폭력의 범죄자가 처벌되지 않고, 감리교의 대표인 감독회장을 비롯한 감리교 지도자들에게 아직도 묵인되고 있음에 분노합니다. 우리는 이제 백만 서명운동으로 책임자들의 무능력을 고발하고, 교회를 정화시키고, 피해자들과 연대하고자 합니다.

회개를 촉구합니다.

이번 사태는 우연히 일어난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빛의 사명을 등한히 여겨, 어둠이 교회에 자리를 잡고 있었음을 이제야 깨닫고, 가슴을 치며 회개합니다. 이 어두움 한복판에서, 새날이 열리도록 서로 격려하며 우리가 여기에 모였습니다. 이번 사태가 감리교회를 새롭게 만드는 변화의 시작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이 모임을 시작으로 감리교 신앙의 정체성이 회복되고, 개개인의 신앙 양심이 회복되고, 변화를 이어갈 법과 제도가 온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쏟을 것입니다. 성령께서 함께 해 주심을 믿습니다.

자랑스러운 존 웨슬리의 후예들로 거룩한 성화를 이루려고 오늘도 믿음으로 살고 있는 우리는 경건의 모양만 추구하며 실제로는 범죄를 저지르는 자와 함께할 수 없음을 분명하게 선언합니다. 우리는 분명한 회개를 촉구합니다. 지금도 '음해'라는 이름 아래 숨어 있는 전준구 목사는 하루빨리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감독을 사퇴하십시오. 감리교회는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공정하고 깨끗한 재판위원회를 구성하고 감리교회 법의 준엄함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이에 전준구 목사 제명과 감독 당선 무효를 위한 범감리회 공동대책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우리의 요구와 다짐을 분명하게 밟히는 바입니다.

1. 목사 제명과 감독 당선 무효를 위해 끝까지 싸우며, 이를 위해 감리회 100만 서명운동을 전개하겠습니다.

2. 선거관리위원회는 '교리와 장정'에 따른 도덕적·윤리적 심사를 고의로 누락시킨 책임을 지고 공개 사과와 당선 무효를 선언하십시오.

3. 총회특별심사위원회와 재판위원회는 하나님의 법에 따라 공명정대하게 판결하십시오. 우리는 공정하고 깨끗한 재판을 위해 끝까지 감시하고 견제할 것입니다.

4. 감독회장과 감독들을 비롯한 감리교회의 지도자들과 단체들은 감리교회를 바르게 세우는 일에 함께 연대 동참해 주십시오.

5. 성폭력 없는 감리교회를 위해 법과 제도, 정책을 마련하고, 의무적인 교육을 통해 성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강구하십시오.

2018.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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